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네. 5.18입니다.

보니깐 네이버가 5.18인데도 메인 로고를 전혀 건드리지 않고 평상시 것을 쓰고 있다고 까이고 있더군요.

왜 준비 안 했냐고 사람들이 문의하니 '정치적인 건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하니 좀 그래' 라는 답이 왔다고.

그래서 웹상에서 가루가 되고 있긴 한데...


다음도 바뀐 게 없고 네이트도, 구글도 마찬가지에요;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네이버가 대표로 까이고 있긴 하지만 뭐 다들 마찬가지라는 얘깁니다.

갑자기 궁금해져서 작년엔 어땠나 검색을 해 봤는데, 역시 마찬가지군요. 그 분(?) 눈치 때문에 올해만 이러는 것도 아니라는 얘기. (다행이라고 생각해야하나... -_-;;)


뭐 포털에서 이런저런 날에 메인 로고로 장난치는 걸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진 않습니다만. 그래도 좀 신기합니다. 5.18이란 이런 날이었구나(?) 싶기도 하고.



2.

26년 출연 이후로 대표적인 종북좌빨 아이돌(...)로 등극한 임슬옹군이 트위터에다가 5.18에 대한 언급을 했다가 우국청년-_-들에게 신나게 까이고 있는 모양입니다.

뭐 그렇게 욕하는 멘션을 리트윗하며 '신기하게 이런 사람들 중엔 프로필 자기 사진 쓰는 사람 하나도 없더라ㅋㅋ' 라고 코멘트하는 걸 보면 쿨싴하게 잘 넘기고 있는 듯 합니다만.

팬들 입장에선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이런 심각한-_-이슈에 대해 언급하며 욕을 먹는 게 좋지는 않을 거에요. 그래서 팬들은 오히려 말리는 분위기이고 이해는 가긴 하는데,

그 와중에 이런 의견들이 많이 보이더라구요. 


"상반된 해석이 가능한 명백한 팩트가 존재하는 게 현실인데 저런 식의 발언은 좋지 않다."


그 '상반된 해석이 가능한 팩트'가 뭔지는 적지 않고 있지만 대충 짐작은 가죠. 종편이나 일베에서 떠들어대는 간첩설이나 북한국 개입설 뭐 이런 것 얘기일 텐데.

꼭 일베 유저가 아니어도 저런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정말 참으로 매우 대단히 몹시 심하고 격하게 많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깝깝해지더군요. -_-;;


+ 2pm 찬성군은 아마도 '민주화'를 비롯한 일베 용어에 대해 비판적으로 한 마디 했다가 역시 우국청년-_-들에게 까이고 팬들에게 관리 받는 중. JYP 컨셉인가효(...)



3.

보통 요즘의 우국청년 범람 분위기에 대해 '학교에서의 역사 교육 홀대가 문제'라고들 많이 이야기를 합니다만.

글쎄요. 정말로 그게 문제인 것인지 전 좀 아리까리합니다.

일단 뭐 짧은 시간, 부실하게나마 배우긴 분명히 배우니까요. 5.18에 대해 한 시간 배울 것을 두 시간으로 늘린다고 해서 이런 현상이 줄어들 것 같지도 않고 말이죠.


뜬금 없는 얘기지만, 제 10대 시절에 대한민국을 지배했던 일본 만화 '드래곤 볼' 생각이 납니다.

제가 드래곤 볼을 보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 가장 기억에 남고 폼난다 싶었던 건 손오공의 태도였어요.

이 녀석은 지구의 평화나 우주사회 정의 실현 같은 데엔 정말 관심이 없죠.

그저 싸움을 좋아하고, 이기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싸우고 싸우고 또 싸웁니다. 뭐 물론 가끔 친구들 걱정도 하고 분노하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근본적인 이유는 '그저 싸움이 좋아서'.


이전까지 봐 왔던 만화들. 특히 당시의 한국 만화들의 주인공들이 싸우는 이유는 정의를 위해,  친구를 위해, 민족과 국가를 위해, 세계 평화를 이루기 위해. 뭐 이런 거였거든요.

그렇게 보편 타당하고 위대하며 심지어 성스럽고 거룩학 가치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싸우는 주인공들만 보다가 '그냥 내가 좋으니까ㅋ' 싸운다는 손오공을 접했을 때의 느낌은 그야말로 신선 그 자체. 살짝 오버하자면 뭔가 세계관이 살짝 비틀어지는 느낌까지 받았다... 라고 우겨도 될 만큼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후에 봤던 일본 만화들도 그런 게 많았어요. 그냥 싸우는 게 좋아서 쌈만 붙으면 아버지에게도 발길질을 서슴지 않는 란마라든가. 그냥 좋아하는 여자 꼬시고 싶어서 농구하는 강백호. 그리고 그저 지가 좋아하는 사람 하나 지키겠다고 인류를 멸망시키는 일도 거침 없이 저지르는 CLAMP 만화의 숱한 주인공들 등등. 다들 정말 좋았습니다. <-


요즘 일베 유저들이나 일베에 영향받고 자라나는 꿈나무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어요. 쟤들의 심리가 혹시 그 때의 나와 비슷한 건 아닐까.

아직까지도 한국에서 진보나 중도 보수(자칭 말고;) 쯤 되는 사람들은 참 남에게 가르쳐야할 것이 많습니다. 인권도 그렇고 역사도 그렇고 말이죠. 그래서 보면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며 가장 적극적으로 꼰대질(...)을 하는 게 그 쪽 사람들처럼 보이게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심각하고 거대하고 위대하고 성스러운 가치를 가르치는 거죠. "이건 반드시 받아들이고 따라야한다."


근데 10대들이나 기타 젊은 세대들 입장에선 그런 태도 자체가 참 별로거든요.

제가 10대 시절에 어른들이 가르치던 '하찮은 개인 따위,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치는 게 영광이지롱' 과 같은 식의 사고 방식에 신물이 나 손오공을 추종-_-했고 대학 선배들이 권해주는 책 속에 적혀 있던 한국 근현대사 이야기에 빠져들었 듯이.

지금 어린 세대들은 자꾸 밥 벌어 먹는 데 하등 도움 안 되는 거창하게 정의로운 얘기들을 엄숙하게 강조하는 사람들에게 질려서 그 반대의 이야기를 해주는 뉴라이트, 일베 같은 측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게 아닐까... 라는 뭐,


전혀 근거 없는 개소리 되겠습니다.



4.

근데 그렇다고해서 안 가르칠 수도 없는 노릇이고. ㅋㅋㅋ

가뜩이나 지금 정권은 뉴라이트, 일베의 아이돌 중에서도 아이돌, 최종 병기 그녀가 잡고 있구요.

세상의 흐름에 맞춰 종편에선 매일매일 말도 안 되는 헛소리들을 Full-HD 화질로 티비 전파에 태워 날려 보내고 있으니 도대체 뭘 어떻게해야 이 난국이 해소될지 감이 안 오네요.

세계 경제가 갑자기 말도 안 되는 기적의 호황이라도 맞아서 다들 취업 제꺽제꺽되고 연봉 5000씩 받으면서 널럴하게 살게 되면, 그렇게 삶에 여유가 생기면 좀 나아질까요. -_-



5.

어울리잖게 심각한 얘길 적자니 말이 꼬이고 글이 엉키고 뇌에 과부하가 걸려 힘들군요;;;;;;;;

이승환 노래나 듣자고 우기면서 끝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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