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참 많이 의아합니다.


어차피 경찰이나 선관위의 신속하고 공정한(?) 대응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고. 설사 신속하게 그 직원을 데려 나오고 노트북, 핸드폰을 경찰이 입수한들 '대선에 영향 끼칠 수 있는 중대 사안이니 최대한 신중하게 수사하겠음.' 이러고 1주일만 버티면 투표 다 끝날 때까진 흑색 선전하는 나쁜 놈들 이미지를 안고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걸 몰랐을 리도 없는데 말입니다.

하물며 후보 토론회 나가서 상대방이 대놓고 '날 조롱해보렴'하고 헛점을 보여도 꾹 참고 네가티브 없는 깨끗한 후보 이미지 만들기에 주력하던 문재인측이었던지라 더 괴상한 느낌이네요. 현장 출동 생중계까지 해 가며 이렇게 블럭버스터급으로 화려하게 터뜨린 걸 보면 뭔가 정말로 크고 아름다워 보이는 (그리고 구체적인) 떡밥을 입에 물었음은 분명해 보이는데 그 떡밥이 과연 제대로 된 물건일지...


게다가 지금 문재인측이 이렇게까지 행동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아직은 여론 조사에서 뒤지고 있긴 하지만 거의 박빙까지 좁힌 상태이고. 추격하는 입장과 추격 당하는 입장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급한 건 새누리쪽이었을 텐데. 바로 언론에 공개할만한 완전 구체적이고 확실한 증거도 없이 이렇게 터뜨리는 건... 참 뭐랄까.


1) 민주당이 아직도 헛발질 중이다.

2) 저 쪽에서 발뺌이 불가능할 확실한 증거가 있어서 저질렀다.


이렇게 둘 중 하나일텐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두 번째의 경우일 것 같진 않습니다.

차라리 새누리쪽에서 역공작으로 민주당을 함정에 빠뜨렸다는 쪽이 그럴싸하지 갑자기 민주당이 정신 차리고 유능해졌을 것 같진 않아요. 결국 증거 확보 못 한 것만 봐도. -_-;


그 과정에서 국정원 직원과 국정원의 말이 엇갈리고, 경찰이나 선관위가 '직원 아니야? 어 그래. 그럼 갈께.' 같은 식으로 허술하게 행동한 것 등등 민주당 쪽에서 일이 잘못되더라도 붙들고 늘어질만한 요소들이 남긴 했습니다만. 그거야 뭐 늘 그렇듯 '잠깐 혼선이 있었다'라며 뭉게버리면 끝인 거고.

뭐... 전 지금까지 쭉 여론 조사야 어쨌든 해 볼만한 상황일 거라는 근거 없는 낙천주의자였고 지금도 그렇습니다만. 그래도 이 건은 삽질 같단 느낌적인 느낌을 떨칠 수가 없네요.


오전 중에 민주당 쪽에서 확인 사살까진 아니어도 제 허접한 삽질론은 잠재울만한 떡밥을 던져주기를 애잔하게 기대해 봅니다.



+ 그 와중에 가장 신경쓰이는 건 안철수측의 반응입니다. 이대로 별다른 증거 없다고 끝나 버리면 '구태 정치를 버리지 못 했다'며 유세 보류나 지지 철회도 가능할 것 같은데. 아아 앙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91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443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3294
405 장고를 봤습니다. [3] 칼리토 2013.05.16 1457
404 [독후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황홀한 글감옥 [1] 호롤롤롤 2012.07.03 1470
403 해피 할로윈! 할로윈 호박들 모음집 [8] Q 2015.11.01 1471
402 팝)두사람 다 좋아하기 [3] 가끔영화 2011.01.22 1477
401 [바낭] 역쉬 사장님은 무섭네요. [1] 가라 2011.07.04 1484
400 박정희 시절 때 금지됐던 노래들 [2] 발광머리 2012.07.25 1488
399 생일날 누군가의 부고를 듣다. [1] 닥호 2013.01.22 1492
398 국방부,복무부대서 동원훈련 재검토..하루만에 번복 [4] chobo 2011.11.25 1504
397 자기검열 안하고 살고 싶습니다. [2] 닥호 2012.12.25 1506
396 [기사] 진정한 1% 대 99%의 싸움 [3] 정마으문 2012.04.04 1506
395 우우 봄밤의 속삭임 속삭임 [4] Koudelka 2011.05.18 1512
394 [디아] 불지옥 난이도 4일째 [2] ripa 2012.05.24 1512
393 밑도 끝도 없이 던져 봅니다. '안철수 대통령'을 보고 처음 생각나는 단어나 말은? [3] chobo 2011.10.27 1515
392 전여옥 시사자키 인터뷰 길게 한거 다 봤습니다 [3] 가끔영화 2012.03.16 1517
391 (기사) “MB 사촌처남에 4억 건넸다” 그리고 '억대 수뢰' 미소금융재단 간부 구속 [3] chobo 2011.12.09 1528
390 [바낭] 유행어 예감 [3] 데메킨 2012.11.20 1532
389 옛날 tv 보는 기분나네요 [5] 가끔영화 2010.10.22 1533
388 정말 천국은 재미없어요 [5] 가끔영화 2010.11.02 1551
387 어제 롯데:한화 경기 감상단문. [7] aires 2012.06.08 1552
386 5.16 성공 위로연 [2] 닥호 2013.10.28 157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