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줘가 북미에서는 핀처 역대 영화의 흥행 기록을 갱신했고 우리나라에서도 의외의(?) 흥행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이 영화의 흥행을 보다보니 핀처의 전작 밀레니엄이 떠올랐어요. 영화의 주제면에서 비슷하다고 생각했었거든요. 밀레니엄이 여자를 증오한 남자라면 곤걸은 남자를 증오한 여자라고 해도 될 것 같고. 사라진 여인을 찾아가는 스릴러라는 점도 비슷합니다. 스포라서 자세히 말은 안 하지만 결말도요.


그런데 밀레니엄은 흥행에 실패했지요. 속편 제작도 불투명해진 상태이고 .

개인적으로는 밀레니엄과 곤걸 우열을 가리기 힘듭니다. 둘 다 관람 후에 '역시 데이빗 핀처!' 했던 영화들이에요. 굳이 취향을 따진다면 밀레니엄 쪽에 약간 기울어지기는 하지만요. 곤걸 보다는 스타일리쉬한 맛이 있고 루니 마라의 리스베트가 있습니다.


두 영화를 비교하면 베스트셀러 원작인 것은 동일하구요. 잔혹함 면에서는 둘다 18세. 단 밀레니엄은 고어한 강간/고문씬이 더 들어있기는 합니다. 밀레니엄을 지인에게 선뜻 추천을 못하는 건 이 잔혹함이 큰 것 같습니다.

러닝타임은 곤걸 149분/ 밀레니엄 158분이니 크게 차이가 나는 건 아니구요..

게다가 주연 배우를 비교하면 벤 애플렉이 인지도 있다해도 역시 제임스 본드인 다니엘 크레이그 쪽이 한 수 위이지 않나 싶네요.

밀레니엄의 약점이 있다면 이미 스웨덴에서 영화 제작되었던 작품이라 신선함 면에서는 떨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방대한 원작을 압축하느라 러닝타임 내내 꽉꽉 들어찬 이야기가 조급하게 달린 경향도 있구요.

그래도 이렇게 흥행이 차이가 나는 것이 좀 억울하기는 합니다. 네, 계속 루니 마라 리스베트가 보고 싶었습니다. ㅠㅠ


두 영화의 아무래도 가장 큰 차이는 현실감인 것 같기는 합니다. 용문신을 한 고스스타일의 천재 해커보다는 겉보기에 남부러울 것 없는 엘리트 금발 미인이 더 거부감 없이 일반 관객이 받아들이기 좋겠지요. 미스터리한 연쇄 성폭력 살인보다는 남편의 외도에 분노가 폭발하는 여성이 더 익숙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사건입니다. 특히 사사건건 삐걱대는 무책임한 남편 벤 애플렉은 많은 여성분들의 분노를 사고 사이코패스 에이미를 되려 응원하는 진풍경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학생분들 사이에서 학원물이 인기있고 미생이 직장인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처럼, 사람들은 나에게 익숙한 내 이야기 같은 이야기에 더 끌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곤걸의 결말처럼 관객의 흥미를 더 끌어내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는 지극히 당연한 결론이 나오네요. 


혹자는 '나를 찾아줘'라는 친숙한 제목도 흥행 비결로 뽑더군요. '곤 걸' 보다는 다가가기 쉬운 제목 같기는 하지만 뜬금없는 제목인데 영화의 흥행을 이끌어 낸다면 감수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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