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동안 헉헉헉

2013.03.09 20:15

Trugbild 조회 수:1256

이번 한 주는 이리 저리 돌아다니다 가버렸네요.

 

처음 시작은 제 거래처 담당자 장인상이 있다는 소식이었죠. 다행히 서울이라 문상 다녀오고 그 다음날 다시 당일 치기로 지방출장을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목요일)에는 목포, 광양, 순천, 여수 등지를 이틀안에 주파하는 출장 코스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목포에서 사람들을 만나자 그 들이 대뜸 그러네요 '이렇게 무서운 곳에 오셨느냐'고. 그러길래 한 마디 했습니다. '서울은 눈뜬채로 코베어갑니다' 도대체 뭘 내가 했는지 모를 정도

 

로 하루가 휙 가버리더군요. 오후 세시가 조금 넘으니까 목포에서 일을 다 마치게 됐고 그리고 저는 다시 순천으로 가는 버스를 탓습니다.

 

순천에 오니 오후 5시경. 오후 3시에 출발해 2시간 걸려서 '뭐 이렇게 오래 걸려' 하는데 알고 보니 그나마 고속도로 뚫린게 그거라고. 전에는 3시간 걸리는 코스였답니다.

 

막상 순천에 오니 만날 사람들은 '늦었으니 내일 만나자'고 연락 하고 땡입니다.

 

그래도 서울에 있을때 지방에서 누가 오면 저녁도 대접하고 그런 훈훈한 광경을 보고 들은 저로서는 좀 그렇더라구요. 그렇다고 또 숙소로 가면 '무능 인증' 같아서 전에 신세진 분\

 

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그 분은 미리 전화 하지 그랬냐고 지금 다른데 와있다고 미안하다고 하시더라구요. 결국 숙소 정하고 씻고 일찍 잠을 청했습니다.

 

기차에 차에 시달린 탓인지 잠은 정말 달게도 오더군요.

 

다음날 사람들을 만나려고 어슬렁 거리는데 제일 먼저 택시가 눈에 띄더군요. 순천 콜택시 브랜드인데 이름이 '미인 콜'이랍니다. 이름이 특이해서 찾아보니 태백산맥에서 읽었던

 

'순천가서 인물 자랑 말고 여수가서 돈자랑 말고 벌교가서 주먹자랑 말아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거기에 착안해 지은 이름같더군요.

 

뭐 들리는 말로는 인물이란게 미남, 미녀가 아니라 유명인이란 의미라지만.. 뭐 사람들한테 한 번에 떠오르는 건 미남, 미녀니까 저렇게 지었겠죠.

 

거기서 순천 지나 여수까지 한 번에 질주했습니다.

 

광양에서 점심을 먹는데 섬진강 하구에서 굴이 난다고 하나 먹어보라는 군요. 원래 저 굴 안먹거든요. 그래도 대접한 사람들 한테 예의가 아닌거 같아 굴 두개를 먹었습니다.

 

벚굴이라는데 굴 종류를 잘 안먹었으니 뭐가 뭔지 모르고 그냥 '역시 벚굴이 맛이 다르네요'라는 정도? 멘트만 치고 왔습니다.

 

밥 먹고 났는데 앞에 섬진강이 펼쳐지더군요. 맨날 서울에서 이리 시달리고 저리 시달리다 문득 섬진강을 보니 참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결국 부지런히 이리 뛰고 저리 뛰어서 예정시간안에 여수 엑스포 역까지 가게 됐습니다.

 

여수 엑스포장 앞에 있는 역은 보니 참 작더라구요. 기차표 새로 구하기 위해 시간 벌려고 하면서 돌아다니는데 어디선가 '오버 더 레인 보우'가 들리는 겁니다.

 

봤더니 사일로에 만든 파이프 오르간이 혼자 연주하고 있더군요. 분위기가 묘했습니다. 이상 기온으로 따뜻한 날씨에 텅빈 박람회장에 혼자 연주중인 파이프 오르간은 뭔가

 

자극이 되더라구요.

 

10~20분 시간 보내다 다시 매표구로 가자 빈 자리가 났다고 해서 재빨리 표를 사서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회사에선 '머리좀 식혀라'는 의미로 일부러 보냈다고 하던데 저는

 

머리는 식혔는지 알길 없고 집에 오니 또 다음주가 묵직하게 버티고 서있네요. 참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또 어떻게 든지 살아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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