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토피아를 보고 울었어요.

2016.04.19 14:41

애니하우 조회 수:2084

주토피아를 보고 운 사람 또 있나요.

이건 완전히 감동의 물결이었어..ㅜㅜ


*듀게의 주된 정서인 쿨함과 삐딱함에 완전 반하는 감상글입니다. 신파 싫은 분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아마 그럴 거예요.

한국보다 훨씬 다양한 문화와 인종과 부대끼고 살면서

이 사회가 얼마나 평등 원칙을 지키고 겉으로나마는 차별을 없애려고 노력하고 투자하는지

알기 때문에 이런 영화를 보면 눈물나는 건거죠.


각 민족마다 문화를 지키려고 하고

비슷한 생태계 꾸며놓으려고 하고

크기며 삶의 방식이며 다양한 거주지를 마련해 놓고

'정치적으로 올바르'려고 나름대로는 얼마나들 노력하고 사는지 말이죠.


주토피아에서 

각 동물들을 배려하고 

작으면 작은대로 크면 큰대로

툰드라면 툰드라 사바나면 사바나 다 건설하고

그리고 야만에 벗어나 문명에 이른 자신들을 얼마나 자랑스러워하는지

저는 정말 다 알 것 같더라구요.

그런 사회의 노력과 사람들의 깨인 정신.


문명을 벗어나 언제든지 야만으로 돌아가 약육강식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거 알고

그렇게 안되려고 노력하고 두려워하고

또 누구는 그 야만으로 공포분위기 조성하여

두려움으로 사회를 뒷걸음질치게 만들고...


지금 이 시대에 인종으로 종교로 여전히 벌어지는 일들이 어찌나 함축적으로 들어있는가요.

이 조그만 영화에.


교육받은 시민들이 문명을 뒤로 돌릴 수 없다는 각오를 하고 서로 그 인권(동물권!)을 수호하고

닉과 주디처럼 서로를 격려하는게 얼마나 좋은지요.

어렸을 때에는 깡패라도 나중에 어른이 되면 사과할 줄 알고

주디처럼 조그맣고 힘없어도 경찰대학 1등 졸업하면 바로 취직할 수 있고..

이게 얼마나 건전한 시민사회인가 말이죠...


1시간 반 내내 감동했어요.

아름다운 가젤영양이 샤키라 가수인 것도

등치 산만한 호랑이 백댄서들과 춤추며 대스타로 공연하는 것도

그걸 둘러씨고 환호하는 주토피아의 시민들이

정말 여러가지고 다양하며 각양각색이고 culturally and linguistically diverse인 게 너무 좋았어요.

진짜 좋은 사회 아닌가요.

영화 끝나고 비로소 보인 극장을 가득채운 각종 피부색깔의 어린이들과 가족관객들이 또 얼마나 정겹던지요.

이런 영화를 어린 시절에 보는 건 축복이지요.


물론 형식적인 평등이지만

그나마 그 형식적인 평등을 이루기 위해 인류는 얼마나 노력했나요.. 100년 밖에 안되었잖아요. 이런 정도의 평등의식도..

대견하고 뿌듯하고 신에게 대들고 싶더라구요.

보세요. 인류가 여기까지 왔어요.


인간성에 대한 대단한 예찬이라고 느꼈네요. 영화 주토피아.


하나의 애니메이션을 보고 너무 오바했나요.

하지만 인류 예찬이예요, 이건.


전혀 상관없는 얘기지만 노르웨이이 2025년부터 가솔린 자동차를 

판매 금지한다는 기사를 읽었어요.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제 생전에 이렇게 환경의 면에서도 큰 진일보가 이뤄질거라고는 믿지 못했어요, 사실.

세상은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 같아요.


선거 때 좌절하는 한국의 친구들에게

난 한국국민 아니야 너네 잘해봐라 하긴 했어요.

여기서 보는 수많은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한국이 얼마나 민주주의 국가인지 너네 모를 거야.

자랑스럽다구.

그럼 친구들은 들은척도 안했죠, 물론.

자기들은 죽겠는데 외국사는 교포친구가 행복해하라고 하니.


근데 그건 사실이예요.

결국은 잘될 거라는 낙관이 있었어요.


선거 이후에 약간 업된 기분이 오늘 주토피아를 보고 절정이네요.

인류사에 대한 축복까지 줄줄 읊어지고.


너무 나갔다 싶으면 이 오바질 용서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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