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내신평가가 바뀐다는 기사가 올라왔네요.

“2014년부터 중고교 내신 ‘성취평가’로 바뀐다”
http://news.kbs.co.kr/society/2011/12/13/2403357.html

정책의 방향성은 언뜻 보면 좋아보입니다. 하지만 좀 다르게 읽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기사 내용을 잠깐 들여다볼까요.


“...이에 따라 5단계 성취평가제가 도입되면 지난 1995년 절대평가 도입 당시처럼 내신 '성적 부풀리기' 문제가 재발할 수도 있다는 지적입니다.
또 내신의 영향력이 떨어지면 논술이나 면접 등 대학별 고사의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 특목고와 자사고 학생이 입시에서 유리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즉, ‘내신이 줄을 세우는 역할을 못하게 된다’는 것이 비판의 요지죠. 
여기서 두 종류의 시점에서 이 정책을 읽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자사고와 특목고생(혹은 그들의 학부모들), 그리고 대학의 입장에서 말이죠.

먼저 자사고와 특목고생의 입장에서, 
이 정책은 특목고나 자사고생들이 내신에서 피해보는 현상을 막겠다는 뜻으로도 읽힐 수 있어요. 
나아가 소위 학군빨이 센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 역시 이 정책에 환영할거에요. 흔히 공부 잘하는 동네와 보통인 동네의 경우, 수준차이가 있거든요.

대학의 입장에서 볼까요. 대학의 목표는 “우수한 학생들을 뽑는 것”이에요.
따라서 대학별 고사의 영향력이 커진다는 대목 역시 의미심장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어요. 
대학의 입장을 대변하는 교과부과 왜 이 정책을 통과시켰는지도 알 수 있고요. 대학이 자신들의 기준에 맞는 학생들을 뽑겠다는 의지를 피력한게 아닌가 싶어요.

결국 우리나라 교육의 목표는 ‘줄세우기’에 귀결되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일선에서도 그래요. 제 고3담임은 공부 잘하는 친구들은 이뻐라, 우대해서 참 싫었어요. 
반면 공부 못하는 친구들은 공부하라고 독촉만 할뿐, 별로 신경을 안써줬었어요. 잘하는 친구들 신경쓰느라 바빴거든요. 
물론 일선의 모든 교사들이 그런건 아니겠지만, 최소한 ‘줄세우기’라는 구조하에 자유로울 수 있는 교사는 없다고 생각해요. 아무도.

글쎄요.. 개인적으로 이번에 바뀌는 정책의 방향성은 분명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결국 학생(과 학부모)의 목표가 좋은 대학가기, 대학의 목표가 우수한 학생들 뽑아내는데에서 그치는 한, 

소위 말하는 즐거운 교육은 우리나라에서는 그저 허상에 불과하지 않은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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