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늘 다녀왔습니다. 낮 3시쯤 도착했던 거 같아요. 가는 길에 뭘 사갈까 고민하다가 귤을 두 상자 샀거든요. 신촌시장에서 샀는데 파는 아주머니가 무척 친절하셨어요. 그리고 아무래도 들고가기는 어려울 것 같아 택시를 탔는데, 택시 기사님도 그렇게 친절하실 수가 없는 거예요. 홍대 정문에서 승용차는 들어갈 수 있지만 택시는 들어갈 수 없다고-_-; 하는 바람에, 아 이걸 들고 걸어가야겠구나...하고 내리겠다고 했더니, 기사님께서 짐도 무겁고 들어갔다 나오면 안되겠냐고 계속 말씀해주셔서, 이번만이라며 차단기를 올려주셨어요. 홍대구조를 몰라서 농성장인 문헌관도 모르고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서 언덕까지만 올라가고 내려서 찾아가겠다고 하니, 계속 무거운 짐이 있다면서 지나다는 학생에게 물어보자며 물어봐주시기도 하시고...(그런데 물엇는데 교복입은 여학생들에게 ㅋㅋ) 정말 친절하셔서, 좋은 곳에 가니 복을 받는구나, 는 생각이 절로 나더라구요. 이래서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한다고 하나봐 싶기도 하구요. 어딘지도 모르는 채 기사님이 계속 운전하셨는데 용케도 문헌관 앞에 도착했어요. 얼마나 기쁘던지요 ㅎㅎ

운수 좋은 날이였어요 ㅎ

 

*여기서 잠깐 정보*

홍대 문헌관 가는 길을 잘 모르고 초행길인 분들께 아주아주 찾기 쉬운 팁을 드리자면 정문에서 플랜카드 따라 주욱 올라가면 농성장이 나옵니다. 누구나 찾을 수 있으니

길찾기 능력 없으신 분도 자신감 갖고 가셔도 됩니다 ㅎㅎ

 

 농성장 안에 들어가니 청소노동자 어머님들께서 동영상을 보고 계셨고, 분회장님께서 반겨주셨습니다. 수첩에 후원물품을 꼼꼼이 적으시더라구요. 어디서 오셨냐고 해서, 기사보고 왓다고 하니 정말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고맙다고 쉰 목소리로 말씀하셧어요. 정말 농성장 한 켠에 라면이며, 쌀포대며, 과일상자며- 물품들이 많긴 많더라구요ㅎㅎ

꼭 방명록 적으라고 하셔서, 방명록을 보니 음하하하 진보신당 당원들이 정말 많이 다녀갔대요 ㅎㅎ 그래서 씐나서 진보신당 당원이라고 적으면서 닉네임 적엇어요.

꼭 승리하시라고 ㅎㅎ 그랬더니 진보신당에서 오셨냐고, 진보신당에서 도움을 정말 많이 줬다고, 하면서 연신 고마워하시더라구요.

어머님! 고마워하실 게 아니구 당연한거에요. 그럴려고 진보신당이 있다니깐요! 라고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왠지 저도 목이 메어서 말이 잘 안나와서 별 말은 못했어요^^;

진보신당 뿐만 아니라 사회당 플랜카드, 다함께 지지응원현수막, 많은 단체와 정당에서 응원하고 지지하고 있더라구요.

홍대생뿐만 아니라 함께 투쟁하며 농성장에서 짐을 푼 연대생들도 많고, 제가 갔을 때는 서울대총학생회에서도 지지 후원도 오고...사람들이 정말 끊임없이 와서, 응원하고

물품을 놓고 가고 했어요. 전통차부터 참치캔, 건강즙으로 추측되는 물품들....그런데 하나같이 다들 쑥쓰러워하고 놓고 가려고만 하고 누군지 잘 안밝히려고 하더라구요.

아니 왜 멋진 하셔놓고 훌륭한 일 하셔놓고, 왼 손이 한 일을 오른 손이 모르게 하랬다고 그러나! 다들 그냥 가시나! 라며 안타까워했지만...

부산대 청소노동자 승리 영상 후에 응원왔다고 어머님들 앞에서 응원의 한 마디를 하는 건 어떠냐는 제의에 한사코 뿌리쳤습니다...;;

제가 넓게 잡아 6인 이하 체제에서는 수다쟁이지만...6인 이상 그것도 앞에서 말하는 거에는 무한 공포를 느껴서 한사코 마다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뭐라도 주섬주섬 말할걸 그랬어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응원하고 있다고, 어머님들이 정당한 투쟁을 하고 있는 거라고...버스 떠난 뒤에 손 흔들어봣자 소용없지만...아무튼 농성장 방문하시는 분들 꼭 가셔서 응원의 한 마디 하고 오세요!

