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모녀의 짧은 만담 두개.

2011.07.19 01:09

dewy 조회 수:1858

 

1)

둘이 티브이를 멍하니 보고 있다가.

엄마 : 너 속눈썹 연장했니?

딸 : 아니, 난 원래 길어.

엄마 : (못 믿겠다는듯) 진짜?

딸 : 엄마가 낳아놓고선... (엄마 속눈썹을 슬쩍 보곤) 엄마도 길잖아.

엄마 : 난 이거 연장한 거야.

헐. 도대체 언제 -_-...

 

2)

아침에 자고 일어나서 맨얼굴로 나온 딸내미. 엄마가 새삼 묻는다.

엄마 : 넌 뭘 바르는데 그렇게 하야니.

딸 : 아무 것도 안 바른 건데.

엄마 : 아무 것도 안 발랐는데 그렇게 하얘?

딸 : 난 원래 이랬어. 뿌잉뿌잉.

엄마 : (좀더 가까이 다가와서 잠시 보더니) 가까이서 보니까 구멍은 좀 패였네.

생각해보니 엄느님은 근시.

 

 

20년을 같이 살았지만, 대학 다니면서부터는 나와 살아서 얼굴 보는 날이 잘 없어요.

그래서 그런지 가끔 얼굴 볼 때마다 새삼스러운 반응을 보이는 저희 엄마십니다.

그러고 보니, 저희 아부지도 볼 때마다 새삼스러운 반응을 하세요.

다 큰 자식이지만 부모님들 보기에는 늘 자라는 것 같고, 늘 새로운가 봅니다.

쬐끔 뭉클해졌어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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