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무에 시달려 듀게도 며칠 못들어 오다보니, 오늘 만큼은 칼퇴근 하리라 다짐하며 이런 상바낭을 하는군요.
제목 그대로 저는 왜 이렇게 화장실 가기가 싫을까요? 물론 너무 바쁠 땐 갈 시간도 없을 때 많지만 사실은 가기 싫어요. 특히 회사 회장실 넓게는 공중화장실.


너무 사춘기 계집애 같은 발언이라 조심스럽지만 저는 제 용변보는 소리를 남이 듣는 게 정말 끔찍하게 싫습니다...더불어 남의 소리도요. 또한 제 용변 냄새를 남기는 게 정말 싫습니다. 그리고 남의 용변 냄새를 맡는 것도 너무 힘들어요. 그래서 저는 큰 볼일을 밖에서 해결하는 건 생각도 할 수 없고(직장생활 하면서 그래본 적이 없는 것 같네요) 겨우 소변이나 보는 정도인데 그것도 귀찮고 싫어요. 하루에 커피를 7~8잔 블랙으로 마시니 무슨 이뇨작용처럼 일어나 자주 가는 게 맞는데 그걸 자꾸 참고 있어요. 그냥 화장실 딱 들어갔을 때 윗부분이 터져 있는데도 공기중에 고여있는 타인의 용변 냄새가 고역이고 또 옆칸에 누구라도 있으면 습관적으로 물을 내려야 해요. 이게 더 비위생적이라는 거 아는데 옷벗고 입으면서 팬티 튕겨지는 소리, 용변 배출되는 소리, 기타 등등 그냥 미세한 잡음조차 들려주기도, 듣고 싶지가 않아요. 화장실은 그러라고 있는 장소가 분명한데도 말이에요. 제 직장생활 스테레스 중 가장 큰 요소중 하나입니다. 저 같은 분 어디 또 없을 것 같네요.


김희애라는 탤런트를 저는 아주아주아주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어요. 그니가 첫 데뷔를 했던 드라마를 봤다고 하면 연식 증명되겠지만 (그래요 뭐 나이차이도 그닥 많이 나지 않죠), 저는 처음부터 동경했었고 다른 연자연예인에 비해 화려하지 않지만 지적인 분위기가 나는 그 얼굴이 좋다고 생각했거든요. 예쁘다기보다는 좋다는 생각, 나도 저런 성인여자 얼굴을 가져야겠다는 동경. 과거의 숱한 드라마에서 그녀의 연기는 저를 실망시킨 적이 없었죠. 어떤 캐릭터를 맡아도 적역인 것 같고, 후남이면 후남이, 산 너머 저쪽의 싸가지 없는 조각가( 또는 도예가)로 나왔을 때는 정말 그 커트머리가 충격적인 변신일 만큼. 그러다가 결혼을 하고 근 10년 가까이 쉬다가 컴백하지요.


그러니까 저는 그녀가 싫어진 어느 시점이, 정윤기와 손잡고 스타일을 바꿨을 때부터 였던 것 같습니다. 긴 머리를 단발로 싹둑 자르고 당시 연예인들에게 입소문 난 바네사부르노 반짝이 가방을 들고 나오고, 클래식한 재킷에 프리미엄 진을 매치한 스타일로, 그 전의 어쩔 수 없이 참하고 조신한 얼굴과 스타일에서 벗어나 헐리웃 셀렙 스타일로 탈바꿈 하고 나오게 된 그때부터요. 그렇지만 개인적인 커리어는 그때부터가 승승장구였고, 30~40 여자들의 워너비가 되었나요? 화장 안 한 것 같은 말간 피부를 드러낸 맨얼굴, 관리 잘 된 몸매, 특별한 잡음 없는(듯한) 결혼생활, 여기저기 잘도 들어오는 광고섭외, 패셔니스타, 명품 런칭쇼 단골 셀렙 등등... 그 중 최고봉은 에스케이둘.