분회장님께 필요한 물품없냐고 계속 여쭤봣는데 이렇게 물품이 많은데 부족한 거 없다고 자꾸 사양하시더라구요. 이렇게 응원해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처음 투쟁하실 때는 이렇게 많은 지지를 얻을꺼란 예상은 못하셨던 거 같아요. 그 말씀을 여러 자리에서 계속 반복하시는 거 보면...그래서 가길 잘했구나 싶습니다. 그래서 다른 분들은 어머님들 앞에서 꼭 응원해주셔서 힘을 실어주면 어떨까 싶기도 하구요 ㅎㅎ

 

+여기서 또 잠깐 아주 사적인 제안+

농성장에 먹을 건 정말 많더라구요. 특히 라면이 어마어마하게 많앗어요. 제가 워낙 추위에 민감하기도 하지만 그래서인지 먹을 것보단 몸을 따뜻하게 할 게 뭐 없을까...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제가 집에 있던 핫팩을 몇 개 가져갔는데 핫팩은 많다고 계속 저 쓰라고 돌려주시려는 분회장님을 보면서 정말 핫팩은 많은가 싶기도 하지만...이건 확실하지 않고요. 다만 바닥에 너무 찬데...그 바닥을 따뜻하게 해줄만한 거 없을까 하는 생각에 당장 먹을 식량도 중요하지만 전기장판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계속 햇어요.

전열기구가 몇개 있긴 하지만 그건 바로 앞에 몇 사람에게만 따뜻하고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막을 수는 없잖아요. 특히 분회장님께서 계속 걱정하시던 게, 어머님들 절반은 고혈압 약을 드시고 계신데요. 그래서 추운데 있는 게 계속 걸리신다고 병이 될까봐라고 하셔서요.

요새 두툼한 미끄럼방지용 전기장판은 1인용이 3만원 정도 하던데, 저는 그런 물품을 좀 지원하면 좋겠다 싶었어요. 저희 집에도 쓰는데 미끄럼 방지가 되니 미끄러지지도 않고 두툼해서 푹신하고 여러모로 참 좋더라구요. 큰거 사서 거의 종일 틀어놓는데 전기세도 몇천원 안나가니, 농성 끝나더라도 어머님들 집에 가져가셔서 써도 되겠다 싶기도 해서요. 그래서 저는 전기장판을 제안합니다! 제가 보기엔 큰 거보다 1인용이 더 쓸모있을 것 같아요. 전기방석도 좋겠고요. 아답터 한 개 정도 넣어서 보내면 어머님들 추위막이를 조금이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건 아주아주 사적인 제안이였고, 혼자 생각한 거라서 만약 원치 않으시면 어쩐다...하는 우려도 들지만...그래도 제 생각엔 괜찮을 듯 싶어서요^^; 동의하시고 물품 보내고 싶으신 분들 미끄럼방지용(이거 꼭 필요해요 안그럼 바닥에 미끄러져서 힘들거든요) 전기장판은 어떠신가요? ^^

 

4시 30분에 민주당 천정배 의원이 온다고 해서 천정배 의원까지 보고 가야지 하고 했어요. 그동안 어머님들 말씀을 엿들어보면, 이사장이나 총장이 오지 않아 섭섭해하는 아버님에게 이게 우리 걸음마 뗀 건데 천천히 가자고 다독이기도 하시고, 동영상을 보면서 배울 게 많다고 하시기도 하시고, 이제 배우기 시작한거니 열심히 배우겠다고도 하시고, 고용보장 될 때까지 난 꼭 하겠다고 다짐도 하시고, 여러 말씀들을 하시더라구요 ㅎㅎ 전열기구 옆에서 쪼그리고 앉아 엿듣는데 정말 기분 좋은 이야기였어요.

그러다가 4시 35분즈음 천정배 의원이 도착했습니다. 들어오는 입구에서부터 어머님들께 악수를 하시더라구요. ㅎㅎ 제 앞까지 오셨고 저한테 손을 내밀길래 덥석 잡앗습니다. 사실 자리 피할 수 있엇지만 천정배 의원을 좋아하기도 해서...어머님들 틈바구니에 계속 있었어요 ㅎ 어디서 오셨냐길래 진보신당 당원인데 신문보고 응원하러 왔다고 하고, 천정배 의원은 새해복많이받으시라고 하셔서, 해결 부탁한다고 했습니다. ㅎㅎ 천정배 의원님 화면상으론 부드러운 단호함이 느껴졌엇는데 농성장에서는 어딘가 힘이 없어 보이셨어요. 그런데 잡은 손은 무척 부드러워서, 고생 안해보셨군!이라는 터무니없는 생각도 하고요. 어머님들과 인사가 끝나면 어머님들 모으셔서 말씀하시줄 알았는데 안으로 들어가셔서 분회장님을 비롯한 몇몇 대표성을 띈 어머님들과만 말씀하시더군요. 약간 의외엿어요. 쇼맨쉽으로 온건 아니구나 싶기도 하구요. 천정배 의원이 그럴분도 아니시지만. 어쨌든 천정배 의원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어떤 대화가 오가는지 매우매우매우 궁금했기때문에 말씀하시는 테이블 옆에 서서 계속 엿들었어요^^;

