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성역할과 사랑에 관하여

2012.10.13 01:18

피로 조회 수:3693

게시판에 재미있는 주제가 올라와서 끄적여봅니다.



#01

.

오늘날의 한국사회에서 남자가 짊어진 짐은, 남자입장에서는 무겁다고 생각할 법합니다. 

20대 학생 기준으로 일반적으로 데이트/소개팅의 비용 부담 비율로, 가장 흔하게 거론되는 비율이 7:3에서 6:4입니다. 

뭐 예외도 어마어마하게 많겠지만, 충분히 남자입장에서는 불공평, 혹은 부담스럽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


물론 이는 데이트하는 시간 동안에만 드는 비용을 따졌을때 그렇습니다. 

물론 여자들은 기본적으로 사회생활함에 있어서 남자에비해 좀 더 많은 돈이 듭니다. 

앞서 든 데이트 예를 생각해보더라도, 여자 입장에서는 데이트에 나가기 위해 드는 비용이 남자에 비해 많이 든다고 할 수 있겠지요. 

남자가 데이트나 소개팅에 나가기 이전에 비용과 노력을 안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만, 상대적인 비용과 수고가 그렇다는 말입니다.


지금까지는 그랬다는 말입니다.



#02.


우리 사회가 가부장적 사회가 된 근본적인 배경을 단순하게 따져보면, 결국 남자의 육체적인 능력이 살아남기위해 필요했기때문입니다. 

그러한 전통아닌 전통은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생존수단이 된 사회에서도 적용이 되었습니다. 

흔히 얘기하는, 남자가 바깥에서 돈을 벌어오고 여자가 살림을 하는 모델이 그것이죠.


하지만 돈을 버는 능력에 있어서, 남녀의 차이는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물론 지금이야 성에 대한 편견이 아직도 팽배해 부당한 차별의 요소가 산재해있다는 문제가 있지만.


어쨌든 남녀간의 선천적이라고 여겨진 능력의 차가 무의미하게 된 시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영역에서 남녀의 성역할에 대한 전통은 이어져내려오고 있고, 이는 사랑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03.

보통 사랑의 영역에서 남녀의 성역할은 이렇게 정의됩니다.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대쉬하는 남자, 그러한 남자를 선택하는 여자.


세상이 바뀌었으니 위와같은 구도는 편견이다! 라고 주장하실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러한 성역할은 아직도 뿌리깊게 남아있습니다.


이를테면 한 케이블 티비 프로그램인 "하늘에서 남자들이 비처럼 내려와"라는 프로그램을 보죠. 

한 여성에게 조건과 스펙이 좋은 남자들이 대쉬하고, 여자가 그 중 하나를 선택하는 포맷의 프로그램입니다.


뭐 남자입장에서는 조건과 스펙이 굉장한 남성들만 나오는 이 프로그램이 불편할테고, 

여자입장에서도 여자를 기회주의적인 태도를 가지고있다는양 호도하고 있다는 비판이 가능하겠지만. 


어쨌든 남자입장에선 여자의 선택을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자입장에서는 대리만족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꽤나 흥미로운 포맷입니다. 

(실제로 인기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런데 조금 관점을 돌려보죠. 만약 "하늘에서 여자들이 비처럼 내려와"라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어떨것 같습니까?


아마 제 생각에는 남자들은 대리만족을 느끼지 못할테고, 여자들 역시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왜 그러느냐, 


남자는 "사랑은 쟁취하는 것이다"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신에게 몰려드는 여성의 구애에 무관심해집니다. 자신이 쟁취한 사랑이 아니기 때문이죠.


반대로 여성의 입장에서도, 이는 별로 구미가 당기는 포맷이 아닙니다. 

오늘날 사회에서 여자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사랑의 코스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나에게 관심있는 것도 아닌 남자를 자기것으로 만드는 것도 아닌 프로그램에 흥미를 느낄수도, 감정이입할수도 없지요.


