결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보수주의자들은 전혀 왼쪽으로 이동하지 않습니다. 그러고도 그들은 선거에서 이깁니다!"




0. 요즘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를 읽고 있는데 아직 초반부라 읽는 속도가 느립니다만, 재미있는 대목이 나와서 옮겨봤습니다.

이건 대선 전 EBS에서 방영했던 킹메이커 라는 프로그램에서도 나왔던 내용과 유사합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보수적 가치관과 진보적 가치관을 동시에 지니고 있으며 사안에 따라서 둘 중 하나를 적용시킬 뿐이지,

보수와 진보 사이에 기계적으로 중간에 서 있는 사람은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즉 무상급식을 찬성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햇볕정책은 강경하게 반대하는 식으로 일관적으로 적용되는 가치관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었지요.

따라서 중간층을 공략하기 위해 어설프게 자신의 가치관을 수정할 것이 아니라 좀더 설득력있게 자신의 가치관을 제시해야 중도층이 따라온다는 내용이었습니다.




1. 예전에 마르세리안님이 올려주신 글처럼 위와 같은 상황은 부시 재선때의 상황입니다. 물론 이 책을 한국에 있는 자칭 리버럴 뿐 아니라 많은 사람이 읽었겠죠.

그래서 나타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한국에서의 지난 대선 때는 야권 측이 좌클릭 했는지 우클릭 했는지는 관심밖으로 여겨질 정도로

거리에는 온통 빨간 현수막이 펄럭거렸죠. 그 문구만 다 모아도 이 나라는 '좌빨좀비'들이 점령한 나라로 보였는데도 지지층은 전혀 요동이 없었습니다.

아마 한국의 '자칭' 보수(저는 수구라고 봅니다)들은 미국의 사례를 보면서 업그레이드 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좌클릭 폭주를 해도 좌빨이라는 느낌없이 근혜느님이 다 해주실거야 라는 느낌만 주자. 이렇게요.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폭주들이 새누리당 지지자들에게도 거의 설마 그러겠어? 라는 식으로 그리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음을 보면

더욱더 성공적인 선거 전략으로 보일 정도입니다. 이건 코끼리고 당나귀고를 떠나 선거에 대한 주체적인 이미지를 새누리당이 점령했다고 과언이 아닙니다. 

결국 한국의 자칭 '보수'주의자들은 미국의 보수주의자들보다 한 술 더 떠서 좌클릭해가면서 선거에 이겼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20대들은 일베를 통해 산업화 되었습니다! -> 개인적으로 이런 식의 표현은 일베의 프레임을 따르는 것이기 때문에 쓰지 않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만 한번 짚고 넘어가고 싶었습니다.




2. 조지 레이코프는 미국의 보수들이 과거 몇십년동안 연구소 등을 세워 꾸준히 이런 힘을 키워왔다고 주장합니다. 

그에 반해 미국의 리버럴들은 당장의 분배에 힘을 뺏겨 보수 진영처럼 축적된 힘을 키우지 못했던 것이 지금의 선거 패인의 주된 요인의 하나였다고 봅니다.

다소 자신의 연구소를 지원해라! 이런 느낌이 살짝 들지만, 일리는 있다고 봅니다. 지금부터라도 진지하게 보수들의 세력화를 견제하지 않으면,

앞으로는 걷잡을 수 없을 지도 모릅니다.




3. 김어준이 보수는 본능적이고 진보는 논리적이라고 했나요? 아무튼 레이코프는 보수주의자들은 '엄격한 부모' 모델을 따르며

이 모델은 '이 세상은 험하며 기본적으로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살아가기 힘들다. 이런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부모는 자식을 엄격히 훈육시켜야 한다'는 사고방식을 따른다고 주장합니다.

지난 대선때 50대들이 민주화를 겪은 세대였음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는 이런 사고방식이 지배했던 시대였기 때문에 이 시대의 정체성은

'엄격한 부모'였던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이정희는 예의도 없이 박근혜를 몰아붙인 못된 며느리라는 어찌보면 어처구니 없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면, 그 모델의 일환이었지 않나 싶습니다.

2013년 아직까지도 우리 나라는 장정일이 말한 것처럼 군대문화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먼저 입대하거나 먼저 입사하거나 먼저 방송을 하면 하늘 같은 선배가 되고

그 외 어떤 단서도 없다면 그냥 한살이라도 많으면 자동적으로, 어른이 아닌, 선임이 되는 그런 군대문화가 지난 박정희 전두환 시대를 거쳐 온 우리 시대의 폐해입니다.

아무래도 6.25의 상흔이 지배적인 시대였기에 그것을 벗어난다는 것은 인이 박힌 것을 빼내는 것보다 어렵겠지요.

이런 사고방식은 어떤 논리적 교육이 필요없으며 약육강식과 상명하달이 미덕이 되는 사회입니다. 제가 봤을땐 이 사고방식이 아직도 우리 현재의 시대정신이라고 봅니다.

지금도 이런 사고방식이 은연지중에 통하고 있지요. 물론 과거보다는 많이 바뀌었습니다만 서울을 벗어나 정보의 혜택에서 소외된 구석에서는 그리 먼 옛날이 아닐겁니다.

사실 진정한 동방예의지국의 사례는 기대승 이황처럼 서로 존중하는 마인드가 전통이라고 보나 조선말과 일제 치하를 거쳐 변질되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4. 아직 책을 다 읽고 쓰는게 아니라 횡설수설 중구난방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재미있게 읽었으니 다른 분들도 많이 읽으시고 오맹달님처럼 여러가지 얘기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취기를 핑계로 휘갈기고 갑니다. =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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