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풀려진 검찰개혁

2019.12.05 17:53

Joseph 조회 수:1044

오늘 재미있는 기사를 읽게 되었습니다.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3995255&code=61171111&cp=du


아래 기사에서 제가 주목한 것은 강준만 교수의 아래 의견인데, 제 생각과 일치합니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도 최근 펴낸 ‘강남 좌파 2’(인물과사상사)를 통해 가차 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조국 사태는 문재인 사태였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지난 8월 여론조사들에선) 조국 임명 반대 의견이 찬성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반대에 문재인 지지자들의 상당수도 가담했다는 걸 의미한다”며 이렇게 말한다. “(문 대통령이) 생각을 바꾸지 않자 지지자들은 ‘조국 사태’를 ‘문재인 사태’로 인식하고 ‘문재인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 희대의 ‘국론 분열 전쟁’에 참전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전쟁의 명분으로 ‘검찰 개혁’이 과도하게 부풀려진 상태로 등장한 것이다.”


알려졌다시피 강 교수는 한국 사회에 ‘강남 좌파’라는 용어를 퍼뜨린 주인공이다. 강남 좌파는 학력이나 소득 수준은 높지만 정치적으로는 좌파 성향을 띤 사람을 가리킨다. 한데 이 용어는 언젠가부터 한국 정치의 핵심을 이해하는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강 교수는 조국 사태로 위선에 둔감한 강남 좌파, 나아가 진보 진영의 문제가 드러난 만큼 “진보의 의제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마 검찰이 가장 만신창이가 되었고, 검찰 개혁에 대해서 누구나 필요성을 공감했던 가장 심각했던 시기가,

2012년 현직 검사인 김광준 씨가 구속되고, 서울동부지검 검사가 피의자와 성관계를 가진 등등의 온갖 부정이 불거지던 시기,

그리고 박근혜 정부 당시 증거 조작, 국정원 댓글 사건 조사 뭉개기, 우병우 민정수석을 통해 검찰을 정권의 오른팔처럼 쓰던, 그리고 제주 지검장 음란행위 등등이 불거진 2014-2016년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던 것이 박근혜 정권에 대한 특검을 시작으로, 

이제는 힘이 떨어진 전 정권에 대해서, 당시 여권으로부터 지나치게 과도하지 않냐는 비난을 받은 수사 (A.K.A. 적폐수사)를 국민의 지지를 업고 진행하면서 검찰 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많이 줄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던 검찰 개혁 의제가 마치 국가의 1순위 과제처럼 등장하게 된 것은,

바로 강준만 교수가 지적했듯이 (문재인 대통령의 오른팔이 될 것으로 여권, 그리고 문재인 지지자들이 기대했던) 윤석열 총장이 갑자기 내 편을 물고 늘어지는 것이 확인된 이후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바로 그 검찰개혁을 떠들던 조국 씨가 (+그리고 그보다 상부의 누군가가) 비위 혐의가 입증된, (하지만 내 편인) 공직자에 대한 감찰을 직접적으로 중단시킨 유재수 씨 사건으로부터 

사실 검찰개혁을 하고자 했던 이유가 검찰 권한의 불편부당한 사용, 권력으로부터의 사유화 방지, 문민적 통제가 아니라

바로 내 편에 대한 공격 (수사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추정적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문재인 지지자들은 "문재인을 지켜야 한다"는 그들만의 절대적 명제로부터 비껴나서

검찰 개혁이 무엇을 위한 것이냐에 대한 논의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04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61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5474
179 [영업] 진산 마님의 고양이 귀 [2] 룽게 2019.12.24 601
178 정치 바낭 hermit 2012.11.24 796
177 [정치잡담] 정치꾼과 정치가 [2] 피로 2013.03.26 894
176 [바낭] 다큐멘터리. [1] 닥호 2013.01.06 928
175 (바낭) 기억력 [1] 피로 2012.04.18 996
174 한국과 일본, 판데믹 시대의 정치/국제 정치 [12] 타락씨 2020.03.07 1008
173 {영상} Do As Infinity-遠くまで(멀리까지) [5] miho 2011.07.13 1014
172 일분짜리 영상물도 영화일까요 [2] military look 2012.11.01 1042
171 호빗 어디서 보는게 제일 좋을까요? [3] svetlanov 2012.12.17 1061
170 나른한 오후에 듣는 신나는 노래들..? [2] catgotmy 2011.07.21 1093
169 (D-47 디아블로3는 생활) 경매장 관련 질문, soboo님께 도움 요청. [2] chobo 2012.11.02 1121
168 급박한 상황 같은가요 [1] 가끔영화 2011.12.22 1130
167 [티켓판매완료] 내일 뉴타운컬쳐파티 / 2011 전국자립음악가대회 [2] 13인의아해 2011.04.29 1172
166 [생활잡담] 드디어 TV 교환(예정) + 공각기동대 블루레이 구입과 꿈. [2] 가라 2012.06.19 1180
165 [이것은정치바낭] 비틀즈는 위대하네요. 음악은 살아남을 수 밖에 없죠. [4] 허걱 2012.12.21 1202
164 김장 후기 [4] 칼리토 2018.11.14 1218
163 누구들일까요 [2] 가끔영화 2011.05.12 1226
162 요즘 읽은 소설들과 파리 5구의 여인 칼리토 2013.05.09 1234
161 한 주 동안 헉헉헉 Trugbild 2013.03.09 1256
160 GTA도 GTA지만 [1] 국사무쌍13면팅 2013.10.08 126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