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더지 득템

2011.06.06 17:17

호밀 조회 수:2794

 

휴일 아침 상큼하게 두더지(사체)로 시작했습니다.

엄마의 괴성에 잠을 깨고 부시럭부시럭 고양이 있는 뒷문으로 갔더니 으어 꺼멓고 작은 무언가가 있군요.

얼핏봤더니 쥐같지가 않았어요.

어.. 어...이거 두더지네?

 

 

두더지 처음봤습니다!

와 두더지라니!!

드디어 고양이한테 선물을 받았는데 무려 두더지예요!!!!!!!

평번한건 싫다 이거죠.

으하하하하하

진짜 아침부터 얼마나 웃었는지..

그래도 그냥 둘수는 없으니 풀숲너머로 던져버리면서 이걸로 충분하니 더이상은 필요없다고 얘기했어요.

 

요즘 어미가 혼자 돌아다니는 시간이 많아요. 낮에도 가끔 돌아다니고 저녁 8시 반쯤엔 항상 없어져요.

어딜 가는건지 모르겠는데 분명 사료에 불만이 있는게 확실합니다.

집에서 밥만 하면 울어대고 토스트를 구워도 울어요.

우리집 오기 직전까지도 사람 먹는걸 먹고다녀서 그런가봐요.

가끔 멸치 몇마리 주는데 참 이분이 멸치 대가리는 다 남기고 드십니다.

어제는 고등어를 구워서 머리를 남겨줬더니 그냥 냄새만 맡고 무시했어요.

몸통을 원하나봐요ㅠㅠ

암튼 돌아다니면서 쥐도 좀 잡고 새도 좀 잡아먹었으면 좋겠는데 제발 집으로 가져오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엄마가 드디어 어미고양이 이름까지 지었어요.

'시내' 래요.

왠 시내?

우리 집 근처에 시냇가가 없잖아 그니깐 시내

이건 도무지 무슨 의식의 흐름인진 모르겠지만 하여튼 이름까지 지어주시고..

새벽에 가끔 나가서 새끼라도 한마리 없으면 후레쉬들고 찾아다니십니다.

고등어도 원래 머리는 버리고 올텐데 고양이 준다며 챙겨오신거구요.

허허허

하도 집안에 들어오겠다고 머리를 들이미니깐 그럼 너 새끼들 다 독립하면 진짜 집에서 살래? 이러시질 않나...

변했어요 울엄마....... 알레르긴 어쩌시고..

 

 

어린이 6마리는 요즘 정신없이 놀아요.

특히 레슬링을 많이 합니다. 물고 뜯고 던지고 점프해서 뭉개고 기술도 참 다양하구요.

그리고 차암 많이 먹어요.

크려고 그러는거겠지만 정말 사료 한포대가 순식간에 반으로 줄었어요.

사료 판매하시는분이 이거면 큰고양이 다섯마리 한달 반 먹는다는데..거짓말ㅠㅠ

 

 

얘는 6마리중 식탐이 유별납니다. 활발하기도 최고구요.

갑자기 다소곳한 포즈를 취하길래 찍었는데 저런 스타일 전혀 아니예요.

왜저러고 있지...

 

 

 

 

얘는 6마리중 가장 예쁘고 똘똘하게 생겼고 가장 마지막에 찾았어요.

다른 5마리는 아주 가까이 가거나 손을 대야 하악-하면서 경계하는데

얘는 근처에만 가도 경계하고 할퀴고 6마리가 잘때도 가끔 혼자 주위를 두리번거린다던가 하면서 대장노릇을 해요.

근데 카메라는 좋은지 카메라 들이대니 하악대지도 않고 시선을 렌즈에서 떼지 않는군요.

모델본능인가..

 

 

 

 

이제 나름대로 은신처도 있어요.

슬레이트 밑에서 옹기종기 모여서 낮잠 잡니다.

며칠전에 어미도 어딘가로 외출나갔고 새끼도 6마리 모두 없어져서 얼마나 놀랬던지 다 뒤져봤는데도 없어서

혹시 우리집을 떠났나 했어요. 그러다가 저 슬레이트를 들었더니 자다 깬 얼굴들로 쳐다보는데 어찌나 귀엽던지.

어미가 불러도 이제는 잘 안와요.

지들끼리 노는게 훨씬 좋은가봐요. 요즘 어미가 좀 심심한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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