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를 직접 키워보는 건 학생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순 있겠다란 생각이 들긴 하지만, 좀 불편한 점이 있어요.

확실히 자기 손으로 키우거나 자기 손으로 죽이지 않은 동물은 덤덤하게 먹을 수 있고,

어짜피 먹을 동물이라면 그렇게 모른 채 먹는 게 낫다고 봐요.

 

근데 이건 돼지를 새끼 때부터 키워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고 정 들고,

그래서 도살장으로 가는 길에 애들은 정들어서 울고, 먹자 먹지 말자 토론까지 하고.

게다가 초등학생들의 감성으로는 그게 더 충격으로 다가왔을 거고.

 

여기서 불편했던 건, 단순히 돼지를 잡아먹는 거 자체가 아니라,

교사가 '돼지를 사랑으로 기르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는 것이다'라고 어린 학생들에게 주입식 교육을 하고 있는 거예요.

상황에 따라서 정 든 돼지는 안 먹어도 되는 문젠데, 결국 그렇게 도살돼서 학교식당으로 돌아옵니다.

 

뭐 사랑으로 기르고 자시고 괜히 그렇게 합리화하지 말고,

사실 직접 기르는 게 돈이 덜 들거나, 더 맛있어서 그런 거 아닌가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646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03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4101
35 오늘 무한도전, 명수는 12살 [6] chobo 2013.04.20 5419
34 원나잇스탠드 - 발칙한 '섹드립' 팟 캐스트. 자본주의의돼지 2012.03.02 5273
33 [기사] 당신에게 반한 女, 이런 '행동' 보인다 [20] 화려한해리포터™ 2012.05.07 5206
32 자조적인 미소의 레이스퀸, 이현정 [9] catgotmy 2010.10.17 4750
31 [대물] 3화 함께 봐요. [31] 아.도.나이 2010.10.13 4576
30 11번가에서 270억쯤 질려볼까 생각중입니다. [16] chobo 2012.10.17 4561
29 [대물] 작가 교체-_-^ [11] 아.도.나이 2010.10.14 4036
28 무서운 괴물/귀신이 없어도, 잔인한 장면 없어도 너무너무 무서웠던 영화 [26] 자두맛사탕 2011.01.30 3936
» 얼마 전 SBS 스페셜 '고기'에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돼지 직접 키운 다음에 먹는 거요. [16] 프레데릭 2011.11.07 3929
26 레 미제라블 허무개그 [13] 허만 2013.01.21 3379
25 [우행길] 26. <마음의 진보> 카렌 암스트롱 자서전 : 전직 수녀이자 세계적인 종교평론가.. [7] being 2011.03.16 3324
24 故 정은임 [6] catcher 2010.08.02 3273
23 방드라디에 대한 이야기 조금 [8] 루아™ 2013.01.12 3055
22 이런 젠장, 근로자의 날에 출근이라니. 다들 쉬는데 나랑 팀장만 출근이라니, 이런 젠장. [19] chobo 2013.05.01 3053
21 (야구이야기) 최희섭에게 무슨일이 있었던걸까요? [11] chobo 2012.01.17 2939
20 한국은 슈스케, 독일은 지금 X-factor,,,그 중 제가 올인하는 참가자! [1] S.S.S. 2010.09.25 2874
19 [바낭] 끔찍한 인테리어의 커피숍 / 신기한 커피맛 [8] 익명603 2014.07.29 2853
18 봉구 이자식.. [5] 닥호 2010.11.26 2775
17 윈도우8 pro 24시간 사용소감 [8] 룽게 2012.11.27 2343
16 [기사] 김문수님의 용비어천가. [17] 고인돌 2010.11.22 225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