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 지지자의 신세 한탄

2012.03.25 00:11

이응달 조회 수:4060

보수화되고 있는 민주노총을 포함해 기존 진보운동의 잘못을 극복하자고, “설령 얼어죽더라도 진보를 새롭게 재구성해보자”고

떨쳐일어난 사람들이 있어서 “오냐, 한 번 잘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지지를 보내고 당비도 내고 그랬어요. 그런 거창한 다짐을

했으면 못해도 10년은 구를 각오를 했나보다 여겼죠. 생각해보세요. 수십년 동안 쌓인 걸, 다수파의 관성과 방해를 뚫고 단

몇 년 만에 걷어내고 일신할 수 있는지. 근데 단 4년도 안되어서 명망가란 자들이 못해먹겠다고 도로 민노당으로 돌아가제요.

심지어 당원들이 그의 행보를 의심스러워하자 “진보신당의 깃발이 남아있는 한 가장 마지막까지 깃발을 들고 있겠다”고

다짐했던 당의 유일한 국회의원이자 당대표라는 작자도 그 말을 뱉자마자 탈당해버렸어요.

당이 최소한의 재정비라도 하기 위한 시간조차 주지 않고!

그렇잖아도 약한 당인데 이 통합관련 난리통 땜에 얼마없는 기력을 많이 소모했죠. 아무튼 우리는 통진당을 결코 곱게 볼 수

없는데 당 이름마저 그 따위로 짓고선 선관위도 법원도 그렇게 하지 말라는데도 자꾸 자신을 ‘진보당’이라고 부르네요. 아오...

그래도 선거는 다가오고 어떻게든 살아남겠다고 갖은 몸부림을 쳤어요. 사회당과 통합도 하고... 우리가 기본적으로 “야권연대”라는

이름의 선거구 나눠먹기에 냉소적이긴 하지만 이번엔 부르면 얘기를 해보겠다고 하고 있었어요. 근데 민통-통진 양당이 지들끼리

쑥덕이네요. 뭐 거기까지야 그럴 수도 있죠. 우리가 아주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던 건 아니니까. 그렇게 둘이 뚝딱 얘기하고 둘만의

결론을 내렸다면 우리로선 불만은 있더래도 감히 강하게 표출하지는 못했겠죠. 근데 그렇지가 않았어요. 협상 와중에 민통당이

통진당에게 “진보신당은 어떻게 하지?” 라고 하자 통진당이 “진보신당은 우리가 알아서 책임질게” 이 따위 말을 한 거에요.

아니 당신들이 뭔데 우리를 책임져? 이것도 빡치지만 통진당 대표인 이정희가 야권연대에 관한 라디오 인터뷰 중 진보신당

참여여부에 관한 질문을 받고선 “진보신당은 통합진보당이 있는 한 야권연대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거짓말을 한 거에요.

와 정말 환장할 노릇이죠. 배제는 지들이 해놓고선 우리한테 그걸 뒤집어씌우다니!! 여기까지도 엄청 빡치지만 더 빡치는 건

소위 진보언론들조차 이 모든 일련의 사태를 거의 보도하지 않아요. 그래서 억울하기도 하거니와 잘못된 사실이 유포되는 걸

막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이정희를 고소했어요. 그제서야 언론들이 보도를 하는데 욕은 우리가 먹었어요.

왜 그런 일로 고소까지 하냐고... T_T

그러다 관악에서 사건이 일어났고 진보신당 지지자들은 대체로 이정희를 욕하는 분위기였죠. 감정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단언컨대 우리당 대표가 여론조사 조작 관련한 말썽을 빚었다고 해도 우리는 똑같이 욕했을 겁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사건전개에

영향을 미치거나 한 건 전혀 없죠. 우리는 소수에다 듣보잡이니까. 근데 이번에도 욕은 우리가 먹고 있습니다. 통진당과 진보신당을

구분하지 못하는 분들로부터, 둘이 다른 당이라는 건 알아도 “같은 진보” 혹은 “똑같은 빨갱이”로 인식하는 분들로부터.

차이를 분명하게 인식하는 분들도 우리의 이정희 비판이 이틈에 자기 잇속 챙기려한다고 욕을 하고, “같은 진보”라는 통진당 지지자들과

민주노총 주류는 늘상 그랬듯 계속 욕하고... 이래도 욕먹고 저래도 욕먹고... 아... 이게 사는 건가?

만인에게 미움 받는 천덕꾸러기는 이제 그만 사라져야 할까요?

정당투표기호 16번입니다.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며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오히려 존재의의를 더욱 절실하게 말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이 사회를 지키는 소금이 될 3%를 만들어 주십시오. 진보신당을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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