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pa Sela, Lepo Gore"(1996)
레파 셀라 레포 고레: 예쁜 동네는 불에 타도 예쁘게 타지
영문제목: Pretty Village, Pretty Flame


DVD표지

<Lepa Sela, Lepo Gore>는 보스니아 내전을 배경으로 한 세르비아 영화입니다. 보스니아의 시골동네에서 같이 자라 보스니아 내전에 각각 세르비아군, 보스니아군으로 참전하여 대치하게 되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세르비아의 수도 벨그레이드에 전쟁 중 부상으로 입원한 밀란의 기억을 넘나들며 영화가 전개됩니다.
밀란은 세르비아계 보스니아인이고, 밀란의 친구 할릴은 회교도 보스니아인(보스니악)입니다. 밀란이 이끄는 세르비아계 보스니아 군인들이 이전에 밀란과 할릴이 '괴물이 살고 있다'고 두려워 해 가까지 가지 않던 버려진 터널에 보스니아군에 의해 고립됩니다. 거기에 마약중독 재활을 위해 입대한 브르지(Brzi, 별명 Speedy)가 의약품 트럭을 몰고 돌진하여 합류하고, 트럭 안에 몰래 잠입해있던 미국 여기자(Lisa)가 얼떨결에 함께하게 됩니다.
밀란의 동료들

영 화는 각 주인공들의 회상을 통해 전문 도둑, 고등학교 선생님, 마약중독자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개인들이 어떻게 전쟁에 합류하게 되었나를 보여줍니다. 밀란의 회상은 오랜 친구 할릴과의 관계가 전쟁으로 인해 뒤틀리고 엇갈리다 결국 터널에서 서로 총을 겨누게까지 된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에 더해 보스니악군에 의해 터널 안에 고립된 군인들, 대치상황도 볼만하게 그려져있습니다.

밀 란의 부대원들이 B급영화의 주인공처럼 지나치게 용맹하게 엄호 없이 보스니악군이 사정거리에 들어선다거나, 거의 모든 배우가 세르비아인이라 보스니아방언보다는 세르비아방언이 더 자주 등장한다거나(물론 제가 알아들어서 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는 어색한 부분이 있습니다. 정교 보스니아인과 유고슬라비아군(세르비아군)이 같은 부대에 편성되어있는 것도 사실과 다릅니다. 하지만 밀란과 할릴의 대치 상황은 상당히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고 합니다. 세르비아계 부대는 세르비아의 음악을 방송하고, 보스니악 부대는 회교도의 음악을 방송한다거나 세르비아계 군인들이 티토를 회상하며 유고슬라비아 연방가를 부르며 사기를 고양하는 단순한 사실 외에도 서로를 도발하는 방식과 부대 내의 분위기가 사실적으로 그려져있다는 평이 있습니다.

세르비아 감독에 의해 세르비아에서 만들어진 영화인데다가, 영화를 촬영한 곳은 라도반 카라지치의 스르프스카 공화국이었습니다. 따라서 영화는 상당히 세르비아인의 시선에서 그려졌습니다. 영화는 세르비아인의 보스니아계에 대한 인종청소도, 그 반대의 경우도 보여주지만 보스니아인의 인종청소는 세르비아인의 것보다 더 기계적이고 진지하게 그려집니다. 밀란은 할릴의 가게를 불태울 때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할릴의 부대는 밀란의 어머니를 처형했다는 것도 그러한 차이를 반영하겠죠.

세 르비아편향의 관점이 크게 불편하지 않다면 괜찮은 저예산 전쟁영화이자 반전영화로 볼만합니다. 일단 영화가 재미있어요. 조금 황량하기도 해보이는 보스니아 시골풍경에 유고슬라비아의 현대사를 둘러싼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있습니다. 세르비아에서는 미성년자 관람불가 영화로 80만 관객을 동원해 크게 흥행한 영화입니다(세르비아 인구는 코소보 제외 730만).


영화 제목은 극중 밀란의 동료가 마을에 불을 지를 때 던지는 대사에 나옵니다. "예쁜 동네는 탈 때도 예쁘게 타는데, 못생긴 동네는 못생긴 채로 남아있지. 심지어는 불에 타도 못생겼네."

과연 이 영화를 어떻게 보느냐, 합법인지 불법인지 모르지만 구글비디오에 업로드(영문자막)가 되어있긴합니다.


영화 도입부에 흐르는 티토 찬양가... 뻘개이 노래 올리는 포스팅에 타이밍을 놓쳐서 여기에 끼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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