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6일, 예정일보다 4일 빠르게 릴리가 태어났습니다.

아내님은 진통 시작 된지 10시간만에 병원에 갔어요. 초보 엄마인지라, 이게 화장실 가고 싶은 기분인 건지 진통인지 잘 모르겠다가, 뭔가 규칙적이 되자 진통이구나 싶어 병원으로 향했지만, 도착한 병원에선 아직 자궁문이 덜 열렸다고..집에 돌아가라해서 집에 돌아가서 진통 간격이 좁아지길 기다렸죠.

결국 아내님은 30시간 넘게 진통을 했어요. 또 병원 갔다가 덜 열렸다고 집에 가라고 할까봐 최후의 최후까지..정말 아파서 못 견딜때까지 참았거든요.
그리고 병원 도착하니 이미 7cm 열렸다고;;; (10cm가 최대)
자궁문이 충분히 열려 있으니 그후 진행은 슉슉 되었습니다.
금방 무통 분만 주사 맞고 나고...출산 진행도 슉슉 잘 진행되어, 6월 16일 14시 14분에 릴리는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

엄마를 입덧으로 임신 기간 내내 고생시키던 아가는 그 덕분인지 좀 날씬하게 태어났어요. 
2.6kg로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엄마 아빠 닮아 머리는 크다네요. 
작게 태어나는 아가인지라, 위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바로 옆에서 대기하던 소아과 의사는 아가 태어나자마자 이런 저런 체크를 해주었는데요, '몸무게는 적지만, 머리만은 크다'고 확인해주더군요. 하하. 소아과 의사에게 공식적으로 확인받은 셈이죠!

그리고 아가 태어나고 정말 인상적인게, 릴리는 태어나고 금방 눈을 뜨더라고요.
간호사가 대충 몸 닦이고 엄마 가슴 위에 아가를 올려 주었는데, 눈 땡그랗게 뜨고 엄마를 보더라고요. 

 

헤헷, 이게 바로 릴리 탄생 직후의 사진입니다. 태어난지 한 2분 되었으려나요? 태어나서 탯줄 자르고, 몸 대충 닦아주니까, 울음도 금방 그치고 땡글땡글 눈 뜨고 엄마 구경, 세상 구경 하더라고요.
엄마 똑 닮은 아몬드 모양 눈! >.< 
원래 첫 딸은 아빠 닮는다고 해서 기대? 혹은 긴장하고 있었는데, 제가 좋아하는 아내님 똑닮아 태어나니까 그것도 너무 신기하고 예쁘더라고요!

눈 뜨면 엄마 닮은 것 같은데, 눈 감고 있으면...그래도 엄마 닮은 것 같더라고요. 하핫.
씻기고 말끔해진 사진도 여기 있어요! 

머리숱도 있이 태어나고, 손발톱도 많이 길었더라고요. 첫날엔 스크래치 작렬하더니 며칠만에 좀 익숙해졌는지 얼굴 상처는 줄어드는 중 입니다.



주먹 먹는 거 좋아하고, 턱에 손 괴는 거 좋아하더라고요. 팔 안 감싸주면 한 쪽 손은 꼭 얼굴에 가 있어요. 헤헷.





그나저나 초보 부모 눈엔 빠알갛게만 보이는 아가는 의료진의 눈길에는 조금 노르스름하게 보였나봐요. 황달 수치 검사를 해보니, 황달까진 아니어도, 위험군에 속할 정도로 황달 수치가 높다더라고요. 

그래서 태어난지 갓 하루 된 아기는 벌거벗겨진채, 눈엔 보호 안대를 착용하고 광선 치료기에 들어갑니다.


제 직업이 간호사인지라, 한국 애기들 황달 비율 높은 것도 알고, 광선 치료 잘 받고, 잘 먹고 잘 싸면 별 문제 없는 걸 머리로는 아는데, 갓 태어난 작고 가녀린 우리 아가 저 상자 안에 넣자니 맘이 너무 짠해지더라고요. 
아내님 불안해할까 덤덤한 척 했는데, 사실 속으론 눈물이 핑 돌았습...ㅠㅠ


그런데...;;
의외로 아기가 안에서 잘 있더라고요?
안이 따뜻해서 그런지..원래 성격이 무난한 아기인 건지, 엄마 아빠 걱정이 무색하게 안에서 팔다리 파닥거리면서 잘 놀더라고요. 하핫.


