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병원을 종류별로 드나들고 있어요. 하루에 투여;하는 약종류만 5개.

수북한 약봉지를 보니 기가 막히는군요. '약으로 산다'는 말이 이런거야????

 

1. 치과

듀게에 구구절절 썼다시피, 충치 6개를 치료하고 매복사랑니 1개를 발치했죠

 

2. 안과

사랑니 뽑는 날 눈이 너무 아파 안과에 갔더니 렌즈부작용 때문에 각막상처가 심한 상태라고. 2주 지난 오늘,

설마 괜찮겠지 싶어 껴봤다가 또 눈물콧물 질질 흘리고 안경쓰고 출근했지요. 아아..눈물과 콧물은 왜 같이 오는 걸까.

그보단 이러다 혹시 렌즈 아예 못끼게 되면 여름 어떻게 지내나 슬금 노파심이. 코 무겁다고!!

 

3. 장(腸)

몇 달 전부터 한달에 한 번은 장염 증세가 나타나곤 했는데, 장염에 소화불량이 겹치니 이건 뭐 무적이네효

금-토-일 사흘을 그저 드러누워 지냈는데 아직도 명치는 꽉 막힌 듯 답답하고 포풍ㅅㅅ은 멈추지 아나효

자다 벌떡 일어나 화장실 달려가기 사흘째...그래도 배에 가스차서 데굴데굴 구르던 토요일보단 훨 낫군요

(그와중에 '막걸리는 약이야 괜차나 ㅇㅇ'하며 삼치구이에 닭가슴살 당근계란말이 해서 먹인 우리 싸부...으엉 할배같아) 

 

토요일에 한의원 가서 침도 맞고 뜸도 뜨고 탕약도 마시고 환도 타오고 그랬는데 눈에 띄는 차도는 없고 엉엉

건강 하나는 자신있다며 골골대는 친구들한테 떵떵거렸던 전데 소화불량이라니. 왕년의 제 식성과 폭발적 소화능력을 안다면 지나가던 개도 웃겠어요

안그래도 요즘 양이 줄어 많이 못먹게돼서 속상한데 그나마도 소화가 안되면, 난 무슨 낙으로 살라고!!! 특히 돼지고기 먹었을때 소화가 안돼요

아아.....만약 이 얘길 우리 사장님이 들으시면 

'그르게 폭력식사는 몸에 좋을 거 없대두. 꼬맹아(사장님이 절 부르시는 호칭) 자 이 효소를 마시렴, 히비스커스를 타 보았어, 색이 예쁘지 않니 호호호'

하시겠지여 그러니 저는 회사에 아프다는 티 안내겟슴...

 

 

(여기서부터는 초큼 덕 돋는 내용 되겠슴미...)

아파서 침대에 드러누워 있던 주말 동안 집에 있는 요시나가 후미의 만화책을 다 꺼내 놓고 읽었어요. 오오쿠 6권이 배달온 김에.

오오쿠도 여섯 권쯤 되니 책장에서 차지하는 볼륨이 상당하네요. 이 만화는 도쿠가와 이에야쓰 이후 3대째인 이에미츠 때부터를

다루고 있는데, 1권에서 8대인 요시무네의 시점으로 시작하게 되죠. 일본 역사는 고등학교 때 세계사 공부한 딱 그만큼밖에 몰라서,

마구잡이로 읽자니 등장인물도 많고 낯선 명사들이 많아서 6권 다 읽고 위키를 통해 연표를 훑었습니다. 그러다가 2003년판 일드 '오오쿠'를

보게 되지요(ㅇㅇ전직 새끼덕후라 꼭 여기까지 해야 해요..). 적당히 훅훅 넘기면서 봤는데, 재밌었어요. 만화가 남녀 리버스 버전이라

누가 누군지 각색을 어떻게 한건지 비교해가며 보는 재미도 쏠쏠했고. 요시나가 후미가 다루지 않은 2대 히데타다 때부터 시작하더군요.

이에야쓰도 나오고. 이후로 드라마도 한 시즌 더 나오고 스핀오프 영화도 있는 모양이던데, 인기가 상당한 컨텐츠인가봐요.  요시나가 후미의

오오쿠도 작년 가을에 영화화되었더군요. 니노미야 카즈나리에 타마키 히로시같은 익숙한 애들도 보이는:)

요시나가 후미는 BL그릴 때도 워낙 발군이어서 영원히 이바닥에 있진 않겠지, 싶었는데 역시나 메이저 순정 쪽에서도 늘 안타 이상을 치며

잘나가고 있는 듯하네요. 비슷한 시기 BL 쪽에서 잘 나가던 야마다 유기나 미즈시로 세토나가 고전하는 거에 비하면 역시 그릇이 다른가 싶고.

(미즈시로 세토나는 하다 짤리고 하다 짤리고를 반복하다 '방과 후 양호실'로 무려 10권이나 내긴 했는데, 그 뒤로는 또 감감무소식ㅠㅠ)

그간 중편만 해왔는데, 장편 호흡이다 싶은 건 이게 처음인 듯. '플라워 오브 라이프' 같은 건 좀더 길게 그려줬어도 좋았을 텐데, 툭 끝내버리는 걸 보면서

긴 걸 못 참나 싶었는데 말이죠. 위에 언급한 둘에 비해 요시나가 후미가 특출난 점은 이사람이 좀더 오덕이라는 거;;; 역시 일본에서는 취향에 집착하는

자가 흥하는 듯. 이 사람 만화를 읽으면 작가가 보여요. BL오덕 맛집 오덕 요리 오덕 시대물 오덕 귀여운 스타일링 좋아함 거기다 게이오 법대-.;

자기 취향이며 학력배경을 작품에 투영하는 건 모든 작가가 하는 일이지만 이사람만큼 집요하다 보면 아예 작풍이 되게 마련. 이 사람 현대물에는 취향에 대한

소소한 공감대화가 꼭꼭 들어가죠. 등장하는 소품들의 브랜드명 이런 것도 콕콕 찝어서(0000잖아! 여기 소품 귀여워서 너무 좋아! 식의).

 

 ...읊다 보니 뭐래는거니 나. 무튼, 6권동안 이에미츠~이에노부까지 다뤘고, 7대인 이에츠구는 금방 죽으니 다음 권에 에지마-이쿠시마 사건을

다루고 나면 1권의 요시무네 대로 돌아가게 되겠네요. 연출을 워낙 잘 하는 작가라 전개가 늘어지지 않아 좋아요. 마무리가 어떨지 궁금궁금!

 

 

....아 나 또 일 안해. 좀 하다 밥먹고 한의원가서 침 맞아야겠음요. 모두들 즐거운 오후 보내시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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