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참석해본 듀게 SF모임 후기

2014.09.17 00:41

칼리토 조회 수:2766

제가 듀게를 좋아하는 이유야 여러가지지만 그중에 하나, 자기 취미에 진지하신 분들이 많다는 것이죠. 오늘은 그중에서도 장르 문학에 푹 빠져 사시는 SF모임 분들과 함께 자리를 했는데 그 이야기를 잠깐 남길까 합니다.


장르문학 팬을 자처하는 분들 하면 어떤 외모를 떠올리실지 모르겠지만..(오덕오덕? 아니죠..!!) 오늘 만나뵌 분들은 다들 미남이시거나 근육남, 혹은 지적인 꽃처녀의 이미지였습니다. 평균 미모 하락의 주범으로써 죄송할 따름이고.. (평균 체중 증가에는 기여..) 책도 두번은 읽었어야 하는데 한번만 후루룩 읽고 가서 토론(?)에 끼어들기 민망함에도 말이 너무 많았던 건 아닌지 걱정되네요.


오늘의 텍스트는 이혜원 작가님의 "드림컬렉터" http://www.yes24.com/searchcorner/Search?keywordAd=&keyword=&domain=ALL&qdomain=%C0%FC%C3%BC&Wcode=001_005&query=%B5%E5%B8%B2%C4%C3%B7%BA%C5%CD 와 이재만 작가님의 공동으로 참여하신 "연애 소설 읽는 로봇" http://www.yes24.com/24/Goods/8600863?Acode=101 이었습니다. 뜻깊게도 두 작품의 작가님들이 모임에 참여하셔서 책을 읽으며 궁금했던 이모저모와 작품의 뒷얘기까지 듣고 사인도 받았으니 영광입니다. 이로써 집에 있는 작가 사인본이 세권이 되었네요.


드림컬렉터는 꿈이 현실보다 생생하게 체험되는 유흥행성 마야를 배경으로 남들의 꿈을 채집해서 가공하는 드림컬렉터 야신 카갈리스키의 모험담입니다. 장르 소설이지만 꿈장면의 묘사는 폭발적인 흡입력으로 독자를 사로잡는 느낌이 들어요. 연애소설 읽는 로봇은 근 미래를 배경으로 로봇이 이상행동을 조사하는 조사관과 로봇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역시 장르를 배제하고 보면 깔끔하게 잘 쓰여진 유사 연애 소설같다는 느낌마저 듭니다. 오랫동안 정진해오신 작가님들의 필력과 고민이 느껴지는 작품들이었구요.


모임 자리에서는 각자가 꼽는 SF 소설 베스트 5와 선정 이유도 돌아가며 두런 두런 이야기하고 그 목록을 정리해 봤습니다. 관심있으실 분들을 위해 그 목록을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듀게 sf클럽 자체 투표 sf (문학 부분) best 5


15인 각 5표, 1인 2표
총합 77표

1위.
당신 인생의 이야기 (네 인생의 이야기, 바빌론의 탑, 이해 표 포함) - 테드창 / 7표

2위.
유년기의 끝 - 아서 C. 클라크 / 6표

3위
별의 계승자 - 제임스 P. 호건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꾸는가 - 필립 K. 딕 / 3표 동률

5위
노인의 전쟁 - 존 스칼지
설국 열차 - 자크 로브, 장 마르크 로셰트
앰버 연대기 - 로저 젤라즈니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더글라스 애덤스
콘택트 - 칼 세이건 / 2표 동률

