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4.16 22:17
나름대로 대범하게 대처했다고 생각되면서도 꽤 놀랬는지 아직도 심장이 쿵쿵 거리네요.
집에 가던 중이었는데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났어요. 처음엔 그냥 같은 방향으로 가는 행인인 줄 알았는데
발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더니 누가 옆에 와서 서는 거예요. 저는 그 때까지도 길을 묻는 사람인가 했어요.
근데 이 남자 왈, "저랑 성관계 좀.."
키는 170이 좀 안 될 것 같은, 어린? 젊은 남성이었는데, 말투가 어눌한 걸 보면 정신장애가 있을 것도 같고.
여튼 저는 어디서 나온지 알 수 없는 깡으로 "싫어요!"하고 외치면서 크게 손을 뻗어서 확 밀었어요.
그랬더니 순순히;; 뒤돌아 반대편으로 가더라구요.
가슴이 쿵쿵 뛰는데 정신 없이 몇 미터 더 걸어온 다음에 집 근처 다와서야 신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것도 아니고, 그 남자가 물리적 위협을 가한 것도 아니라서 신고를 해야할지 망설여졌지만,
놀랍게도!!! 저는 이 남자에게 몇 년 전에도 비슷한 일을 겪었거든요. 그 사람이라는 걸 딱 알겠더라고요.
그 때는 거의 새벽1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었고, 엘레베이터 타는 곳까지 따라 들어왔었는데
신체 부위를 만져도 되냐고 묻길래 그때도 '싫어요!'라고 했더니 그냥 가버리더라구요.
집까지 안전하게 들어온 다음에야 경비실에 연락해서 이야기했더니
경찰에 신고해봤자 소용없다고-_- 그러셔서 그냥 말았어요.
그치만 같은 사람에게 두 번 당하고 나니, 그리고 이번에는 시간도 9시 정도로 이른 데다
이쪽 길에는 초등학교 중학교도 있어서 아이들과 학생들도 많이 다녀서 안 되겠다 싶었어요.
112에서는 심각한 태도로 신고를 접수해주었어요. 순찰차도 금방 도착했고.
제가 지나온 길을 자세히 확인하고는 그 주변을 돌아보셨다는데 안타깝게도 잡지는 못했어요.
경찰분이 놀라워하셨던 게, 그 길이 그렇게까지 후미진 길은 아니고
바로 옆에 개천이 흘러서 그 쪽에 난 산책로에는 항상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제가 그 남자를 만나기 전만해도 자전거 탄 아이가 지나가고 그랬는데;;
이쪽 부근을 배회하면서 만만한 여자들만 골라서 좇아오는 걸까요?
제가 두 번이나 겪은 걸 보면, 이 동네 여자분들 중에 같은 일 겪은 분들이 꽤 계실 것 같은데..
혹시라도 저처럼 강하게 거부하지 못하고 겁을 먹는 여자분들이나 나이 어린 학생들, 여자 아이들
이런 사람들에게는 더한 해꼬지를 하는 것일까 싶어서 걱정이 되요.
구청 홈페이지에 가서 그 길에 조명을 좀 더 밝게 해달라고 민원을 넣어야겠어요.
으으 놀란 것 때문에 그런가 가슴께가 뻐근하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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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따뜻한 차라도 좀 마시시고 마음을 좀 가라앉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