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별 약속이 없으면, 저는 종일 집에 있습니다. 백수니까요. 루이죠지도, 당연하지만 종일 집에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셋이 침대에 오골오골 모여 있습니다. 물론 운동하거나 요리를 하거나 다른 일을 하기도 하지만 책을 읽건 영화를 보건

TV를 보건 대부분 침대 위죠. 루이죠지도 침대 말고 은밀한 자기만의 칩거장소가 있긴 하지만(되게 웃겨요, 구석에 혼자 숨거나

상자 안으로 기어들어가서 조용히 명상하는 느낌) 결국에는 침대로 모여듭니다. 오골오골. 침대 안에 자는 애들을 구겨넣고 꼬옥,

끌어안고 있으면 서늘한 반지하가 따뜻하고 아늑해요. 오늘도 그렇게 우리 셋이서 행복한 휴일을 보냈죵.

 

  사실 별 할 얘기는 없지만, 오늘 자고 자고 자고 또 자는 루이죠지를 찍다 보니 올리고 싶어졌어요.

 

자고

  자고 

또 자고.

 

     위의 세 장은 전에 찍어둔 사진이고 아래 것은 오늘 찍은 따꾼따꾼한 사진. 3년 반을 보는데도 볼 때마다 신기해요. 저렇게까지 똑같이;;;

죠구리가 먼저 저러고 자고 있었는데 루이가 졸음와서 비칠비칠 다가오더니 같은 포즈로 폭삭, 주저앉았단 말이죠.  

 

까꿍! 올린 적 있는 것 같긴 한데, 제일 좋아하는 사진>3<뽑뽀뽀ㅃ뽀뽀ㅃ뽀뽀!!!

 

  애인님이 안방 창문에 방충망을 달아줘서(집주인이 방범창 달아줬으면 됐지 방충망까지 달아줘야 하냐고 해서-.-) 안방 창문을 열 수 있게 되자

아무것도 없는 창가에 가 있는 일이 많은데, 그야말로 동물원 철창st라서 아름답지 않군요. 집주인이 허락할 리 없지만 방범창 너머 있는 벽에 벽화라도

그릴까 생각해봤어요. 파스텔톤으로, 이쁘게. 그래봤자 방범창이 너무 살풍경하겠죠. 그럼 방범창을 칠할까! ...이렇게 머리를 굴리는 저는 시간이 너무

많아서 그래요, 눼. 그저 햇빛이 좀 들고 바깥에 구경할 게 있는 창문을 애들에게 주고 싶어요. 도, 돈벌어야지.....(끄응) 

 

 

   쇼핑몰 박스가 오니 교대로 들어가 앉습니다. 루이 저기 가둬놓고 엎어놓으면 되게 재밌어요. 루이는 낙낙했는데 죠구리가 들어앉으니 꽉 찹니다.

결국 죠구리가 저거 튿어먹어 옆구리가 터져 버렸어요.

 

 

2. 무도 없는 토요일을 대체하고 있는 건 신화방송! 전 열다섯~슴한살을 아이돌 빠질에 불살랐더랬는데, 우리 오빠들이 '걸림돌'이건 뭐건

그냥 보고 있으면 좋아요. 잔주름 늘어가는거 체력 달리는 거 보면 좀 애잔하고. 팬아트( --)..........한답시고 얼굴 가열차게 그려댔던 터라

눈코턱 손 댄 멤버들 보면 어흑, 하지 말지! 하기도 합니다. 신화방송은 혼자 봐야 재밌어요. 근데 이거 팬심 증발시키고 예능으로만 봐도 되게

웃긴 거 같아요. 어제 가족오락관 보면서 웃다가 토할뻔;;

   아무튼, 지난달에 라디오스타랑 신화방송 몰아보고 나서 업된 마음에 끄적끄적한 낙서. 옛날에는 이 오빠 눈 감고도 그렸는데 말이죠.   

(아, 에릭임.ㅋ)

  이 화제와 연이어서. 어제 채널 돌리다 탑밴드 2를 중간부터 봤는데, 애쉬그레이가 나오던 지점이었어요. 헐, 노민혁이다.

열다섯에 제 빠질 스타트를 끊어준 게 바로 클릭비 노민혁이었다구요. 그때가 인터넷 첨 보급될 때라서 제가 인생 최초로 만든

메일주소에는 노민혁의 min이 들어가 있........................................우짜든동 어느샌가 관심밖이어서 뭐하고 사는지도 모르고 있었는데,

티비에 나오잖아요. 아이돌 할 때는 클릭비 일곱명 중에 제일 인기 없었는데(그러고 보면 그 무렵 신화에서 에릭 인기도 바닥-.-)

벌써 서른ㅠㅠㅠㅠㅠㅠㅠ쯤 되니 훈훈, 하더군요. 어쨌든 덕분에 탑밴드에도 낚여서 1, 2화 정주행했에요. 장미여관의 봉순이

느무 좋음요 호호호. 사실 전 거기 나오는 밴드들이 유명하다 쩐다 어쩐다 해도 거의 몰라요.

 

 

 

 

3. 다쳤던 다리는 꽤 많이 나아서, 뼈가 95% 정도 붙은 듯해요. 뛰지는 못하지만 꽤 잘 걷고, 수영도 재미있고 자전거도 잘 타죠. 그런데

나으면 나을수록 저는 개운하게 즐거워할 수 없군요.

 

으항ㄹ으ㅡㅇ으응루밍룸안ㄹ 일하기 시렁룬어룸나어링ㄴ륀마훔ㅇ니롱니ㅏㅎ뫠냐롬!!!!!!!!!!!!!!!!!!

 

  올해까지만 보험금 까먹으며 놀면 안될까 으훠으룽루ㅠㅓ울ㅇ 이런 생각을 하루에 삼십 초쯤 하기도 합니다. 

사실 전공 살리면 취직하고 먹고 살 만큼의 돈을 버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에요. 제겐 먹여살려야 할 애들이 있으니 일해야 할 동기도 동력도 충분하고.

 오늘 베프랑 길게 통화하면서도 새삼 되짚은 건데, 저는 그냥 사고 전의 인생을 그대로 이어서 살기가 싫은 듯해요. 내 인생이 이제는

다른 데로 튀어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어서. 뭐가 되게 하고 싶고 꽂히는 게 있는 건 아닌데, 정말 엉뚱하고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 그런 일을 해보고 싶다는.  물론 놀고먹는게 행복하고 편해서이기도 하지만요:D 아 전업주부 하고 싶다, 이런 생각을

태어나서 처음 해봤다니까요.

 

   뭐, 이러고는 있지만 때가 되면, 닥치면, 성격대로 뭐든 하고 하는 대로 해 나갈 거예요. 자꾸 뇌까리지만 마지막 백수의 나날들은 그저

아름답고 아쉬우므로 애잔할 따름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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