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피스토님의 가족 논리에 ...

2011.05.23 19:03

허튼가락 조회 수:3060

어떤 사항(가령 성매매)에 가족의 논리라고 불리는 것을 끌어들이는 것이 논의를 정상적이지 않게 만든다고 지적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몇번이고 나온 사항지만 이해가 가장 쉬운 사형에 대해 이야기하죠.

 

저는 사형반대론자입니다. 물론 제 가족이 흉악한 일을 당했다면 제 생각이 그 때는 어떻게 변할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 현재 생각합니다. 그런 경우를 당했을 때 생각하는 것보다 지금하는 생각이 더욱 더 이성적일 것이라고요. (그리고, 그런 흉한 경우를 당했을 때에도 지금의 생각들을 유지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찬성과 반대의 어느 쪽이 옮음은 지금 논의에서 제외하고) ‘사형이 범죄율을 낮추는데 도움이 되기는 커녕 여러가지 불합리를 일으킨다는 지금의 제 생각이 내 가족을 죽였으니 너도 죽어야만되라는 생각보다 옳다고 여기는 이유는 여러가지 자료들과 틈틈히 벌어지는 사인들에 대한 제 생각의 정리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감정이나 혹은 너 가족이….?” 따위의 질문에 의거하자면, 제 노모에게 소매치기만 하다 조금의 상해만 입혀도 그 넘은 때려죽여 마땅하지요. 하지만 이걸 논의라고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너 가족이 흉악한 일을 당했어도 사형폐지를 주장할 거냐?"라는 질문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아니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이성적인 논의를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것이죠. 당연히 죽음에 관련된 사항도 이런데, 성매매나 동성애라는 문제에 대한 질문도 똑같지요. 이 질문들이 꺼려지거나 그 상상이 싫어서가 아닙니다. 죽음에 대한 질문도 상상하는데, 성매매 혹은 동성애 상상을 못하겠습니까.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상상도 합니다. 하지만 그 상상과 별개로 결론은 사형때와 같습니다.

 

전 그 질문의 사항을 상상하기 보다 (혹은 그 질문이 없는 상태가 더욱 좋겠지만) 지금 주어진 현실들과 자료들에서 결론을 이끌어 내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상상의 질문이 진짜 제게로 와서 현실이 되었을 때, 제게 진정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 글이 다른 게시글이 언급되어 뒤늦게 이 글을 붙입니다.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본문은 성매매 논쟁이 아닙니다. 이 글은 논쟁에 "만약에 네 가족이..."라는 가정을 끌어들이는 것이 논쟁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에 대한 글입니다. 기우로 덧붙여봅니다.)


 

반복되는 논의에 그만 바낭을 하고 말았습니다. 죄송한 마음을 노래로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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