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늦게까지 자기전 다이라 아스코의 단편소설 "멋진 하루"를 읽었습니다.

구입해놓고 아직이었던 책이었는데 어떤 책인가 궁금해서 꺼내들고 누었다가 모두 읽고 말았습니다.

가독성이 끝장이더군요. 책을 놓질 못했습니다. 짭게 60여페이지 정도 분량인데 정말 즐겁게 읽었습니다.

영화에서 전도연이 지하철에서 한없이 서글퍼하는 장면이 원작에는 안나와 이상했지만 책만 볼때 결론은 훨씬 경쾌한 소설이더군요.

약간 각색한 부분은 대학 후배부부를 만난 부분 몇곳이있지만 대체로 원작대로였습니다.

가장 재미있는 부분의 대사는 전도연이 하정우에게 네가 더 재수없다는 부분.

원작은 호스테스로 나오는데 영화도 술집에 나가는 여자집에서 비위가 상할때로 상해 열받은 전도연이 그녀와 싸우기 직전까지 가다가 하정우가 말리는걸 보고 내뱉는 말입니다. 
온갖 인심은 다쓰고 다니고 자기에게 몇푼안되는 돈은 갑지않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사는듯한 인상에 비위가 상한거죠.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신의 삶이 초라해 더 화가 나는 그런 장면이기도 합니다.

전도연(원작은 유키에) 그녀의 삶은 이렇습니다.
행복이라는 것이 대단한 꿈이나 엄청난 야심 같은것과 관계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빼어난 재능이 있는것도 아니지만, 머리도 외모도 그저그런 수준이라 남들만큼만 살면 그걸로 만족하는 그런 여자입니다.
분수를 알면 행복해지는것은 간단하다. 결혼전까지 초라하지 않는 아파트에서 마음껏 독신생활을 경험하면서 살다가 결혼 적령기가 되면

수컷개구리가 암컷개구리에게 돌진하듯 프로포즈 해주는 상대가 저절로 들끓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인기가 없었습니다. 불륜의 유혹도 있었지만 독신남자들이 자신에게 눈길도 주지 않는것과 만남기회가 많이 생긴다는 각종 모임에 나가도 아무일도 생기지 않은겁니다.

선을 보면 괜찮다 싶은 남자는 모두 자신을 거부하고....

남들은 그녀를 성격이 어두워 보인다고들 합니다. 차갑다는 말도 듣죠. 그녀역시 부정은 하지 않습니다. 

말이 많은 편은 아니고 주위 분위기를 충분히 살핀후 내 태도를 결정하는 편이고 내의사를 주장하거나 앞에 나서기 보다 한 걸음 뒤에 있는 편이 득이라고 생각하는쪽의 여자입니다.

그렇게 하면 어디에 숨어 있을지 모를 타인의 마음의 지뢰를 밟지 않아도 된다. 그렇게 편하게 생각을 합니다.

아무에게도 구애받지 못한체 28살이 된 그녀는 몹시 좌절하고 있을때  하정우를 만난게 되고 작업멘트에 넘어가게 됩니다.

" 웃는 얼굴이 예쁘군요. 그 웃는 얼굴을 또 보고 싶은데요"
"그런 말 해놓고 정말 데이트 신청하는 사람은 없던걸요"
"네?"
."인기가 있는것과 사랑받는 것은 달라요. 유키에"
"외모가 괜찮은 여자를 보면 남자들은 본능적으로 갖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사랑하는 것과는 달라요.

그렇게 보면 오히려 인기가 있는 여자들일수록 사랑과는 거리가 멀죠. 평생 아무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일은 절대 없으니까 괜히 초조해할 것 없어요.

드라마에 나오는 연애는 평범한게 아니기 때문에 드라마가 된거에요. 하지만 유키에가 좋아해 라든지 지켜주고 싶어 라든지 하는 드라마속의 대사를 듣고 싶어 한다면 내가 지금 말해줄게요~

하정우와 사귈려는 찰라 전도연은 꿈에 그리던 괜찮은 남자를 만나고 대쉬를 받아 결혼전까지 갔다가 공금횡령으로 짤리고 그남자는 사라지고 맙니다.

업친데 덥친격으로 자신의 회사도 부도가 나고 생활비 걱정까지 하다가 모아놓은 예금도 바닥이 나고 그때 하정우에게 빌려줬던 돈을 받기위해 그를 찾아 나선 것이죠.
이하 스토리는 영화의 내용대로 입니다.

마지막 아이가 있는 이혼녀에게 돈을 받고 그 반을 돌려주면서 그는 하정우와 헤어져 오는 차안에서 라디오 음악소리에 맞춰 엉덩이를 들석거릴정도로 춤을 춥니다.

돈을 받으러 다니면서의 피곤함, 하정우와 헤어진 쓸쓸함, 무너진 결혼, 불안한 서른의 나이 이 모든걸 한번에 날려버리는 그런 멋진 하루였으니까요. 

그러나 최고행복을 느끼기에는 뭔가 빠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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