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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독자는 누구인가… 국내 대형서점 회원 1586명 설문 조사

  • 박돈규 기자

  •  교보문고 회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33.9세의 여성이 가장 평균적인 독자로 나타났다. 사진 속 모델은 교보문고 문학파트에서 일하는 최은주씨. /김지호 객원기자


    입력 : 2013.01.26 03:05

    안녕하세요. 제 나이는 서른 넷. 미혼 여성이고, 회사 다녀요.
    1년에 책 10권 정도 읽는데 소설을 가장 좋아하죠. 베스트셀러에 혹하진 않아요.
    근데, 요즘 책 비싸지 않나요? 전 그게 좀 불만이에요.
    아 참! 제 이름은 '한평자'… 한국 평균 독자입니다.

    나: 33.9세 싱글 여성. 회사원. 1년에 책을 9~10권 사고 책값으로 10만~20만원 쓴다. 좋아하는 분야는 소설. 책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저자도 내용도 아니고 주제(메시지)다. 그런데 광고에 비해 책은 실망스럽고 가격 거품도 불만이다. 베스트셀러? 궁금하지만 사고 싶진 않다. 주로 주말에 독서를 하고 한 번 책을 잡으면 30~60분 읽는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시간을 빼앗겨 요즘 고민이다. 그럼에도 책은 역시 종이책이다.

    본지가 교보문고와 함께 추출한 대한민국 평균 독자의 프로필이다.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4일까지 교보 북클럽 회원 1586명이 30개 문항을 담은 이메일 설문에 답했다. 대표 독자인 '그녀'가 누구이며 어디에 살고 언제 어떤 책을 얼마나 읽으며 취향과 불만은 뭔지가 드러났다. 1981년 문 연 교보문고가 회원(1200만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픽 참조


    여성이 3분의 2

    1586명 중 여성이 1084명(68%)이었다. 실제 교보 북클럽 회원 통계에도 여성이 3분의 2를 차지하는 '여성 쏠림'이 나타난다. 독자 연령대는 26~30세가 291명(18.4%)으로 가장 많았고 31~35세(17.6%), 36~40세(15%), 41~45세(14%)의 순이었다. 응답자의 65%가 미혼(未婚)이었고 직업은 회사원(41%), 대학생(15%), 주부(10%) 등으로 조사됐다.

    그녀들은 어디에 사나

    응답자의 주소는 서울 477명, 경기 265명, 인천 80명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대구 79명, 부산 67명의 순이었다. 서울 안에서는 송파(39명)·서초(34명)·동작(30명)·강서(29명)·강남(29명)·관악(27명) 등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용산(11명)·성동(11명)·중랑(9명)·중구(4명)·금천(4명) 등은 독자가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설 전성시대?

    가장 좋아하는 분야로는 소설(32%)을 꼽았다. 2~5위는 자기계발(15%), 인문(10%), 에세이(7%), 경제경영(6%)이었다. 하지만 교보문고 실제 판매량은 학습서·소설·외국어·에세이·아동 순이다. 선호하는 책과 구매하는 책 사이에 격차가 존재하는 셈이다. 25일 교보 베스트셀러 순위 10위 안에 소설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뿐이었다.

    저자나 내용보다는 주제

    어떤 책을 살지 말지 결정짓는 기준은 뭘까. 607명이 주제(메시지)라고 답했다. 목차나 내용에 539명, 저자에 175명이 표를 던졌다. 매체의 호평이나 베스트셀러 여부, 제목이나 출판사 등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무엇이 독서 시간을 갉아먹나

    책의 적(敵)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이었다. 책을 읽는 시간이 줄어드는 까닭을 묻자 448명은 "책을 읽지 않아도 인터넷에 정보가 넘쳐나서"라고 답했고 409명은 "스마트폰 탓"이라고 했다. 108명은 "독서 행위 자체가 귀찮다"고 고백했다. 반면 "독서 시간이 줄지 않았다"는 열혈 독자는 341명이었다.

    베스트셀러에 대한 뒤끝

    베스트셀러에 대한 생각을 물었더니 무려 654명(42%)이 "궁금하긴 하지만 사고 싶지 않다"고 했다. "마케팅으로 만들어낸 게 많아 궁금하지도 않다"는 응답(433명)까지 더하면 약 70%가 부정적이었다. "얼른 사서 읽고 싶다"는 '대세 추종 독자'는 25%(384명)에 그쳤다. 한 인문서 출판사 대표는 "독자들 사이에서 충분히 평가전을 치르지 않고 마케팅과 서점의 선택이 막강해지면서 베스트셀러의 가치가 떨어진 것"이라고 했다.

    "책값에 거품이 많다"

    책값에 거품이 끼어 있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매우 그렇다"(17%)와 "대체로 그렇다"(41%)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전혀 그렇지 않다"(3%), "별로 그렇지 않다"(9%)에 비하면 압도적이다.

    온라인 서점이 편하긴 하지만

    지역 서점은 '멸종 위기'로 몰리고 있다. 이번 설문조사에도 온라인 서점을 더 이용한다는 응답자가 많았다. 싸고 어디서든 클릭 한 번이면 된다는 게 장점이다. 반면 오프라인 서점의 경쟁력으로는 "직접 만져보고 고를 수 있다"(1275명) "책을 사러 가서 들고 오는 것 자체가 좋다"(134명) 등이 꼽혔다.

    즐기는 독서 방식

    94%(1493명)는 여전히 종이책을 선호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이북 전용 단말기로 독서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응답은 다 합쳐도 6%가 안 됐다. 한 번 책을 잡으면 30~60분 읽는다는 독자가 559명(35%)으로 가장 많았고 1~2시간(30%), 10~30분(14%) 등의 순이었다.

    서점에 대한 불만

    "광고에 비해 책 내용이 실망스럽다"(24%), "책값이 비싸다"(22%), "온라인 서점에서는 책 내용을 보기 어렵다"(21%), "서점에 앉아서 책 읽을 공간이 부족하다"(16%) 같은 불만이 터져 나왔다. 1993년부터 교보 북클럽 회원이라는 이수진(43)씨는 "책값이 너무 올랐고 광고며 베스트셀러 순위는 그냥 그러려니 하며 신경을 끈다"고 했다.

    시간·날씨에 대한 취향

    독자는 오프라인 서점에서 주말(41%)에 책을 산다. "그때그때 다르다"(28%) "평일 퇴근길"(15%)이라는 답이 뒤를 이었다. 그 책을 "주말에 집에서 읽는다"는 독자가 37%로 "평일 집에서"(35%) "출퇴근 시간에"(18%)보다 많았다. 날씨와 독서는 "무관하다"가 62%였고 "눈이나 비 오는 날"(16%) "흐린 날"(12%) 끌린다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이수현 교보문고 브랜드관리팀장은 "자투리 시간보다는 집에서 여유 있게 책을 읽는다는 점에서 독서는 여전히 중요한 여가 문화인 셈"이라고 말했다.




    3분의 2가 여자네요. 남성독자가 적은 건 남성이 독서 이외에 다른 활동을 선호해서 그런걸까요.

    베스트셀러에 대한 뒤끝 항목이 흥미로워요. 그렇다면 베스트셀러는 평균 독자가 아닌 다른 독자층들이 구입한다는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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