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20 10:58
특작 부대에 대한 썰 중에는 믿기 어려운 것들이 많은데, 봤다는 사람이 여럿이라 믿을 수밖에 없는 것도 있습니다.
실미도 인근에서 조업을 하던 어민들은 그 무인도의 야산 능선에서 나무를 훌쩍 뛰어넘어 달리는 사람들을 자주 목격 했다고 합니다.
나무를 뛰어 넘어? 이 무슨 무협지에나 나올 법한 얘기인가 싶지만, 두 눈으로 봤다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니.
인간의 능력이 어디까지인가를 궁금케하는 일들은 비단 무서운 동네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정보기관에서 직원에게 하나의 언어를 완전히 습득시킬 때 부여하는 시간이 3개월이라고 합니다.
3개월이 지나면 일본어라고는 난이요 난데스카? 수준이었던 사람이 거의 원어민이 된다는 겁니다.
이 경우에는 된다기 보다는 되게 만든다가 보다 적확한 표현이겠지요. 역시 밥줄이 걸리면 사람은...
그래도 이건 뭐, 내년이면 영어학습 25주년을 맞으면서도 영어가 들리면 일단 죽은 척하는 저로써는 상상도 못 할 일.
그렇다고 소주에 맥주 붓고 그 위에 또 소주를 들이 붓는 일이 비범한 자들에게만 일어나는 이벤트는 아닙니다
처음 상경했을 때 입주한 고시원이 홀랑 타버려서 아는 분 소개로 어느 집 베란다에서 지냈더랬습니다.
그 집 따님께서 저라는 존재 자체를 증오하셔서 어쩌다 일찍 귀가하는 날이면 닌자술을 연마했는데요.
그때 수련에 정진한 덕에 저는 오줌 참기, 죽은 척 하기, 무소음 이동 등을 남 보다 월등히 잘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에 고무!
저는 문득 어떤 자신감과 확신에 힘 입어 합정동에 있었던 축지법과 비행술이라는 간판을 향해 돌진합니다.
왠지 그곳에선 늘어진 난닝구를 입은 중년이 자장을 입에 묻힌 채 공중 부양 하여 천장에 앉은 모기를 잡고 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에 사로잡혀서 말이지요. 그러나,
많은 분들이 궁금했지만 굳이 문을 두들기진 않았을 그곳은 이미 축지법과는 전혀 상관 없는 곳이었습니다.
도대체 건물주는 그 간판을 왜 그렇게나 오래 방치했던 걸까요?
어쨌든, 하 세월은 흘러 이제 그림자 분신술 펼칠 일도 없는데
최근 저는 다시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프런티어 정신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알려진바, <엔드게임>의 리얼타임은 3시간. 캡틴이든 스타크든 누구 하나 기어이 죽어나가지 싶은 이 긴긴 시간에
한국의 극장 환경상 광고가 20분 붙기 마련이며, 엔딩 크레딧은 길고도 길 것입니다. 우리는 도합 대충 퉁쳐서 4시간을 화장실 없는 세계에서 버텨내야 하는 것입니다.
왠지 멀리서 군가 "최후의 5분" 이라도 들려올 것 같은 위기.
그럼에도, 극장이라는 신전에 대한 예의로 곧 죽어도 콜라 한 모금 아니 할 수 없는. 이것은 영화관람인가? 극기훈련인가?
울부짖는 방광을 부여안고 극장에서 벌어질 게 분명한 소변과... 아니, 아와 비아의 투쟁.
허나, 옛 기억과 그때의 정신을 되살린다면 못 이룰 것이 아니도다.
어떤 이들은 나무도 뛰어 넘었다는데, 그깟 소변 하나 못 참으랴?
곧, 디지털로 리마스터링 된 운동권 영화계 전설의 레전드 <파업 전야>가 개봉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파업 전야 때 그러했다듯, 상영관 밖에 전경들이 깔려 있는 것도 아닌데 오락 영화 보러 가면서 왜 이렇게까지 비장해야 하는진 모르겠지만.
우리의 십 년을 즐겁게 해준 자본주의 절친에게 작별의 손수건을 흔들어주려 가는 길이니 우리 모두 초인의 마음이 되어 소변과의 투쟁에서 승리 합시다.
+
배우들 내한 영상 보다가 든 불만.
박경림은 누가 왜 자꾸 부르는 거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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