잠깐, 여자를 수동적인 존재로 국한시킨다고요?  

분개하실 분들이 굉장히 많으실겁니다. 음, 좀더 부연설명을 하자면 여자는 사랑에 있어서 결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닙니다.


물론 여자가 먼저 남자에 호감을 느낄수도 있죠. 

그런데 그때 여자의 구애법은 남자의 경우와 확연히 다릅니다. 

'남자가 자신을 좋아하도록' 유도하죠. 흔히 여자들 사이에서 쓰는 꼬리친다는 말, 그게 바로 근래까지의 여자의 구애법입니다.


어쨌든 현대사회에 사랑에 있어서 성역할은 아직도 확고합니다. 

그러니 "하늘에서 남자들이 비처럼 내려와"라는 프로그램은 만들어지고, "하늘에서 여자들이 비처럼 내려와"는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겠죠.



#04.


물론 사회는 늘 바뀝니다. 사랑의 영역에 있어서도.


지금의 남자와 예전의 남자는, 약간의 입장차이가 있습니다. 

이제는 경제력을 확보하게 된 여자의 '남자를 보는 눈'은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띕니다. 

남자도 이제 몸을 키우고, 외모를 끊임없이 다듬어야합니다. 여자는 경제적 능력 이외에도 남자의 외모적인 요소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남자 역시 단순히 "예쁜 여자"만을 쫒아다니기엔 그 자신이 갖춰야할 조건들이 많고, 여자의 좀 더 다른 측면을 고려하게 되겠죠.


하지만 이러한 변화양상속에서 남자들은 적응하기 힘들어 합니다. 

과거에는 대쉬를 하는 입장, 좀 비약해서 말하자면 여자를 선택해서 대쉬하는 입장이었던 남자가 이제는 여자에게 간택받아야하는, 

수동적인 포지션도 고려해야하기 때문이죠.


남자들의 여성혐오란 아마 이러한 사회 변화에서 기인하는 것 같습니다. 

소위 능력있으면 와이프는 물론이요, 바람도 피는 것이 나름대로의 잘나간다는 상징이었던 시대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그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더이상, 추남이라도 능력만 있으면 예쁜 여자와 만날 수 있다는 신화은 유효하지 않습니다.


남자가 나름대로 누려왔던 심리적 기득권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적응하기 위해서 스펙을 쌓고, 외모를 가꾸는 남자들은 그 와중에 남자가 당연히 부담해야했던, 

나름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는 수단이기도 했던 데이트 비용 등에 불평을 털어놓는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05.


물론 이는 여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직도 외모만 받쳐주면 남자 잘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여자들도 많습니다.

물론 이는 아직도 남자들의 사고가 '능력있는 여자'보다는 그저 '예쁜 여자'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는 이유가 크겠죠.


하지만 맞벌이가 필수가 되고, 돈이 생존을 보장하는 사회가 점점 가속화 되면서 여자와 남자 모두 그동안의 사랑 방정식을 탈피하고 새로운 눈을 뜨게 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생존이 걸려있기 때문이죠.


남녀 모두 서로 차별받고 있다, 는 말을 하고 싶을 겁니다.

하지만 변해가는 세상에, 우리의 가치관 또한 점점 변해갑니다.

지금 당장의 성차별적 요소를 바로잡는 것 또한 중요하지만, 그 전에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따르고 있던 과거의 남녀간 성역할에 대한 전통이 깨지고 있다는 것을 직시해야하지않을까 싶네요




#뱀다리.


전개한 논리에 있어서, 꽤나 비난폭격을 받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차'라는 말로 모든 것을 설명하기란 힘들겠습니다만.


일단 제가 전개한 논리는, 제가 남자입장에서 느낀 바에 의한 것일 뿐이고, 여러가지 반론이 있을 수 있겠지요. 


반박이 필요하다 싶으시면, 논리적인 비판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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