10위~ 이하 1표씩
1984 - 조지 오웰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 아서 클라크
강철 도시 - 아이작 아시모프
견인 도시 연대기 - 필립 리브
나는 전설이다 - 리처드 매드슨
나이트폴 - 아이작 아시모프
낯선 땅 이방인 - 로버트 A. 하인라인
내가 행복한 이유 - 그렉 이건
내 이름은 콘래드 - 로저 젤라즈니
높은 성의 사나이 - 필립 K. 딕
누군가를 만났어 - 배명훈
뉴로맨서 - 윌리엄 깁슨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 로버트 A. 하인라인
땅속의 별들 - 어슐러 K. 르귄
더 기버 - 로이스 로리
둠스데이북 - 코니 윌리스
라마와의 랑데부 - 아서 C. 클라크
마이너리티 리포트 - 필립 K. 딕
멋진 신세계 - 올더스 헉슬리
면세 구역 - 듀나
바디 스내처 - 잭 피니
바라야 내전 -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
바실리스크 스테이션 - 데이비드 웨버
불사판매 주식회사 - 로버트 셰클리
사이버리아드 - 스타니스와프 렘
생존 게임 - 사이토 다카오
솔라리스 - 스타니스와프 렘
시계 태엽 오렌지 - 앤소니 버지스
신세계에서 - 기시 유스케
야생종 - 옥타비아 버틀러
어둠의 왼손 - 어슐러 K. 르귄
SF 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 - 찰스 유
여름으로 가는 문 - 로버트 A. 하인라인
역사 속의 나그네 - 복거일
연애소설 읽는 로봇 - 이재만
영원한 전쟁 - 조 홀드먼
은하 치과 대학 - 파이어즈 앤터니
제노사이드 - 다카노 가즈아키
지하 3층 - 잭 피니
최후의 질문 - 아이작 아시모프
쿼런틴 - 그렉 이건
타워 - 배명훈
타이거 타이거 - 알프레드 베스터
태평양 횡단 특급 - 듀나
파괴된 사나이 - 알프레드 베스터
파운데이션 - 아이작 아시모프
표류교실 - 우메즈 카즈오
프랑켄슈타인 - 메리 셸리


<순위 외 추천작>
샘플 - 호시노 유키노부
우주 비행사 피륵스 - 스타니스와프 렘
이상한 나라의 사각형 - 에드윈 애벗
화씨 451 - 레이 브래드버리



제가 읽은 책도 있지만 못 읽은 책이 더 많은데요. 틈날때마다 찾아 읽는데 도움이 될 자료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주 유익한 모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가님들과의 대화에서는 창작하는 사람들의 속내와 고민, 다음 작품같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좀 재미있었던 건 좋아하는 작가와 작품, 소설에 흠뻑 빠져서 거의 3시간을 책 얘기만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였습니다. 오늘 모임에 스무명이 참석했는데 이게 무슨 세미나나 회사 회의 같았으면 좀이 쑤셔 앉아있기 힘들겠건만.. 끝까지 한분도 흐트러짐 없이 눈을 반짝거리며 경청하는 모습들이 아름답더군요.


더군다나.. 끝나고 나니 번개같이 해산하는 깔끔함까지. 혹시 맥주에 치킨이라도?? 라고 여쭤보려 하다가 분위기가 영 그게 아닌것 같아 넣어뒀습니다. 건전하고 유익한 모임 듀게SF여 영원하라!! (도 좋지만.. 가볍게 맥주 한잔 하는 기회도 솔직히 가지고 싶어요. ㅎㅎㅎ)


여러 시간에 걸친 난상토론을 깔끔하게 정리해주신 모 회원님. 처음부터 끝까지 모임의 텐션을 휘어잡고 중심으로 파고드는 구심점 역할을 해주신 모회원님, 작가를 돌려깎기 하는 스킬을 보여주신 모회원님, 그외에도 비단 장르문학 뿐만 아니라 평소에 책을 사랑하고 글쓰기를 사랑하고 책과 글에 담긴 인생과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이 그득하신것 같은 모든 참석자님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물론 바쁜 시간 쪼개서 어설픈 독자들의 한심한 질문들(저말입니다. 저..)에도 웃는 낯으로 대해주신 작가님들께는 스페셜 땡큐를 보내구요.


저의 짧은 글재주로 신묘한 듀게SF 모임의 훈훈하고 열기 그득한 모임 분위기를 잘 못 전달한게 아닌가 싶어 우려되지만.. 마지막으로 이말 한마디는 남기고 싶습니다.  듀게SF모임으로 오세요. ^^


다음 모임에서 나눌 책은 고마츠 사쿄의 "끝없는 시간의 흐름끝에서"이고 11월에는 칼 세이건의 "콘택트"와 "코스모스"를 같이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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