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02 16:01
일전에 늘보만보님이 분짜 만드는 방법을 상세하게 올려주신 적이 있지요.
(http://www.djuna.kr/xe/index.php?mid=board&page=20&document_srl=11747400)
베트남에 가본 적도, 분짜를 먹어본 적도 없지만
쌀국수라면 퍽 좋아하는 터라 주말 별식으로 해먹자고 마음 먹고
간장과 피쉬소스를 사러 동네 홈플러스에 갔다가 간장은 실패하고 말레이산 피쉬소스 한병을 사서
돼지고기를 다져서 양념하고, 잘라서 양념하고, 야채 절임도 만들었습니다.
잠시 다른 일을 하며 양념이 배어들기를 기다리다가
저녁 시간이 다가와 숯불을 붙이기 시작했습지요.
집에서 숯불 붙이는 게 가능은 하지만 꽤 정신사납고 번잡한 일이라 사진은 따로 없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다량의 숯불 양념 고기가 만들어졌습니다.
화분에서 민트도 따고 야채도 씻고 아무튼 휴대폰 들고 보면서 늘보만보님이 쓰신 대로 만들어서 상을 차렸습니다.
그리고 역시 글에서 말씀하신 대로(저는 말을 잘 듣는 착한 네티즌 후훗)
국물에 면과 고기와 야채 절임 따위를 듬뿍 넣어서 맛있게 냠냠
쌈도 싸먹고 그냥 국수처럼 훌훌 떠먹기도 하고 어느 쪽이든 훌륭합니다.
후기는 대략 이러합니다.
집에 식초가 2배 식초인 걸 간과하고 썼더니 좀 신 맛이 강해졌고ㅠㅠ
고기 양념 비율은 말씀해주셨지만,
고기대 양념의 비율에 대한 언급이 없어서 대충 눈대중으로 맞췄는데 제 입맛에는 약간 짰어요.
피쉬소스가 액젓보다 덜 짜다고 생각했는데 콤콤함만 덜할 뿐 염도는 비슷한가봐요.
그러나 그런 초보자의 소소한 실수를 제외하고는 정말 너무 맛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분식집 스타일의 새콤하고 달콤한 육수에 쌀국수 면을 말아서
달게 양념해서 숯불에 구운 고기를 곁들여 먹는 게 맛없을리가 없죠!!
게다가 제가 사랑해 마지 않는 실란트로를 듬뿍 쳐서 먹을 수 있어서 매우 행복했습니다.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담아 간략한 후기를 남깁니다.
다른 분들도 망설이고 계셨다면 한번 시도해보세요!! 숯불 굽는 게 힘들긴 한데;
정 어려우면 그냥 팬이나 오븐 구이로만 해도 충분히 맛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다음에는 그냥 팬구이로 해서 한번 더 해먹어보려고요.
ps. 느억맘이 늘보만보님은 그냥 피쉬소스라고 하셨는데
한글로 구글링 해보면 피쉬소스에 이것저것 넣어서 만드는 것을 칭하기도 하더라고요?
혹시 정확한 구분을 아시는 분이 계신지?
2014.10.02 16:05
2014.10.02 16:10
지대로 해드셨군요.
분식짜장 먹은줄 착각.
2014.10.02 16:35
동남아 간장(과 식재료)은 이태원 이슬람사원 가는 길에 있는 수입식품가게에서 팝니다.
2014.10.02 16:38
오늘 생전 처음 본 음식이네요. 베트남 음식인가 보죠?
2014.10.02 17:16
이런 게시물.. 괴롭네요. 먹고 싶어서..위액이 꿈틀꿈틀.. 분짜 가게를 진짜 하나 차리던가 해야지.
2014.10.02 17:51
먹고 싶다 먹고 싶다 먹고 싶다 먹고 싶다
하지만 나는 너무 게으르다....OTL
2014.10.02 19:45
우와!!! 진짜 해드셨군요. 뿌듯하기도 하여라... 정갈한 상차림에 상당한 내공이 엿보입니다. 맛있었겠어요!!
느억맘은 본디 시판 피쉬소스 자체를 말하고요, 거기에 양념을 더해 뭘 찍어먹는 건 느억맘짬, 느억짬(짬이 '점을 찍다'란 뜻이에요)이라 부르지요. 물론 혼동해서 쓰기도 합니다. 우리도 새우젓에 고기 찍어먹는다 하면 거기에 고춧가루, 참기름 같은 걸 섞을 수도 있는 거잖아요.
제가 양념대 고기 비율을 안 쓴 건, 안 쓴 게 아니라 못 쓴 거여요... 평생 눈대중으로만 음식을 해 온 터라 그 양념비율만을 알아내는 데도 하세월이 걸렸다는... ㅠㅜ 그리고 팬구이 하실 분들께 살짝 팁을 하나 더 드리자면, 일이만 원 정도 하는 토치(부탄가스 장착)를 하나 장만해서 팬에 속까지 다 익힌 다음 겉을 화르륵 그을리면 꽤 불내가 난답니다. 아부리 스시가 요렇게 만드는 거지요.
여튼 저도 사랑해 마지않는 분짜가 더 널리널리 퍼져서 제가 한국 돌아갈 때 쯤이면 어디서나 흔하게 사 먹을 수 있게 됐음 좋겠습니다. 해삼너구리님 정성스런 후기 및 보고 감사드려요~ :D 분! 짜!
2014.10.02 22:56
이런 게시물 자주자주 올려주세요~~
2014.10.02 23:30
최근 며칠간 치킨 햄버거 피자 등을 마구 드링킹 했으나 살만 찌고 뭔가 채워지지 않는 식욕이 있었는데, 이 글을 보니 제가 뭘 원하고 있는지를 비로소 알게된 기분이로군요. 아 먹고싶다.
2014.10.03 01:35
하하하. 어렵지 않으니 다들 한번씩들 시도해보시라니깐요.
Aem/ 아 맞아요. 이태원 가면 있겠죠. 그때 게시글 보고 당장 만들어 먹고야 말겠다는 급한 마음에 동네에서 구하다 보니 한계가 있었어요. 다음에는 이태원 다녀와서 만들어야겠네요.
와 재주 좋으시네요. 설명 읽으니까 더더욱 사먹고 싶어요;
위키피디아 영어 엔트리엔 Nước mắm pha에 여러 레서피가 있다는 설명이 나오네욥: http://en.wikipedia.org/wiki/N%C6%B0%E1%BB%9Bc_ch%E1%BA%A5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