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정치쇄신안에 대한 비난이 많습니다.

 

유아틱하다,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성찰이 부족하다, 포퓰리즘적이다 등이 대체적인 평가이고 그 근거로 가장 큰 건은 역시 의원 축소 발언일 것입니다.

 

그러면서 안철수도 CEO 출신이라 어쩔 수 없구나, 원래 그런 놈이었어? 라는 품성론적 결론을 내리는데요,

 

그보다는 안철수가 처한 상황이 그를 그런 고민없는 정치인으로 만드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따지고 보면 대한민국이든 미국이든 어디든, 갑툭튀 제3후보 치고 국민의 막연한 정치불신에 기대어 정치쇄신을 부르짖은 정치인들은 무수히 많았습니다. 그 정치쇄신안의 내용은 지금 안철수의 그것과 대동소이하고요. 우리나라의 경우 박찬종이 그랬고, 이인제가 그랬고, 문국현이 그랬습니다. 박찬종은 도대체가 뭔 소리인지 모를 '무균질 정치'를 하겠다고 하였고, 이인제는 박정희 코스프레를 하고 다녔고, 문국현은 이명박과 대비하여 '깨끗하고 양심적인 기업가' 컨셉을 잡았지요.

 

그러면 그런 제3후보들이 원래 그런 정치관을 갖고 있었기 때문일까요? 전 그보다는 그들이 처한 상황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런 황당무계하고 인기영합주의에 기대는 소리를 하는거라고 봅니다. 그들의 선거캠프라는 것은 대부분 급히 조직된 이유로 정작 선거운동에 필요한 손발은 없이 어중이 떠중이 정치낭인들의 머리만 비대해진 기형적인 모습을 가지기 쉽상입니다.

 

이런 부류들에게 차분하게 시간을 두고 고민한 '완성된'정책을 기대하기란 애초부터 무리이지요. 이들은  급작스러운 대중적 인기에 도취되어 선거판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그런 대중의 (두리뭉실하여 뭘 요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뭔가 해주기를 바라는) 취향과 구미를 맞춰주지 않고서는 초반에 형성된 거품지지율을 결코 유지할 수 없습니다. 안철수 역시 그 흔해빠진 제3후보의 덫에 빠져버린거지요.

 

안철수가 민주당에 조기입당하여 레귤러한 코스를 밞았다면, 당내에서 안철수의 미래가치에 기대를 하여 주변에 모여든 정치인과 정당인들과의 이해관계를 맞춰주기 위해서라도 의회정원 축소안같은 이야기는 꺼낼 수가 없지요. 물론 이렇게 기존 정당에 입당을 해버리면 등장 초기에 받았던 지지율을 유지할 수는 없게 되겠지요. 이걸 좋게 보냐 나쁘게 보냐의 차이인데, 어짜피 거품은 빠지게 마련이다고 보는 저같은 경우에는 안철수가 대박근혜 경쟁력에서 가장 우위를 점하기 때문에 민주당의 기존 조직을 그대로 흡수하여 민주당내 이무기들 중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했을 거라고 봅니다. 노무현이 구민주계의 타박을 받고도 선거 치르기 전까지는 절대 탈당하지 않았고, 박근혜가 이명박계로부터 모진 수모와 학살을 당하면서도 한나라당을 죽어도 나가지 않은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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