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 갑니다.

여보님이 맥주가 떨어졌다며 맥주를 사십니다.

저는 치킨이 먹고 싶어서 치킨판매대로 갑니다. 여보님이 잡으십니다.' 집에 먹을거 많아요..'

우유를 삽니다. 제가 푸딩이 먹고 싶어서 푸딩을 집으면 '안되요 살쪄요.. 칼로리가 우와~...'

여보님이 와인이 드시고 싶으시다고 와인판매대로 가십니다. 제가 '집에 와인 다 떨어졌어요?' 라고 묻습니다. '집에 있는건 제 취향이 아닌 것들 밖에 없어서요..' 라고 하시고 와인을 한병 사십니다.

제가 과자매대에서 프링글스를 집습니다. '우와 2+1 이에요.. ' 하는데 여보님이 말리십니다. '프링글스 살쪄요.. 차라리 포카칩을 사세요'

그래서 아무 이벤트가 없는 포카칩을 '한봉' 삽니다.

아이스크림 매대를 지나가며 제가 눈을 아이스크림쪽으로 돌리자 여보님이 '비싸요~' 하시면서 후다닥 지나가십니다.

계산대에서 쫀득이를 발견하고 그쪽으로 슬금슬금 이동하는데 여보님이 손을 딱 잡으십니다. '안되요..'



저녁을 먹고 쇼파에 앉아서 TV를 봅니다.

'여보님 포카칩 먹어도 되요?' 

'안되요.. 딸기 드릴게요'

'어.. 그럼 아이스크림 먹어도 되요?'

'안되요.. 딸기 드릴게요'

'아니아니~ 딸기 말구 아이스크림이랑 포카칩이 먹구 싶어요!'

'아니 왜 저녁 잘 먹여놨더니 또 그런걸 먹는다고 하세요. 에휴.. 그럼 포카칩이나 아이스크림중 하나만 드세요'

'왜 하나만요?'

'하루에 간식은 한개만! 원데이 원간식'

'아니 그런게 어딨어요?!'

'여깄어요.'

그래서 포카칩을 뜯었습니다. 조스바보다는 포카칩이 양이 더 많으니까.. 여보님도 조금 드셨습니다.

절반쯤 먹었을까.. 여보님이 봉지안의 잔량을 힐끔 살펴보시더니..

'어머~ 벌써 이만큼 먹었네~ 여보님 이제 나머지는 다음에 먹어요~'

'..........'

'마침, 소스도 거의 다 먹었네요'

'(에휴...) 네...'



잘려고 침대에 누웠습니다. 

생각해보니 억울합니다. 한달동안 일해서 번 돈으로 과자 하나 아이스크림 하나 맘대로 못 먹는다니!  내가 조금 벌어서 그런가?

여보님은 와인도 사고 맥주도 사면서 왜 나는 과자 하나 살때마다 허락을 받아야 하나요?

여보님에게 그 억울함을 토로합니다. 이건 좀 아닌것 같다고요. 하지만 여보님이 대답하십니다.

'남들도 다 그래요'

'아니 남들도 다 그러는걸 어떻게 알아요? 동생네 부부도 안그러는구만.. 걔는 100kg 육박하잖아요.'

'대부분 그래요. 나이가 들수록 기초대사량이 떨어지기 때문에 먹는 양을 줄여야 하는거에요'

'요즘 회사에서 현장 돌아다니느라 칼로리 소모 많이 하니까 괜찮아요~'

'(.....)  음.. 그럼 10kg빼고, 그 체중을 꾸준히 유지하시면 간식 맘대로 먹게 해드릴게요'

'아니 먹으면 살찌는 체형인데 간식 먹으면 당연히 살이 찌지, 살빼고 나서 유지하면 먹게 해준다는건 또 뭐에요..'

'먹고 싶으면 빼시든가..'



아오... 그래서 간식을 먹기 위해 살 뺍니다. 3개월안에 10kg 빼주갔어..

일단 5월초에 여행가니까 그전까지 4kg 빼겠습니다.


그리고 듀나인(?)  다른 남편들도 간식 사고 먹을때 아내에게 허락 받고 사고, 허락받고 먹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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