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수난 2대

2014.10.13 02:04

Mk-2 조회 수:2066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여기 듀게라면 한번 쯤은 이 문제의 게임의 얘기가 나올 법도 한데...
어째 한 번도 언급되는 것을 본 기억이 없어 그냥 제가 올려보는 게임 게시물입니다ㅋ
그 문제의 게임이란 바로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이라는 게임입니다.
바로 얼마 전에 PC, PS4, XO으로 발매된 게임인데 현재 제가 즐기는 버전은 당연히 PS4 버전이지요ㅋ
제 컴이 이런 게임을 돌릴 수 없는 완전 똥컴이라;;;;
암튼 '고립'이라는 부제가 붙은 게임인 만큼, 제임스 카메론의 그 다 때려 부시는 2편을 토대로 만들어진 그간의 에일리언 게임들과는 달리 원전이라 할 수 있는 리들리 스콧의 1편을 토대로 만들어진 최초의 게임인데요.
원작 영화의 성격에서 알 수 있듯 이 게임은 막강한(...것인가;;;) 식민지 해병대가 펄스 라이플과 스마트건으로 지노몰프들을 도륙하는 뻔하디 뻔하고 그렇고 그런 FPS가 아닌...
피 마르도록 무시무시한 서바이벌 호러로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그러니까 영화 1편에서 리플리가 겪었던 그 무서운 경험을 직접 체험해 보는 게임이라는 얘기;;
게임의 주인공은 영화 2편의 감독판에서 최초 언급된 리플리의 딸 아만다 리플리로...

254CE433543A799F02A04C

요렇게 생긴 처자입니다.(제임스 카메론이 드라마에 깊이를 주기 위해 급조한 설정 하나가 훗날 훌륭한 게임 한 편으로 탄생... 역시 짐 횽은 천재;;)
외탁(...)을 한 것이 확실한 것이 어딘가 강인해 보인다는 점에서 엄마 리플리를 많이 닮았습니다.
그러니까 엄마와 딸이 대를 이어가며 저 놈의 외계 괴물과 사투를 벌인다는 건데 이것 참 모녀의 운명이 이 무슨;;;
암튼 영화 1편의 그 '사건' 이 후 15년이 지난 시점에서 시작하는 이 게임의 스토리는, 실종 처리된 엄마 리플리의 흔적을 추적하기 위해 웨이랜드-유타니에 입사한 딸 아만다 리플리에게 어딘가 캡틴 아메리카 스티브 로저스를 못생긴 쪽으로 많이 닮은 사측의 안드로이드 새뮤얼이 찾아와 엄마 리플리가 남긴 항해기록이 발견되었다며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제타2 리티쿨리로 함께 가 주기를 바란다는 매우 수상쩍은 요청을 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아만다는 고심 끝에 제안을 수락하고, 노스트로모호의 후기형 자매선인 토렌스 호를 타고 제타2리티쿨리로 향하게 되는데 그곳에는 세바스토폴 정거장이라는 우주 정거장이 있습니다.
아직 게임의 초중반을 즐기는 터라 게임의 전체 스토리를 잘 모르는 제 입장에서는 정말 초장부터 떡밥을 팍팍 날려대는 스토리가 아닐 수 없는데, 제타2리티쿨리는 프로메테우스 호가 엔지니어를 찾아간 바로 그 곳이며, 그 곳에는 그 유명한 Lv-426 행성이 있고, 리플리가 노스트로모 호를 자폭시킨 곳이 Lv-426 상공이고, 세바스토폴 정거장이라는 시설은 노스트로모 호가 끌고 다니던 정제소랑 똑같이 생겼거든요;;
여태껏 정제소는 1편에서 자폭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 게임을 접하고 가만 생각해보니 리플리가 자폭시킨건 노스트로모 호지 노스트로모 호가 끌고다니던 정제소는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세바스토폴 정거장은 주인없이 Lv-426 상공에 떠 있던 정제소를 웨이랜드-유타니 측에서 발견해서 우주 정거장으로 개조한 것일 수도 있다는 얘긴데...
굳이 그 먼 곳에 거대한 우주 정거장을 건설한 이유가 바로 2편에서 배경으로 등장한 Lv-426의 테라포밍이 시작된 시기와 게임의 시점이 겹친다는 게임 내 설정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게임에서 등장하는 지노몰프는 바로 리플리가 에어락 밖으로 튕겨보낸 그 녀석일 수도 있고 그게 사실이라면 그 녀석은 아만다의 원수?
뭐 다 이제 초반부를 달리는 제 단순한 추측인지라 다 틀릴 수도 있지만 말이죠ㅎㅎ
암튼 세바스토폴 정거장에 도착해 보니 거대한 우주 정거장은 이미 지노몰프로 인해 우주 공간에 고립된 지옥으로 바뀌어 있었고, 엄마 앨런 리플리가 15년 전에 벌여야 했던 사투를 딸 아만다 리플리가 똑같이 되풀이해야하는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뭐 아만다는 그래도 늙어서 노환으로 죽는다니 이 게임에서는 안 죽는다는 것도 미리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모녀 팔자가;;;

