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오후님께서 어제 국회 회의 불판을 세우셨어요. 지루한 본회의 중계하시느라 애쓰셨습니다.

관련 글을 하나 지난 밤에 썼고, 그 글의 댓글에서 잔인한오후님이 쓰신 '연예를 다루듯이 정치를 다룬다'는 표현에 대해 타락씨님이 우려를 나타내셨죠. 


저도 잔인한오후님께서 표현하신 연예 다루듯 하는 정치에는 다소 우려스러운 지점이 있습니다. 

과도한 연예인 팬덤과 다름없는 정치인 팬덤을 봐 왔거든요. 노사모, 박사모, 소위 ~빠라고 지칭되는 극렬 지지층들. 

하지만 타락씨님이나 제가 우려하는 부분과 잔인한오후님의 연예 다루듯 하는 정치는 좀 다른 것 같아요. 

제가 잔인한오후님이 아니니까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까 타락씨님 댓글 읽고 과연 어떤 모습이 그런 걸까를 오후내내 곰곰 생각해봤습니다. 


어제 너의목소리가들려라는 드라마가 끝난 후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키스신 플짤에 각종 감상이 올라왔습니다. 소위 여초라거나 연예가 주된 화제가 아닌 커뮤니티에서도 글 한두 개쯤은 쉽게 발견할 수 있었어요. 이보영이 고현정을 시청률로 이겼다는 둥, 이종석의 예전 연기가 어땠다는 둥 작품 주변의 이야기도 함께 있었죠. 제가 들르는 커뮤니티래봤자 듀게랑 야구커뮤니티 정도라;; 제가 파악한 게 인터넷 전체의 분위기인지는 확신할 수는 없지만, 드라마 한 편이 방영될 때마다 그 드라마의 팬, 같은 시간대 방송되는 다른 드라마 팬들이 각각 불판도 달리고, 주변 이야기도 하고 그러는 건 일상적인 풍경이죠. 


그러면 어제 본회의 내용은 어떤가요? 본회의가 열린 것조차 언론에 크게 다루어지지 않았어요. 드라마 방영이 언론에 크게 다루어지지 않듯이 본회의 열린 걸로 언론이 죄다 대서특필할 필요는 없죠. 하지만 일상적 대화도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오늘 상임위 전체회의가 열리는 곳은 외통위, 교문위, 환노위입니다. 그 각각의 회의에서 어떤 것들이 다뤄지는지 관심있는 시민들이 생중계 불판을 달린다거나, 일하느라 못 봤다면 야구 하이라이트 보듯이 통과된 법안이 뭐였는지 응원하는 의원이 어떤 발언을 했는지 아무렇지 않게 글을 쓰고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정치를 연예처럼 다루는 것'이 아닐까 싶어졌어요. 

그렇게 되면 드라마 러브라인에 참견하는 시청자처럼 법안이 통과되어야 하는지, 통과되면 안 되는지를 끊임없이 참견하는 유권자가 될 수 있겠죠. 그래서 꼭 입법되어야 하는 법안-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차별금지법이네요-이 본회의에 상정되는 날은 연말 시상식 불판이 열리듯 게시판에 글이 하나 씌여지고 그 글에 두근두근대며 통과를 함께 환호하게 되는 풍경이요. ^^;;;


잔인한오후님께서 생각하신 모습이 어떤 건지도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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