느끼해진 거죠. 단지 꼭 화려하고 감각적인 스타일로 바뀌었기에 느끼해지는 건 아니겠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던 단아하고 지적인 이미지(만), 보여줬던 결기어린 연기(마지막으로 본 게 부모님 전상서), 관리한다는 느낌보다는 성격이나 기질적으로 타고난 듯 보였던 마른 몸매, 이런 것들이 과하지 않게 그녀 자체로 완성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초라한 역을 맡았다고 절대 초라하지 않고 오히려, 저는 후남이 시절의 그녀가 그렇게 이쁠 수가 없었거든요. 구박받는 딸이라 해도, 뭔가 실제적인 생명력이랄까 그러면서 찬란하게 빛나는 얼굴의 후광 같은 거.


이제는 뭐... 드라마에 하고 나오는 것마다 대부분 완판녀가 되었으니, 여기저기 협찬도 많이 받고 웬만한 브랜드 안 입어 본 게 없겠지만요. 이번에 시작한 드라마도 잠깐 봤는데 벌써부터 그녀가 입은 옷과 패션부터 화제. 사실 이제 그 스타일로 나름 패턴화가 되어 제 눈엔 전혀 새롭지가 않은데 말이죠.

아니, 저도 못지 않게 옷욕심  많고 패션 관심 많은데 그녀 만큼 못 누리기 때문에 이러는 게 아니라고요!


잠깐, 저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7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81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325
21 실기시험 대소동 [5] 칼리토 2014.08.07 1732
20 젊은 여성 소설가 전성시대 - 젊은작가상/문지문학상수상작품집 [12] 닥터슬럼프 2014.05.28 2649
» 바낭 중의 상바낭 : 화장실 가기 왜 이렇게 싫을까요? 애증의 김희애 [48] Koudelka 2014.03.20 5061
18 (PVP로 신나는 직장인이 쓰는 디아블로3 이야기) 내가 언제까지 니 시다바리 할줄 알았냐! chobo 2013.01.16 1048
17 [바낭] 좀 저렴한 게임들 몇 가지 추천 및 잡담 [13] 로이배티 2013.01.10 2332
16 [바낭] 주로 보는 눈 [5] 닥호 2013.01.06 1721
15 이명박정권보다 노무현 정권이 더 삶이 힘들고 비참했었다는 분 [30] soboo 2012.12.03 5029
14 ㅂㄱㅎ, 개그콘서트에 출연할려고 했답니다. [13] chobo 2012.09.19 3811
13 여러분들이 눈을 감기 직전에 누군가가 마지막으로 다시 듣고 싶은 한 곡을 고르라고 한다면? [42] squall 2012.09.18 3431
12 오오 지디형 오오 [7] 루아™ 2012.09.15 3728
11 쿠폰으로 닭 시키면 뭔가 못할 짓 하는 기분이... [17] ACl 2012.08.31 4011
10 [잡담] 어느 날, 마당 바베큐데이 정경/ 100%의 몸빼바지를 발견했지요! [16] Paul. 2012.05.17 3323
9 [기사] 문재인 대항마 27세 손수조? [8] 장르무낙 2012.02.22 2688
8 [새벽 바낭] 아..사랑받고 싶어요 [7] 율피 2011.07.17 2638
7 (바낭) 아무래도 상관 없는 이야기들... 부기우기 2011.05.16 1760
6 아쉽네요. [35] 남자간호사 2011.02.17 4372
5 [질문] I read it now 어플 말이죠. [9] 에센셜 2011.02.07 2817
4 어제 아시안 게임 축구, 한국 대 중국 짧은 관전평. 진정한 팀킬을 보고 싶으시다면! [6] chobo 2010.11.16 2555
3 에드워드 고리 [1] 바다참치 2010.10.28 1635
2 [포탈 바낭] 바닐라 크레이지 케이크 먹었어요. [6] 타보 2010.07.14 488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