245A2045543A7921014D69

뭐 스토리는 대강 이러하고 게임성을 좀 얘기해 보자면, 일단 이 게임은 앞서도 언급했듯 서바이벌 호러입니다.
영화 속의 리플리와 똑같은 처지가 된 아만다는 다가오는 위협으로부터 온갖 수단을 다 강구하여 살아남아 세바스토폴 우주 정거장을 탈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온갖 수단이라봐야 사실 막강한 외계 괴물을 앞에 두고 뭐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고 그저 숨고 우회하고 도망치는 것이 살 길인데, 이 과정이 정말...
정말 무섭습니다;;;;;;;
일단 영화 1편의 분위기를 제대로 내기 위해 매우 공들였음이 한 눈에 보이는 배경을 만들어놓고 거기에 플레이어를 던져 놓습니다.

2548E33F543A98460881AD

23442F3F543A98461249FC

그리곤 별다른 설명 없이 바로 진행을 시키는데, 플레이어는 정말로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는 아만다의 막막한 심정이 되어 일단 정거장 안을 돌아다니다가 곧바로 위험이라는 게 꼭 지노몰프 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지옥으로 변한 우주 정거장 안에는 인간 생존자 무리가 있고, 웨이랜드-유타니의 라이벌 기업이었다가 지금은 웨이랜드-유타니에게 합병 당하다시피 한 식슨이라는 기업에서 만든 저가형 안드로이드 무리가 있고, 그리고 지노몰프가 있는데, 이 세 무리들은 하나같이 아만다에게 적대적입니다.
사실 아만다에게만 적대적인 것은 아니고 각 무리들끼리도 적대적이고 싸움이 벌어지기도 하는데 어쨌든 아만다에게는 모두 위험한 존재들이죠.
라스트 오브 어스의 생존자들을 방불케 하는 폭력성을 보이는 생존자들은 아만다를 발견하는 즉시 총질을 해대고, 식슨의 안드로이드들은 회사 명령으로 정거장 운용과 지노몰프의 안전을 방해하는 인간들을 공격하고, 지노몰프야 뭐;;;
여기서 서로 적대시 하지 않는 관계는 오직 지노몰프-안드로이드 밖에 없는데 서로 소 닭보듯 하더군요;;
여기서 그나마 아만다가 상대할 수 있는 무리는 인간 생존자들 정도 뿐으로 안드로이드와 지노몰프는 해치운다던가 하는 생각은 애초에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지노몰프는 절대로 이길 수가 없는 상대라는 것이 이 게임의 컨셉 그 자체이니 잡히면 백프로 사망 무조건 피해야 하고, 안드로이드는 해치울 수는 있지만 기계라는 특성상 내구도가 엄청나기 때문에 제압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인공지능도 매우 뛰어나서 안드로이드 같은 경우는 둘 내지 셋이 플레이어의 퇴로를 차단하고 빙 둘러싸 사망하게 되는 경우도 많이 벌어지고, 특히 지노몰프는 학습 능력도 있어서 플레이어의 행동 성향을 지켜보고 기억했다가 그것을 이용해 역습을 가하기도 합니다.