밤 사이에 광선 치료 받고, 아침에 다시 황달 검사를 해보니, 전 날 고위험군에서 저위험군으로 수치가 확인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퇴원해서 집에 왔어요! 

3일 동안 병원에서 제대로 잠을 못 잔 초보 엄마 아빠는 피곤함에 쩔어있지만, 아가가 얌전하고,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서 너무 행복하게 있답니다.
어떻게 어떻게 아는 분 소개로 한인 산후 도우미 구했는데...너무 잘 해주시더라고요.
오시자마자, 미역국 전복죽 뚝딱 끓여주시고, 이런 저런 찬거리에, 아내님 전신 마사지도 해주시고..ㅜㅜ
제대로 못 자서 정신 나간 저희는 덕분에 좀 잠을 자서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었답니다.
밴쿠버 땅에 친구들이야 있지만, 가족으로는 오롯이 저희 둘만 있어서 새로 태어난 아가 초보 엄마 아빠 둘이서 어떻게 해야하나 걱정했었는데, 좋은 분 만난 것 같아 너무 다행이어요. ㅠㅠ


릴리가 인사드립니다!
듀나님이 새로 업데이트 해주시지 않는 이상, 사춘기소년님 확인 아래 공식 커플 신고 순위 1위에 빛나는 '남자간호사'를 아빠 간호사로 업그레이드 시켜준 장본인입니다!
어제가 캐나다 파더스 데이였는데, 첫 파더스 데이를 릴리와 함께 보내었어요! 
릴리 자체가 저의 파더스 데이 첫 선물이면서, 제게 가장 큰 선물이 되어주었네요!

릴리 미소로 인사 다시 전합니다! 반가워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670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22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4738
128 살 너무 뺀 스타들 [8] 가끔영화 2011.09.16 18117
127 외모는 연애를 못 하는 이유가 아니다 [50] One in a million 2011.07.29 9926
126 요조 어느 대학 나왔어요? [22] 실천잉여비판 2010.11.05 9257
125 [짧은바낭] 아마추어 뮤지컬 배우와 뮤지컬 배우 지망생. [30] 쵱휴여 2010.08.13 7601
124 이소라 운다 [41] 가끔영화 2011.03.22 5989
123 올드보이 때 강혜정 [8] 가끔영화 2011.09.13 5974
122 점프 직전의 의연한 표정과 내겐 가장 멋진 의상-김연아 [7] Koudelka 2013.03.17 5615
121 본토인도 잘못 듣는 노래가사 베스트 20 [10] 가끔영화 2010.09.22 5552
120 타블로 학력논란은 이에 비하면 애교군요. [13] chobo 2010.10.31 5360
119 조국.... 저 이 분 목소리 처음 듣는데요.... [23] soboo 2012.12.15 5199
118 (바낭) 내게 관능미가 있을까 [26] 침흘리는글루건 2013.06.11 4810
» [인증 사진] 저 아빠 되었어요! >.< [48] 아빠간호사 2012.06.19 4561
116 갑자기 난데없는 긴급질문 [37] Koudelka 2010.08.26 4447
115 캡틴 하록 팬들 지금 잠이 오십니까? [18] Kovacs 2013.10.30 4433
114 마가린밥과 간장국수에 묻어서, 하얀 마카로니 [22] 지원 2012.07.06 4426
113 뒤늦은 얘기같지만 나꼼수 방송이 문제였던건 아닙니다. [19] 돈까스덮밥 2012.01.28 4130
112 설국열차 인터내셔널판은 20분 가량 잘릴 거란 얘기가 있네요. [10] 빠삐용 2013.08.06 4099
111 봉은사 땅밟기 기도 관련 최바울 선교사 "땅밟고 기도하기가 뭐가 문제인가?" [29] carcass 2010.10.29 3885
110 와 결국 자이언트가 동이를 역전했어요. [11] 달빛처럼 2010.08.11 3856
109 오늘 오후, 일하다가 문득 거울을 보니 쌍꺼풀이 져 있네요, 한쪽만. [22] Paul. 2011.04.25 384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