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개인적인 의견과 독단에 근거한 바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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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기 자신만은 누구나 그렇겠지만 마지막까지 자기 자신의 편입니다.

세상 모두에게 돌을 맞아도, 손가락질당해도, 욕을 먹어도 자기 자신은 버릴 수 없습니다.

마음 속 한 구석에서는 누구나가 자기 자신이 옳다고 믿고 있는 자기 자신이 있을 테지요.

누구나 마음 속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당신이라고 속삭이고 있는 거울 하나쯤은 있을 테지요.


그런 환상이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연약한 마음을, 자아를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일지도 모르니까요.

그런데... 그  환상이 엄격한 현실에 부딪혀서 있는 힘껏 부정당할 때, 대체 어떻게 해야 좋은 걸까요?


전 바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속으로는 자기 자신은 남과는 어딘가 다르다고 믿고 있었죠.

마음의 천칭은 한없이 자기 자신을 향해 기우는 것, 제 어리석음을 재는 저울 역시 제 어리석음의 무게만큼 저를 향해 기울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 점점 자신이 없어집니다.

현실은 있는 힘껏 그런 나를 부정하기 때문에요.

깨달은 현실은, 바닥에 가까울 정도로 멍청하고, 품성이 아름답지도 못한, 추하디 추한 자기 자신이었죠.

그리고 그 바닥에서 자신은 얼마나 오랫동안 자기 자신을 직시하지도 못하고 있었는지.

어리석음의 거울은 자기 자신을 일그러지게 해서,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보여주지도 못합니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지요.

사람이 변하는 일은 정말로 어렵다고들 하는데, 그럼에도 사람들은 변하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그 변화라는 것은 대체로 내면이 아니라 외면에 그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면, 체형 교정이라든지 치열 교정 같은 말은 익숙해도, 정신 교정이라든지 내면 교정이라는 말은 들어본 적도 없거든요.

사람의 내면은 변할 수 없어서일까요?

사람의 내면은 변할 필요가 없어서일까요?


어느 날 깨달은 자기 자신이 팥쥐만큼이나 우둔하고 추한 모습을 하고 있다면, 대체 어떻게 해야 그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인간의 품성을 고치기 위해서는 대체 무엇이 필요한 걸까요? 

종교나 성현의 많은 가르침들에 의지해야 하는 것일까요? 

솔직히 그런 가르침 류의 말씀들이 훌륭하다는 것은 인정하겠지만, 인간의 정신에 얼마나 작용하는지는 의심스럽습니다.



저는 제가 문제를 가진 인간이라는 것을 알아요.

지금껏 수많은 사람들을 알고 그들 모두를 떠나보냈죠. 

아마 먹은 욕만으로도 아주 장수할 수 있을 정도일 겁니다.

그게 습관이 된 거겠죠, 전 이제 누군가와 소통하려는 것조차 주저합니다. 똑같은 반복일 뿐이니까요.

이 모든 문제가 내 품성의 탓이라면 품성은 과연 고칠 수 있는 것일까요?


악인이 개심했다는 이야기가 정말 드문 것처럼, 품성이란 게 과연 고친다고 고쳐지기는 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수십년의 세월쯤은 써가며 천천히 세월과 함께 풍화되어 가는 게 품성일까요...?



2.

정신에 대해서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어요.

정신과 약을 먹고 있지만, 이것도 어떤 의미로 상처를 봉합하는 것뿐 완전한 치료가 되는 것은 아닌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약으로는 정신의 방향성을 움직일 수가 없겠죠. 

제 정신은 마이너스 사고로 만들어져 있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남들이 좋아하는 즐겁고 행복한 이야기보단 슬픈 이야기나 비극적인 결말을 선호하고, 타인과 사교하기보다는 집 안에서 혼자 지내고.... 뭐 요즘은 내향성 인간도 많다고는 하지만 아무리 수가 많아도 주류라고 말하기는 힘들죠. 

이런 식으로 마이너스 사고를 가진 저이기에 우울증을 앓는 건 필연적일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사고의 방향성을 어떻게 하지 않으면 영원히 우울증이 호전되기는 힘들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다고 상담을 받거나 하면 조금이나마 정신성에 방향전환이 일어나는가 하는 의문도 있습니다만... 적어도 제 경험상으로는 좋은 상담의를 본 적이 없네요.

서울로 가면 얘기가 달라질지는 몰라도 아직 지방에서 제대로 된 상담을 받기는 어려운지도 모르겠습니다. 




3.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고 있군요.

겨울이 가버릴 때쯤에야 전 겨울을 그리워합니다. 

이번 겨울은 그래도 다정한 편이었죠. 견디기 어려울만큼 춥지는 않았다 생각하면서... 투명하고 차가운 공기와 적막함을 새삼 아쉬워하곤 합니다.


머리가 자주 어지럽네요. 가만히 있는데도 왜 이리 어지러울까요... 



4.

누구는 안 그렇겠냐마는... 전 요즘 세상에 대해 너무나 무지하다는 것을 새삼 자각하고 있습니다.

세상 모든 것에는 답이 주어져 있을까요? 

제 의문에도 답이 준비되어 있을까요?

그 답은 누군가가 갖고 있을까요?

그 답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 내 앞에 나타나줄까요?

나타난다면 내 질문에 대답해줄 마음은 있을까요?


항상 질문에 답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팔로워나 친구가 많은 사람은 굉장한 것 같아요. 많은 사람에게 질문을 던지면 그 중 누군가는 답을 해줄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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