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16 05:03
새벽 한시에 깨서...아무리 뒹굴거려도 다시 잠이들지 않아 게시판에서 서성이네요
얼마만에 쓰는 글인지, 잊지는 않았었지만.
산후조리원이에요
지난 월요일 이 시간 즈음 아기 낳고 엇그제 조리원에 왔네요
별이는 내일 들어와요
초미니 베이비로 태어나서..저보다 며칠(몇 일 X, 듀게에서 배웠음!) 더 병원에 있었답니다
신생아 1.9키로라니...듣도 보도 못한 사이즈였어요 나도 작았다 해도 2.7키로 였는데;
너무나도 다행인건, 미니사이즈 이지만 아주아주 건강해요
아기가 뱃속에서 잘 못자라고 있으니 당장이라도 꺼내 인큐베이터에서 키워야 한다며 종합병원으로 옮겨졌을 땐 하늘이 노랬어요
다행히 초음파 검사결과와 태동 상태가 너무 좋아서 뱃속에 몇주라도 더 데리고 있었지요
(인큐베이터가 아무리 좋아도 엄마 뱃속만 못하대요)
작은 아기가 태동이 어찌나 센지...한밤중에 별이 발차기에 깨어 아파서 잠못잔 적이 한두번이 아니에요
딸이라, 예쁘게 발레하네~라고 생각하고 싶었는데 이건 뭐 온 뱃속을 축구장처럼 돌아다니며 빵빵 차대는 것이 우리 딸 뻥축구의 일인자 될 기세
그래도 모태효녀(역시 듀게에서 붙여주신 표현!)인건, 미니사이즈 덕분에 진통을 세시간 반밖에 안하고 쑴풍! 낳았다는거.
첫아이인데 세시간 반...역시나 듣도 보도 못한 짧은 시간이었죠
힘들게 머리 나오고 또 힘들게 어깨나오고 어쩌고..라고 배웠는데 우리 작은 별이는 머리 나오자마자 그냥 쏘옥 나와서 응애!하고 울었지요
그간 마음고생 한거를 한방에 보상해주는 압축적인 출산과정이었달까;
산후조리원에서 다른 엄마들 24시간 진통했다는 둥 하는 얘길 들으면 저는 명함도 못내밀겠어요
병원에 누워서 몸 좀 만들고 있던 우리 별이가 드디어 내일 퇴원해요
지난 삼일간은 퇴원준비 시킨다고 하루 삼십분씩 애기 젖병 물리고 트림 시키는 법을 배웠는데, 처음 별이를 안을때 어찌나 바들바들 떨리던지;
살면서 아기를 안아본 적이 거의 없어서;; 그 물렁물렁하고 보들보들한 살덩이를 목 부러지지 않게 잡고 내 품에 안는게 완전 미션이었어요;;
근데 어쩜 한팔로 안아도 하나도 안무거워 ㅠㅜ
우리 별이가 참 작긴 작구나 싶고..이건 뭐 2키로짜리 설탕봉지 무게인 거잖아;;
그래도 품에 안고 젖병 물리는 건 한두번 해보니까 좀 되는거 같은데, 트림 시키기는 정말이지 미션 임파서블;
처음 이틀간 트림시키기 실패하니 어제는 그렇게 해서 애기 어떻게 데려가려 그러느냐고 나올때까지 해보라더군요
근 사오십분을 쪼끄만 등짝 두드리며 안절부절 했는데, 결국 실패하고;
식은땀 뻘뻘 흘리고 있는 저를 간호사들이 불쌍히 여겨 그냥 눞혀놓고 가라더군요;
우리 엄마도 선배 언니들도 내 친구들도 다 애기 잘 낳아서 잘 키우고 있으니
나도 자연스럽게 잘할 수 있을거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내가 정말이지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깨닫고 보니 겁이 덜컥 나네요
산후조리원에서 좀 배우고 가겠지 하고 걱정 하나도 안했었는데
집에 나랑 별이랑 단둘이 있으면서 어쩔줄 몰라 우왕좌왕하고 있을 모습이 빤히 보여 멘붕..
이 상태라면 조리원 나와서도 당분간은 산후도우미의 도움을 받아야겠어요
엄마는 낮에 전화와서, 오늘이 별이 시집가기 전까지(;;;아니 내가 서른 다되도록 어땠길래;;) 마지막으로 맘편히 쉴수 있는 날이니
종일 푸욱 쉬고 많이 자두라고 하셨는데 이런 저런 생각에 도무지 잠이 들지 않아요
우리 별이 되게 이쁜데 인큐베이터실에서는 사진을 못찍게 해 인증샷 못올려서 아쉽네요
(벌써부터 팔불출;;; 입체 초음파 때부터 태아가 미녀라고 오만 자랑 다 하고 다녀서 다들 기가차 했음)
딸이 아빠를 닮았는데 이~뻐~
하긴 내눈에는 아빠 얼굴도 귀염상이니 ㅋㅋ
(이건 뭐 박지선도 아니고 (어제자 개콘 참조) 심지어 여기 게시판에 아빠 얼굴 아는분들 꽤 계신데 이런 과격한 발언을;;
무한 애정을 가지고 오랜 시간에 걸쳐 면밀히 지켜보면 귀여워보이는 얼굴임!!)
아무튼 우리 애기 내일 데려오는데 초초초보 엄마에게 용기를 주세요!
작지만 건강한 별이에게도 쑥쑥 크라고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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