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중간에 보면 최지우와 고현정이 싸우는 장면이 있는데(물론 극중 설정입니다)

최지우가 일부러 자신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현장에 늦게 도착한다고 생각한 고현정은

최지우에게 시비를 걸고 결국 두 사람은 화장실에서 싸우게 됩니다. 나중에는 화해해서

술마시러 가게 되고요.

그 장면을 보고 나중에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연예인들에 대한 루머란 것은... 예를 들어 연예인들

둘이 싸우고, 나중에 화해한 일이 있다고 치면 싸우는 이야기만을 가지고 만든 것이라

그것도 물론 진실은 진실이지만 진실의 일부분이지 전부는 아니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싸운 두 사람의

관계는 더욱 악화될 수도 있고 회복될 수도 있지만 그것을 목격한 사람은 두 사람이 싸웠다는 것만

생각하게 되고 더군다나 거기에 '내가 봤다'는 딱지가 붙게되면 강력한 신빙성을 얻게 되겠죠. 물론

자기 목격담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나중에 어떻게 될 거라는 것까지 생각하고 말할 필요는 없고,

적어도 그 당시에는 그게 진실인 것은 틀림없고요.

 

[여배우들]의 대사와 설정 중 몇몇은 실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만든 것인데 가령 주차장에 있던

김옥빈이 윤여정과 여운계를 착각하는 것은 윤여정 씨가 실제 겪은 일로, 술에 취한 한 젊은 여학생이

윤여정에게 다가와서 자꾸 여운계라고 부르면서 존경한다? 좋아한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김옥빈과

윤여정에게 같이 담배 피우는 장면도 젊었을 때 화가 천경자를 만난 윤여정의 경험담이 섞여 있다고 하네요.

 

영화 끝나고 나서 잠깐 밖에 있었는데, 윤여정이 담배를 피우고 나서는 꽁초를 그냥 바닥에 버리지 않고

쓰레기통(꽤 먼 거리에 있었던)에 버리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주위에 있던 사람이 자기가 버리겠다고

했는데, 사양하더군요. 자기가 피운 담배니까 자기가 버려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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