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여보님 드리고 스쿠터로 통근하기 시작한지 두달이 좀 넘었습니다.


어제 한참 팀 회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팀장이 뜬금없이 '가과장 한번만 더 오토바이로 출퇴근하면 당장 사표써' 라고 하더군요.

이뭥미... 지금 자기가 이 회사 오너인줄 아는 거임?

담당임원도 아니고 팀장이...  업무상 실수 같은 것도 아니고 출퇴근할때 교통수단으로 팀원 다 모여있는데서 사표 운운하니까 뚜껑이 팍.. 열리려고 하더군요.

'에이.. 그 문제는 따로 말씀하시죠..' 대답하면서 일단 표정관리를 하려고 하는데..

다른 부장이 '맞아.. 오토바이 위험해.. 내가 아는 사람도 죽었어..타지마라..' 라는 드립을 얹어 주니.. 그냥 빵..하고 뚜껑이 터졌습니다.


'아니 그럼 얼마전에 카풀로 퇴근하다 교통사고로 한방에 두명 죽었는데 직원 죽었으니 다들 자차통근 안하실겁니까? 경차라도 한대 사주면서 이래라 저래라 하시죠. 제가 왜 출퇴근 방법 문제로 이런 자리에서 이런 얘기를 들어야 합니까?!!' 하고 폭발했습니다.


제서야 팀장은 '내가 진짜 쓰라는거겠냐.. 관리자 입장에서 부하직원이 위험한 짓을 하면 걱정되는 마음에서 그러는거지.. 블라블라...' 로 넘어가더군요. 그리고 회의는 계속 되었습니다.


아니 자기가 뭐라고 생각하고 우리 부모님도 뭐라 안하는 걸로 사표쓰라 마라 그러는거지.. 



자동차 사고로 하루에 한두명은 꼭 사망하고 수백명이 다쳐도 (경찰서에 보고될 정도의 큰사고만 따져도) 운전 조심하란 얘기는 해도 타지 말란 소리는 안하죠.

얼마전에 화물차에 로드바이크 동호회원 6명이 한번에 치이는 사건이 났던 자전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고...

모터사이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인식이 상당히 강한데, 이 문제는 사고율과 치사율 등등의 통계를 들이대도 소용 없는거 압니다. 저도 이 취미가 십수년째인데 말해봐야 쇠귀에 경읽기죠. 


다만, 동호회에서 보면 나이 지긋하신 50대 이상인 분들중에 '지금 이 체제가 좋다' 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자동차 위주로 되어 있어서 자전거나 이륜차에 대해서는 불리하게 되어 있고, 아에 법제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주차장이 없으니 아무데나 세워놔도 넘어가고 50cc 미만은 등록 안해도 되죠. 그래서 상당수의 동호회원들은 법제도를 보완해서 지킬건 지키고 누릴건 누리자는 이야기들을 많이 합니다만....

일부 이 취미 오래 하신분들은 '지금이 좋다. 모터사이클은 자유다. 지금처럼 자유롭게 타는게 좋지 법만들고 지킬거 지키면서 타면 재미가 없다' 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물론, 미국의 모 메이커가 Free or Die 던가.. 를 모토로 꽤 오래 마케팅을 했고 그래서 미쿡에서 아메리칸 바이크 = 자유로음/일탈.. 이런 이미지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만..

그런 분들이 그렇게 막 타왔으니 일반인들의 인식은 점점 안 좋아지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다시 회사 얘기로 돌아가면...

그래서 인***와 스***에 간만에 이력서 갱신을 했네요.

그것도 회사PC로.... (....)


저번에 회사 결재양식에서 '사직서' 검색하니 인사담당임원이 그날 갑자기 '과장급 개인면담'을 하는 절묘한 타이밍의 사건이 벌어졌는데...

설마 이번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는건 아니겠죠? ㅎ

어차피 팀장을 제외한 다른 차부장들은 제가 그만두면 좋다고 속으로 박수칠 사람들이니...

나이 더 먹기전에 한번 이직을 시도해 봐야 하는 마음이 듭니다. 어차피 이문제 아니더라도... 신입으로 입사해서 정도 많이 들었고, 익숙해진 회사이고.. 술/담배를 안하다 보니 새로 회사를 올기면 또 적응문제, 인간관계 문제로 힘들것 같아서 늘 망설이다 안했는데...


팀장의 말 한마디로 이직으로의 한스탭을 밟게 되었습니다.

몇년전에 대리 승진하고 이력서 갱신하니 연락이 좀 왔었는데..

이번에는 어떠려냐 모르겠네요. 걍 혼자 김치국 들이키는거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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