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시절의 저는 본조비 퐈순이였습니다.

존본조비 주니어가 태어났을 때 베이비시터 아르바이트를 하겠다며 유학계획을 짜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게 헛꿈이란 걸 알았을 때 주니어 선물을 사기로 결심 했지요.

일주일에 용돈 1만원 받는 걸 모아서 테이프사던 범생이였는데, 참고서 산다고 자금 모아서는 백화점을 돌아 모자를 샀어요.

(그 모자는 좋아하던 과학 선생님의 출산 선물로 쓰였습니다.)


고3 주제에 팬클럽 활동도 하였고,

임원진 왕언니가 만든 존본조비 캐리커쳐를 잘 코팅해서 책갈피 만들던 일도 도왔어요.

그건 팬클럽 내 신청자에게 배포되었어요.


1995년에 저는 대학생이 되었죠.

OT 가던 길에선는 '널 믿었던만큼 내 친구도 믿었기에'가 흘러나왔고, 

동기녀석은 OT 뒷풀이에서 그 노래를 맛깔나게 불러서 선배님들 사랑을 독차지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두둥...


1995년 본조비가 내한을 하였습니다.

과외한 돈 모아서 최전선 두번째 줄에서 공연을 보았습니다, 팬클럽에게 특별 제공된 자리였어요.

공연의 기억은 없습니다, 잠시 정신을 놓았던 듯 싶어요.


남자 많은 공대를 간 덕에 고3 촌티를 벗기도 전에 과CC도 해봤고,

이승환의 천일동안을 들으며 뜬금없이 펑펑 울기도 했어요.


어제발 소식으로는 올해 본조비가 내한 공연을 한다는군요.

그래서 저는 오늘 친구들과 내한공연 축하파티를 하러 홍대로 갑니다.

아들놈도 자세한 사정을 알면 섭섭해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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