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 글이 요즘 보여서 생각난 건데...전 편두통이라는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편두통의 개념이 우리 나라에 소개되면서 잘 못 정해진 단어라고 생각해요.

편두통을 겪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편두통과 두통은 상당히 다릅니다. 두통이 아픈 거라면...편두통은 매우 민감해지면서...고통스럽달까요?

그런데 편두통이라는 이름은 마치 두통의 종류 중 하나 같아요. 이런 두통, 저런 두통이 있는데, 한쪽만 편중되게 아픈 두통은 편두통이라고 칭한다, 정도의 느낌이랄까요?


간호사로써 일하다보면, 환자들에게 증상을 물어볼 때가 많은데 그때 환자들이 머리가 한 쪽이 아프다고 설명을 할 때와 편두통이 있다고 할 때의 마음 가짐이나 접근 방식이달라지거든요. 

그런데 막상 알고보면 환자가 편두통을 진단받았거나, 실제 편두통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환자가 편두통이라 자신의 증상을 설명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이게 근데 환자가 자신의 증상을 과장되게 느끼거나, 잘못 판단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편두통이라는 단어 자체의 애매모호함 때문에 오는 착각이라 보거든요.


아, 지금 듀게에 오른 글들이 편두통이 아닌데 편두통이라고 한다! 이런 게 아녀요. 듀게에 올라온 글들은 정말 편두통의 정의에 속하는 딱 그런 증상이거든요. (그 중에서 이불 뒤집어쓰는 건 정말 전형적인 편두통의 증상이죠. 빛도, 소리도 고통을 증가시킬 수 있으니까요.)

지금 툴툴대는 건 듀게에 올라온 글들이 아니라 편두통이라는 단어 자체에 있습니다.

흠, 사실 이런 거 민감하게 따지고 드는 것 자체가 직업적 특성이겠지만, 어쨌든 편두통이란 단어는 별로여요.




편두통은 단어 자체가 애매모호하지만, 빈혈은 단어 자체는 뜻이 확실한데, 사람들이 그 단어 사용을 애매모호하게 합니다.

어지러움은 빈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많은 환자분들이 '난 가끔 머리가 어지러워요'라고 이야기해야 할 때, ' 난 가끔 빈혈이 있다'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빈혈이 있다! 이렇게 환자한테 이야기를 들으면 간호사들은 깜짝 놀라며, 진단은 언제 받으셨는지, 혈액 수치는 얼마인지 물어보면....그런거 모른다고 하는 경우가 대다수죠.

흠. 제가 빈혈 얘기는 듀게에서 몇 번을 했던 터라 지겨우실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다시 한 번 외칩니다.

빈혈과 어지러움은 다릅니다!

어지러움은 증상이지만, 빈혈은 그 자체가 진단이지 그 것이 증상이 되진 않아요! 빈혈 때문에 어지러움이 올 수 있지만, 빈혈 때문에 빈혈이 오진 않는다는 거죠. 그리고 어지러움은 저혈당, 저혈압 등 여러 원인으로 올 수도 있으니까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91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442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3284
41 후쿠시마 원전에 대한 오해들. [5] 부기우기 2011.03.13 3753
40 [스포일러] 화이트 크리스마스 4화 [4] 로이배티 2011.02.21 2234
39 [잡담] 안면홍조 증상이 심해졌어요. [17] Dear Blue 2011.02.01 2818
38 프로야구 연봉조정위원회 따윈 X나 줘버려! [12] chobo 2011.01.21 2091
» 편두통, 빈혈에 대한 흔한 오해 [12] 남자간호사 2011.01.09 4828
36 연희동의 맛있는 비빔국수집. 망향 비빔국수 [9] maxi 2011.01.07 3803
35 메가마인드 보고 왔어요.(스포무) 모그 2011.01.06 1524
34 라스트 갓파더와 우리누나 영화 취향. [2] 자본주의의돼지 2011.01.02 2873
33 밑에 신춘문예에 대한 질문을 보고 갑자기 드는 생각, 그리고 취업에 대한 고민... [4] 모그 2010.12.15 2127
32 나의 N8은 언제쯤 나올까요? [4] 모그 2010.12.11 1741
31 스카이라인 보면서 떠오른 영화들... [1] 부기우기 2010.11.25 1628
30 삼포가는 길 문숙 [3] 가끔영화 2010.11.22 1612
29 대만 태권도 실격패 [13] jim 2010.11.19 4522
28 레드 보고왔어요.(스포는 없음) [3] 클로버 2010.11.18 1231
27 스팅이 한국에 오는데.... [10] 자두맛사탕 2010.11.18 2153
26 게이 아저씨가 나에게 상처를 주었어. [12] 빨간망토차차차 2010.11.09 4806
25 학창시절부터 연결되어 있는 종교 이야기... 모그 2010.11.03 1237
24 재미없는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 [19] 자본주의의돼지 2010.10.26 3568
23 일요일 일과, 개와 함께 하는 자전거 산책 [4] 21세기한량 2010.10.25 1902
22 [리브로] 저도 1차 도착! 4500원짜리 저렴한 지름신 한 분 소개합니다 (일러스트여행책) [3] no way 2010.10.22 225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