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유명한 70mm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스크린으로 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차

낙원상가에 있는 실버영화관에서 상영한다는 정보를 입수하여 어제 다녀왔습니다.




영화는 다시 봐도 숨막히게 아름다웠어요.

지금 이 화면에 나오는 모든 것이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 실사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멋진 사막의 풍광이 사람을 압도합니다.

50 주년 기념 블루레이 세트가 크고 아름답게 나왔던데 사고싶은 마음이 동동동동 거리고 있어요.

http://www.amazon.com/Lawrence-Anniversary-Collectors-Edition-Blu-ray/dp/B0017O1MIM



관람의 질은 딱히 좋지 않습니다.

실버영화관의 대략적 개념만 알았지 샅샅이 알아보지 않은 제 잘못이 크지요.

혹시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큰 스크린으로 보시고 싶어하셨던 분들께 도움이 될까 해서 몇자 써 봅니다.



우선 화면 양 끝이 잘려요.

영화를 보다보면 익숙해서 잘 모르겠던데 맨 처음에 영화제목과 이름들이 잘려서 나오더라구요.

디지털 상영의 화면은 여전히 아름답지만 블루레이의 쨍한 현실감은 없었구요.


관람객의 98퍼센트가 어르신이어서 

일반적으로 젊은 사람들이 가는 영화관의 (조금 성가시긴 하지만 그래도 그럭저럭)조용함을 바라시면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막 시장바닥이고 그런 건 아닙니다.

극장측에서도 관람매너를 반복해서 안내하고 많은 분들이 노신사숙녀이셔서

예민하지 않은 사람이 자신의 상황을 감안한다는 전제 하에 관람할만은 합니다.


여기서 감안해야할 상황이란

- 핸드폰 벨소리(제 주위에서는 대략 10번정도 울린 것 같습니다. 하지만 통화를 하지는 않으세요.)

- 다수 관객의 늦은 입장과 상영중 잦은 이동

  (상영관 측에서 나오는 사람의 수를 파악하여 중간부터라도 들어오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거의 5분 간격으로 계속 이동이 이루어지더라구요.)

- 단체로 오신 할머님들의 코멘터리 정도 되겠네요.

   (제 뒤에 앉으신 할머니께서 낙타가 등장하자 '저게 뭐야? 말도아니고... 타조야?' 하셔서 빵 터졌어요.)


그리고 하루에 세번 (10:30 / 2:40 / 6:50) 상영하던데 매회 거의 매진인 것 같습니다. 

제가 지난주 금요일에도 영화 시작 30분 전에 가니 표가 없었고, 다음날 표는 판매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영화가 워낙 좋고 압도적이라 결론적으로는 즐거운 관람이었지만

이 영화관에서 1월 11일 부터 상영하는 007닥터노를 보러 갈 거냐 하시면....

거절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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