침대 밑에 숨어서 위기를 모면하면 다음에 녀석은 침대 밑을 들여다 보고, 게임 중 입수하는 아이템을 조합해 만든 여러 기만 폭탄들을 사용하면 처음엔 속았다가 다음엔 폭탄이 날아온 궤적을 쫓아와 플레이어를 공격하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후덜덜한 인공지능인데 여기서 한 술 더 떠 이 모든 적들의 행동은 랜덤입니다!
이것은 대본대로 일정 구간을 똑같이 빙빙 도는 적들을 잘 관찰해 빈틈을 찾아 공략을 하는 스크립트 플레이가 불가능하다는 뜻으로, 적들이, 특히 지노몰프가 어디 있는지 몰라 극도로 조심스러운 플레이를 펼치게 되고 자연스레 매우 강력한 몰입과 긴장이 발생 됩니다.
학습능력이 있는 높은 인공지능을 지닌 지노몰프가 랜덤한 행동양식까지 갖추고 있으니, 보다보면 간혹 저 녀석이 게임 캐릭터가 아니라 정말 살아있는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면 과장이 너무 심한 걸까요;;
아무튼 그런 느낌을 가끔 받을 정도로 적들의 행동을 예측하기가 힘듭니다.
그러다보니 대표 잠입액션이라는 메탈기어 솔리드 따위는 그냥 쌈 싸먹는 고강도의 잠입 플레이가 수시로 벌어지고, 이 과정에서 느껴지는 스릴과 공포감이 엄청납니다.
여기에 게임 개발진은 몰입감과 긴장감을 주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라도 할 생각이었는지, 게임의 저장 시스템을 체크 포인트 통과로 인한 오토 세이브가 아니라 플레이어가 세이브 포인트를 일일히 찾아가 수동으로 저장해야 하는 시스템으로 만들었습니다;;;
그 옛날 바이오해저드 시리즈의 잉크 리본을 떠올리게 하는 악랄한 시스템으로, 랜덤 지노몰프가 언제 나타나는 지도 모르는데 띄엄띄엄 몇 개 있지도 않은 세이브 포인트를 찾으러 음침한 우주 정거장 구석 구석을 돌아다니다 보면 정말 피가 마릅니다;;;
자칫하면 그 동안 진행한 긴 사항들을 싸그리 날리고 전 세이브 포인트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잡히면 정말로 죽는 것 같은 아득함을 느끼게 되거든요ㅋㅋㅋ;;
그리고 또 개발진은 몰입감을 위해 하드웨어의 특성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하는데, 일단 영화건 게임이건 에일리언 시리즈 전통의 아이템인 모션 트래커를 사용하면 특유의 삑삑하는 감지 소리가 TV 스피커가 아닌 컨트롤러 듀얼쇼크4에 내장된 스피커에서 들립니다.
덕분에 진짜 모션트래커를 들고 있다는 느낌도 들고, 마찬가지로 듀얼쇼크4에 내장된 마이크를 활용한 오디오 디텍트 기능이 있는데 이 기능은 게임을 하고 있는 플레이어의 소리를 게임 속의 적들이 듣게 끔 하는 기능입니다;;
그러니까 지노몰프에 쫓기다가 사물함에 들어가 간신히 숨어 한숨 돌리고 있을 때 게임 속 아만다가 아니라 게임 밖 플레이어가 재채기라도 한다면 그 소리를 지노몰프가 듣고 숨어있는 아만다를 찾아내 바로 끔살한다는... 이건 뭐;;;;
PS 카메라를 이용한 헤드트래킹 기술도 활용했는데 카메라가 플레이어의 머리 위치를 잡고 있다가 사물함 같은 곳에 숨어 좁은 틈으로 밖을 볼 때 플레이어의 머리 움직임에 따라 틈의 각도와 위치가 이리저리 움직입니다.
그러니까 꼭 진짜 플레이어가 사물함 틈으로 밖을 내다보는 듯한...
그리고 여기, 그런 하드웨어 활용의 끝판왕;;;