어머님들은 상황설명과 요구사항에 대해서 말씀하셨고 천정배 의원은 연신 끄덕이며 들었습니다. 송구하다며 면목이 없다는 말씀을 계속 하시고요. 아무래도...이런 사태에 대한 책임을 느껴서곘죠. 어머님들 말씀을 들으니,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으며 일하셨고 매년 12월이면 외출금지였나? 하여튼 뭐 그런 지침이 내려졌었다고 하더군요. 아마도 12월이면 재계약 부분때문에 홍익대측에서 그런 압력을 가한 거 아닌가 싶습니다. 어쨋든 그런 환경에서 언어성폭력과 언어폭력이 일상화된 곳에서 힘들게 일하셨더라구요. ㅠㅠ 그런데도 다들 시종일관 즐겁고 힘차 보여씁니다. 분회장님도 부산대 동영상을 보니 너무 즐겁게 투쟁하더라 그래서 즐기면서 투쟁하자고 얘기한다고 즐겁게 투쟁할거라고 하셔서 무척 기뻤습니다. 사무실 안에는 청국장 냄새가 진동한데 저는 그날 저녁 메뉴가 청국장이여서 그런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고 청국장을 끓이면서 냄새 시위를 하는 거라고 ㅎㅎ 생선도 튀기고 하면서요. 누구의 제안인지 모르지만 참신한 시위에서 좋았어요. 속으로 담범엔 까나리액젓을 좀 사올까...하는 생각도 했고요.

어머님들께서 2일동안은 콩나물국에 밥만 말아먹어서 사놓은 나뭇젖가락 쓸 일이 없으셨다고 그런데 근처 요리연구회 분게서 갖가지 반찬을 가져 오시고 배우 김여진 씨도 밑반찬을 가져오셔서 이제서야 젓가락을 쓰는구나 하고 기뻐했다고요. ㅎㅎ 그래서 먹어도 먹어도 없어지는 밑반찬도 보내기 참 좋구나...싶었어요 ㅎ

이 때에도 분회장님이 이렇게 많은 지지를 받을 줄 몰랐다고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러면서 오늘 아침 초등학생들이 응원방문왔었다고

그게 정말 좋았다고 연신 자랑하셧습니다. 저도 마음 속으로 아주아주 뿌듯했어요. 우리 진보신당 울산시당 당원들 자녀들이였거든요. (참조 : http://labor.newjinbo.org/tc/31)

이런저런 말씀이 오가고 천정배 의원은 최선을 다하겠다 정도의 말씀하시고, 끼고 있던 장갑을 한 분 어머님께 드리고 싶다고 하시면서 선물받은지 3일 정도 됐다고 거의 새거라고 하시며 호기롭게 꺼냈는데 장갑이 찢어져 잇어서 상당히 난감해하셧구요 ㅋㅋ 장갑 증정식을 하며 인증샷을 찍어야한다고 하시더라구요. ㅎㅎ 그러니 옆에서 어머님께서 요새는 인증샷을 안찍으면 안되는 모양이라고 오늘 아침에 초등학생들와서 얼굴에 브이자를 그리며 인증샷을 찍었다고 초등학생 포즈를 따라해주셨어요 ㅎ 그래서 저도 그거 인터넷으로 아침에 보고 온거라니까 그게 벌써 인터넷에 다 나왓냐고 무척 좋아하셨습니다. 으흐흐흐 요새 인터넷은 실시간이니깐요 ㅎ 천정배의원은 증정식을 마치고 모닝와이드에온 촬영카메라 앞에서 한말씀 더 하시고 가셨습니다. ㅎㅎ 아 뒤늦게 생각낫는데, 나가시기 전에 또 악수를 청하셔서 덥석 잡앗어요. 누구시...하시다가 아 아까 진보신당 당원. 이라고 하시길래 아까 제게 새해복많이 받으시라고 말씀해주셧는데 제 새해복은 어머님들 투쟁 승리하는거라고 꼭 해결해달라고 다시 한 번 압박햇어요. 왠지 저 이 압박 잘한 거 같아서...자랑하고 싶어 덧붙힙니다^^;

그리고 저도 저녁해를 바라보며 나왔고요.

 

이상 농성장을 다녀온 난데없이낙타를 이엿습니다.

 

화요일날 집중투쟁이 있다고 합니다. ㅎㅎ 그 때 저도 시간되면 한 번 더 가볼생각이에요.ㅎㅎ 혹시 볼 수 있는 듀게분들 있으면 좋겠어요 ㅎㅎ

 

그럼 난잡하게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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