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해서 죄송한데요.

2010.11.23 19:38

해삼너구리 조회 수:6364

전에도 군대 관련해서 무지한 글을 한번 싸질러 많은 예비역 분들을 정신적으로 괴롭힌 전적이 있으니

지금 듀게 분위기 알면서도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한번 올려봅니다.

아래 처음 연금술사님이 올리셨던 글(지금은 지우셨지요)을 보고 저도 똑같이 생각했습니다.

왜냐, 지하벙커라고 하면 그저 비상시 대피소 정도로밖에 모르니까요.

거기에 무슨 작전사령부가 구축되어 있고 원래 이런 때에 쓰는 거다 하고는 아무도 안 알려주니까요.

물론 좀만 관심 있어서 찾아보면 다 나온다고 말씀하시고 싶으시겠지요.

네가 관심 없어서 모르는 걸 왜 남 탓하냐 하실 분도 있으시겠지요.

그런데 애초에 접근이 차단된 걸 어떻게 하겠습니까. 

군대 갔다오신 분들이 관심이 없다가도 단기간에 알게 모르게 많은 정보를 습득하는 것처럼

군대 안 가는 사람은 아주 소수를 제외하고는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관심이 생길래야 생길 수가 없어요.

그렇잖아요. 군대 2-3년 제외하고는 12년간 지긋지긋하게 받아온 공교육의 어느 시점에서도 

혹은 사회 생활의 모서리에서도 그런 이야기는 안 해주는데요. 

군대 안 가는 사람은 기껏해야 군대 다녀온 친구들이 해주는 이야기나 얻어 듣는 정도고

사람은 자신과 직접 관련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원래 무관심하기 마련이니까요.

다방면에 두루 능통한 유식한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사람이 어떻게 모든 걸 다 알고 삽니까. 더욱이 당장 필요한 것도, 관심 있는 것도 아니라면.

그래서 무지한 게 잘 했다는 게 아니고, 그런 측면도 있는데 지금 보니 많이들 날카로우시길래

어차피 저야 뭐 이미 군대 개념 없는 사람으로 낙인 찍혔을 거고

그 김에 한마디 더 붙여봤습니다.


전 군대의 존재에 대해서도 좀 무개념, 무감한데

정말로 의무 징집된 청년들로 이루어진 군인들이 '우리를 지켜주는 존재'입니까??

여기서는 말고 좀 젊은 층으로 이루어진 다른 사이트에서

예비역 청년들이 미투나 스위터에 올라온 무개념한 글을 가져와서 까면서 

국가에서 부르면 가겠지만 적어도 저런X들 지켜주러 가고 싶지는 않다고들 하고

그 밑에 처녀들이 저런X들 말고 너의 소중한 가족, 여자친구를 지키러 간다고 생각하라고 위로의 댓글 다는 걸 보는데

이게 이유는 모르겠는데 어쩐지 마음에 석연치 않은 겁니다. ;;

저 말대로라면 군대 안 가는 저는 군대에 있는 현역 청년들에게 어떤 부채의식이라도 강제로 가져야 할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그런데 별로 그러고 싶지는 않거든요. 

차라리 군대 안 가는 사람들한테 군역의 의무를 분담하는 의미로 특수세라도 걷어갔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그걸로 부족한 사병들 월급을 올려주든지, 처우 개선을 위해 쓰든지, 아무튼 양쪽 모두 합의할 수 있는 걸로

뭐 돈만 내고 가볍게 입 씻겠다는 게 아니고, 그런 식으로나마 분담하고 싶단 거죠.

손 놓고 그냥 얹혀 가는 입장이 되고 싶지는 않거든요. 

그것도 제가 의도한 것도 아니고, 국가에서 일정한 조건을 갖춘 남성만 군대에 가도록 정해놨다는 것 때문에 

얹혀 가는 사람이 된다고 생각하면 속이 좀 거북해져요. 왜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국가와 안보와 군대와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는 게 바람직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에휴.


아무튼 전쟁은 일어나서는 안 되고, 비명에 가신 분들 명복을 빌어요. 고작해야 제 동생 또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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