PC 한정이지만 어쨌든 퓨디파이가 게임 속에 숨겨진 오큘러스 리프트의 코드를 찾아내어 오큘러스 리프트로 플레이하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ㅋㅋㅋ
본격 VR 호러 게임ㄷㄷㄷ
이거 분명 소니의 프로젝트 모피어스가 출시되면 PS4 버전도 모피어스 에디션이 다시 나오겠죠ㅋ 모피어스를 위한 최적의 컨텐츠인데ㅋ(섬머레슨도 있지만;;)
그땐 진짜 한글화 좀, 이 놈의 세가야;;
네 이 게임은 안타깝게도 한글화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뭐 게임 진행하고 간략한 스토리를 이해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지만 이게 영화 1편과 2편을 연결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고, 20세기 폭스에서 에일리언 세계관 공식 설정으로 인정을 한 중요한 스토리라는 점에서 이 명작 게임의 비한글화는 게이머가 아니라 에일리언 시리즈의 팬으로서도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PC판이야 그나마 세가의 허락 하에 유저 한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지만 저 같은 비디오 게임 유저들은 정말;;;
이 게임의 한글화 하나를 위해 제대로 된 게이밍 PC를 맞춰볼까 하는 생각을 할 정도네요ㅋ
그만큼 이 게임이 마음에 든다는 얘기죠... 그 무시무시함까지;;;;
이 게임을 하고 있다보면, 리플리가 느꼈던 공포와 압박감이 이런 것이었나 싶어 그걸 흥미진진하게만 봤던 제가 리플리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지경입니다;;;
미안 리플리, 그 배 안에서 혼자서 얼마나 무서웠니ㅠ,.ㅠ
그 공포, 이제 내가 나눌께(응?)
문득 사는 게 지겹다는 생각이 드실 때 있나요?
그럴 때는 이 게임을 한 번 하세요!
생존 욕구가 팍팍 살아나실 겁니다ㅋㅋㅋ
마지막으로, 개발진이 영화 팬들에게 주는 선물...
노스트로모 에디션 크루 익스펜더블 DLC 영상입니다.
이 DLC에선 다름아닌 영화 속 상황을 재연하기 위해 왕년의 원년멤버들이 다시 등장, 또 다시 지노몰프와 사투를 벌입니다!!
이 DLC의 더빙을 위해 시고니 위버를 위시한 오리지널 크루들이 다시 뭉쳤다죠ㄷㄷㄷ(체스트 버스터 때문에 제일 먼저 죽은 길리엄... 아니고 케인 아저씨는 빼고;;)


댈러스: 어서 와~ 환풍구 킬은 처음이지?








22428833543A79A01A1A9A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7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81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323
278 한국과 일본, 판데믹 시대의 정치/국제 정치 [12] 타락씨 2020.03.07 1008
277 [영업] 진산 마님의 고양이 귀 [2] 룽게 2019.12.24 599
276 첫눈이 내리자 최고존엄께서 돌아오셨습니다. [10] 룽게 2019.11.18 1615
275 요즘 듀게의 대세는 조까인가요? [5] 룽게 2019.10.05 1573
274 2019년 어린이날 [6] 칼리토 2019.05.05 917
273 이런게 사상 처음이었다는게 놀라운 예능 '뜨거운 사이다' [11] soboo 2017.09.01 2707
272 정의당 지지자와 두부멘탈 [5] 타락씨 2016.04.01 1645
271 대호를 봤어요.(스포일러 일지도 몰라요.) 왜냐하면 2015.12.18 1072
270 (바낭) 마치,가 너무 많아 [10] 푸른나무 2015.10.30 1386
269 네이버에서 무료보기 하고있는 [안티 레이디] 재미있네요 [2] 쥬디 2015.04.02 1357
268 덕심으로 질러놓고 하진 않을 게임 [3] 타락씨 2015.01.18 1245
267 단통법보다 무서운 것이 옵니다. [6] 칼리토 2014.11.04 3376
» [게임 이야기] 수난 2대 [10] Mk-2 2014.10.13 2066
265 아름다운 사랑영화가 될 수 있었던 '마담 뺑덕' (약간의 스포일러) [6] KEiNER 2014.10.06 2126
264 던파 신규 광고도 골 때리네요. [3] 나나당당 2014.07.09 1305
263 사람님 쪽지 답장 드렸습니다. (내용 없음) [4] 룽게 2014.07.04 868
262 칼, 곰발, 능이버섯 백숙 [16] 칼리토 2014.06.30 2044
261 (24 시즌 9 이야기. 초강력 스포일러 포함) 저는 아직 멀었습니다. 득도에 이르렸다고 했지만 아직도 풋내기군요. [3] chobo 2014.06.27 1069
260 프로포즈 논란 중간 정산 [55] commelina 2014.04.15 3751
259 담배냄새 [2] 칸쵸양 2014.04.07 116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