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워리어가 죽은지 며칠됐죠.


아마 듀게에도 누가 단신 형태로 올렸던걸로 기억해요.


제가 wwf를 처음 접했던게, 미취학 아동때였던걸로 기억해요.


여의도 사는 사촌형네 가면 afkn도 나오고, 비디오기계도 있어서, afkn과 비디오 테이프를 빌려서 wwf 경기들을 봤었죠.


당시에는 비디오 가게에 PPV(PAY PER VIEW) 경기들이 출시되곤했어요.(섬머슬램,서바이벌게임,레슬매니아,로얄럼블 등.)




그래서 사촌형네 갔다오면 언제나 어머니한테 우리집도 비디오 사달라고 졸랐죠.


그렇게 졸라서 결국 당시로는 사치품에 가까웠던 비디오를 얻어내는데 성공했죠.


당시 빈집을 혼자 지키는 절 위해서 어머니는 비디오 테이프 빌려볼 돈을 주시고 일 나가셨죠.


그래서 당시 저는 WWF 비디오 테이프, 후레쉬맨, 쿵후보이 친미 비디오를 마음껏 빌려볼수 있었답니다.




어쨌든 당시에 저의 마음을 사로잡은건 대머리 수염쟁이 아저씨 헐크호간이였어요.


저는 헐크호간의 '승리루틴'을 좋아했어요.


초반에 적을 두들겨 패다가, 매니저나 다른 레슬러 난입으로 역전을 당하죠.


그렇게 두들겨 맞다가, '헐크모드'가 옵니다.


그렇게 되면 고개를 좌우로 흔들죠. 이때는 '무적모드'라서 때려도 끄덕없어요.


그러면 이제 필살기가 나옵니다. 


상대편 로프반동->빅 풋 작렬->자신이 로프 반동 1회 왕복 -> 레그드랍 작렬.(누워있는 상대의 목과 가슴 부분을 허벅지로 찍는거에요.)->1,2,3 승리!!!




지금 생각해보면 헐크호간과 후레쉬맨은 공통점이 있어요.


약간의 변주는 있지만, '언제나 같은 승리루틴'이 있다는거죠.


후레쉬맨도 결국엔 다섯명 모여서 쏘는 바주카포 쏘고나서 물리침-> 나쁜놈 거대화-> 후레쉬맨 로봇 소환-> 좀 싸우다가 검 소환해서 처치.-> 승리!!!




하여튼 그때는 이상하게 저 중년아저씨가 좋았어요.


그렇게 헐크매니아로서 살던 어느날.


레슬매니아 6가 비디오로 발매됩니다.


이 ppv에선 엄청난 경기가 들어있었죠.


헐크호간 VS 워리어.













그 결과는 저를 충격에 빠지게 했습니다.


네, 헐크가 졌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WWF 각본가들이 그래도 헐크팬, 워리어팬 각자 할 말이 있게끔 시나리오를 쓰긴 했어요.


왜냐면 처음 워리어를 때려눕힌건 헐크였거든요.


근데 문제는 때려눕히는 과정에서 선수들과 심판이 부딪혀서 심판이 기절.


그래서 카운트 3는 커녕 10도 더 세었을 시간동안 헐크가 워리어를 폴하고 있는데도 심판이 카운트를 안해줘서 워리어가 다 회복하고 일어났죠.


비슷하게 심판도 기절에서 일어남.


그리고 워리어가 이번엔 헐크를 때려눕히고 폴하고선 카운트 3 하고선 워리어 승리!!!




즉, 헐크팬들은 심판 기절만 안했어도 헐크가 이긴거다.


워리어 팬들은 결과적으론 워리어가 이긴거지 하면서 막 싸웠던거 기억나네요.


이때가 제 초등학교 1,2학년때였죠.




이렇게 워리어는 저의 영웅의 적이였어요. 일종의 애증의 대상이였죠.


그러던 어느날, 워리어가 WWF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당시 초딩들에겐 2가지 소문이 있었죠.


- 워리어 알통이 터져서 사망했다.(사실 알통이 터져도 병원가서 꼬매면 되는거지 사망까지 가는건 좀 힘들지않나요?)


- 스네이크의 독사에 물려서 죽었고, 그걸 언더데이커가 관에 묻어서 진짜 죽였다.




뭐 진실은 계약관련된거였죠. WWF 선수들은 WWF랑 계약을 하고 경기를 출전하는거죠.


그래서 다른 레슬링 단체로 가기도 하고요. WCW나 TNA같은.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어른들의 사정'이였죠.




어쨌든 그뒤로 워리어는 제 기억속에서 사라졌고, 저 역시도 나이가 먹어가면서 차츰차츰 WWF에 대한 관심이 사라져서 이제는 거의 관심도 없는데...

(그래도 간간이 소식 체크는 해요. 오스틴,더락이 득세하던 시절부터 완전히 관심에서 사라진...

전 아무래도 헐크, 워리어, 자이언트, 스네이크, 달러맨, 마초맨, 빅보스맨 등이 득세하던 시절 사람이라서요. 그 뒤 써전슬레이트, 어스퀘이크까지. )


워리어가 죽었다는 소식은 미취학-초딩시절의 저의 기억을 다시 꺼내게 만들면서 어떤 슬픔 감정을 불러 일으키네요.






2. 이 역시도 어떤 슬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에요.


1번에서도 나온 프로레슬러 '언더테이커'에겐 한가지 기록이 있습니다.


PPV 중에서 '레슬매니아' 에서 만큼은 '무패'기록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네, 물론 프로레슬링이란건 각본이 있음으로, 각본으로 만들어진 '무패'죠.


지금까지 '레슬매니아 21연승 무패'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이번에 깨지게 됐습니다.


9살때 처음 레슬매니아를 본 아이는 30살이 될 동안 언더테이커의 무패를 봐온거죠.


그리고 너무도 당연히 올해도 언더테이커옹의 승리로 끝나겠거니 했는데...


저 20대 후반,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 관중들의 넋 나간 표정이 보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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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각본이고, 세상에 영원한건 없고, 이런 변화가 필요할지도 모르지만 뭔가 슬픈 사건이였어요. 이 역시도.


21-1 이라니...








3. 전 마초맨 죽었을때도 이 비스므리한 글을 썼었네요.


국딩(초딩) 저학년때의 WWF는 저에게 참 강렬했나봐요.


http://www.djuna.kr/xe/2310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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