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요한 스포일러는 정말 없습니다만. 댓글엔 조금 있으니 정말 아무 정보 없이 영화를 보고픈 분들께선 피해주시는 게 좋겠습니다.


 

예의상(?) 예고편 하나 박아 넣고.



예전에 제가 적었던 캐스팅 관련 글도 괜히 또 올려 보고.


http://djuna.cine21.com/xe/5862333



이제 영화 얘길 하자면...


까놓고 말해 남에게 추천해주고 싶진 않습니다. (쿨럭;)


보험 회사에서 일하는 중년 아저씨가 고딕 스타일로 차려 입은 미모의 아가씨를 데리고 심야의 회사 자료실로 내려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러면서 자기가 볼 때 이상했던 사건의 파일 하나를 툭 던져 주면 그 아가씨가 초능력, 혹은 영능력, 뭐가 되었든 그 사건의 내막을 좔좔좔 읊어주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죠.


일단 사건 1. "절벽"


유명 웹툰이라는데 전 웹툰을 잘 보지 않아서 전혀 몰랐던 '절벽귀'라는 작품을 영화화한 에피소드입니다.

살짝 설정이 달라진 부분들이 없지 않지만 거의 대부분 원작대로 따라가요. 단지 주인공들 비주얼이 성준, 이수혁이라는 게 포인트. <-

그 웹툰이 원작이란 얘길 듣고 찾아 봤는데, 전 그 이야기에서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 했습니다. 전혀 무섭지도 않았구요.

그런데 영화에서 뭐 특별히 덧붙이거나 더 강렬하게 살린 것도 없어요. 


그냥 굳이 말할 거리를 만들어 보자면, 요즘 구가의서에서 작살나게 욕 먹고 있는 성준의 연기가 이 영화에선 그럭저럭 괜찮다는 것 정도. 비주얼도 영화에서 더 잘 나오더군요. 찌질한 역이지만;

스니커즈는 PPL이었기를 바라봅니다. 뭐 원작에도 나온 소품이긴 하지만 이렇게 집중적으로 비중있게 비춰주는데 돈도 못 받으면 억울하잖아요(...)

차라리 마성의 스니커즈를 차지하기 위한 두 미남의 분투기라는 설정으로 개그를 만들었음 어땠을까... 하는 뻘 생각을;;



그리고 사건 2. "사고"


백진희, 김슬기가 나오죠. 정인선이라는 배우도 나오는데 전 잘 모르겠고.

여자 셋이 심야의 도로를 음주 운전으로 랄랄라 달리다가 사고가 나고. 정신을 차린 셋이 구조를 요청하기 위해 심야의 산 속을 헤매는데 요상한 일들이 계속 벌어진다... 라는 겁니다.


공포 영화 좀 보신 분들이면 바로 결말까지 예측하실 수 있습니다(...)

특별한 연출이 있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무난~하게 끝까지 갑니다.

엄밀히 말하면 중간에 의외의 장면이나 전개가 없는 건 아닌데, 그게 그냥 영 이상하거나 쌩뚱맞거나 그런 느낌이라서 그저 그래요.

차라리 옛날 옛적 KBS 독립영화관에서 봤던 '링반데룽' 쪽이 비슷한 소재를 다루고도 훨씬 무서웠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두 에피소드가 다 배경이 산이군요.


백진희가 사실상 주인공인데 그냥 뭐 백진희가 맨날 하던 캐릭터라서 좀 지루하구요. (예쁘게 나오긴 합니다)

김슬기는... 사고 나기 전까진 snl 김슬기였다가 사고 후부터 좀 달라지는데. 뭐 특별한 걸 보여줄만한 역할이 아니에요. 기대하시면 안 됩니다;



마지막으로 사건 3. "탈출"


우왕.

재밌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찌질한 교생 선생 고경표가 주술 매니아 왕따 학생이 대충 막 던진 얘기에 넘어가 괴상한 세계를 헤매며 현실 세계로 돌아오기 위해 분투한다는 내용입니다만.

'기담' 감독이 만든 영화라는 걸 나중에 확인하고 참 의외라고 생각했습니다. 분위기가 전혀 달라요.

스포일러를 피하면서 얘기하려니 자세한 얘긴 못 하겠고.

샘 레이미의 향기가 좀 진하게 풍깁니다. 이블데드 + 드랙 미 투 헬 냄새가 스멀스멀.

그런데 고경표가 의외로(?) 한국판 브루스 캠벨스럽게 역할을 잘 소화했어요. 그냥 snl 연기를 하는 것 같긴 한데 어쨌거나 잘 어울리니까 됐구요.

김지원도 찌질 발랄하고 괜찮았습니다. 특별히 예쁘게 나오진 않았지만 그 정도면 뭐.


굳이 단점을 찾아 보자면.

후반으로 가서 좀 늘어지는 부분이 있었고, 김지원의 대사들이 '막말하는 10대들은 이런 말투를 쓰겠지?'라고 상상해서 어른들이 열심히 흉내내본 말투의 샘플 같아서 약간;

하지만 그래도 재밌었어요. 가족분과 깔깔대며 즐겁게 봤습니다.



그리고 지인짜 마지막으로 액자 역할을 하는 이야기 '444'는...


민규동 감독이 연출하긴 했는데 특별히 민감독의 능력이나 개성을 보여줄만한 이야기는 아니었던 것 같구요. (어디까지나 액자니까)

반면에 원안자 DJUNA님의 취향이 시종일관 작렬하는 게... 하하하;

간단히 말해 이세영. 이 캐릭터의 분위기나 행동이나 말투 같은 게 듀나님 & 듀나님 작품의 몇몇 여주인공들의 혼합판이더라구요. 결정적으로 아저씨 혐오까지(...)


이 부분에서 가장 중요했던 건 이세영양의 미모 되겠습니다.

위에서도 적었듯이 고딕 스타일의 차림새를 하고 나오는데, 사실 스타일은 너무 화려하지도 않고 무난하지도 않고 좀 애매한 모양새란 느낌이었는데 이세영이 너무 예뻐서 그냥 다 오케이;

좋았네요.



간단히 총평을 하자면.

첫 에피소드는 원작 웹툰을 보지 않았다면 그럭저럭 볼 만 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다만 큰 기댄 마시고.

두 번째 에피소드는 참 난감했습니다. 그냥 무난하게 재미 없는 전설의 고향 현대판 같단 느낌.

이렇게 두 에피소드에 실망한 반향인지 뭔지 세 번째 에피소드는 엄청 재밌게 봤고, 액자는 그냥 무난했어요. 

하지만 옴니버스 세 편 중에 한 편이 괜찮다고 남들에게 추천은 못 하겠고(...)

하지만 예쁘고 잘 생긴 분들이 에피소드마다 마구 굴러다니니 보는 재미는 있었습니다. 확실히.


뭐 그렇습니다.


끝.



+ 오늘이 마침 또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개봉일이었고, 고등학생들이 수능 모의고사를 보고 일찍(?) 하교하는 날이라 학생 관객들이 많았어요. 특히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보러 왔다가 매진되어 굴러들어온 학생들로 인해 반사 이익을 좀 보는 것 같더군요. 하하; 다만 이 관객님들은 떠들지도 않고 집중하며 열심히 잘 보고 마지막 에피소드에선 신나게 웃더니 불 켜지니까 '뭐야 이거 완전 재미 없어!'라고 외치며 나가더라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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