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게 등에서 활동 해 보며 자신의 강박증을 자각했어요. 간단한 글을 하나 올린다고 하더라도, 꽤 오랜 기간을 고민하며 언제 그 글을 쓸지 어느 때 그 글을 올릴지 꼼꼼하게 계산하게 됩니다. 공을 들여서 글을 쓰니 최대한 많은 사람이 봐줬으면 하고, 그럭저럭 댓글도 달렸으면 하겠죠. 사람이 너무 많으면 글이 너무 빨리 올라와서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 버릴 수도 있고, 너무 적다면 첫 페이지에 노출은 오래 되겠지만 얼마 보지 않고 그 다음 글 물결에 묻힐 수도 있구요. 사람들이 얼마나 페이지를 거슬러 올라가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댓글에 대해서 전부 대댓글을 달아야 할지, 필요한 댓글에만 글을 달아야 할지 고민해보기도 하구요. 또한 그 주제가 너무 많이 다루어져서 열어보기 전에 제목에서부터 피로감을 느끼는지도 생각합니다. 저는 아예  한참 논쟁이 되는 주제에 대해서는 살짝 빠집니다. 가끔 창피함을 참고 막, 여러가지를 물어보고 싶어요. 어디까지 보세요? 하나하나 찬찬히 보세요? 댓글 많이 달린 것만 보시죠! (글쓰기를 누르고 글을 쓴 후에 완료를 누르면, 그 글쓰기를 눌렀던 시간을 기준으로 글이 올라가기에 복사 후 다시 글쓰기를 눌러요.)

그리고 잠시 생각합니다. 최근에 말하듯 자연스럽게 글쓰기를 하는, 말하자면 글쓰기가 범람하는 시대가 아닌가 하구요. 휴대전화와 인터넷이 그러한 판을 만들어 냈구요. 모든 게시판은 참여자가 모두 함께 책을 쓰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도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정독하지는 않는 책이지만, 주석도 달고 범례도 달고 책을 만들어 나갑니다. 하이퍼텍스트니 메타서사니 하는 말들이 일상에 녹아들어 딱히 분리해서 생각하는게 촌스러울 정도로요. 이러한 일들이 요상한 오타들을 많이 만들어내는 주범이라고도 생각해요. 그 전까지는 글로 쓸 필요까지는 없었을테니까요. 어쨌든! 글 잘 쓰는 사람들은 신나는 세상입니다. 신기하지 않나요? 딱히 다른 책을 읽을 필요도 없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작품을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향유한다는 것이.

그러한 일상적인 일이라 하더라도, 역시나 부담스러운 건 마찬가집니다. 듀게에서 잘 보이고 싶어하기 때문이겠죠. 꾸준한 글이 아이디의 캐릭터를 형성해 나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글로밖에 다른 이에게 보이는 것이 없다면 그로 치장을 해보고 싶은 것도 당연합니다. 저는 제가 너무 엄하게 행동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사람이 좀 망가질 줄도 알고, 약한 면모도 보여야 친근해질 수도 있고 그럴텐데 말이죠. 안다고 하더라도 사람 성격이 쉽게 변하는 건 아니겠죠. 사실, 언제나 깨달았다거나 자각했다거나 이제야 알았다거나 이야기 하지만 그것은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처음으로 말했다 뿐이고 이미 알고 있었던 것들이죠, 그 이후의 행동을 안하고 있었을 뿐이지. 그러니까 이 글은 자신을 위한 선언이에요, 글을 좀 써보기 위한.

어떤 분이 제 글인진 모르겠지만, 제 글(으로 추측되는 것)을 읽고 그에 대해 조금 감은 왔다는 댓글에 용기를 얻었어요.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려요. 또, 자기만의 약을 파시는 분들도 고맙습니다!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선뜻 댓글은 못 달지만. 아마 그런 글을 계속 보다보면 자기가 복용하고 있는 약을 팔고 싶어 안절부절 못 할 꺼에요. 그래서 잠시 질문. 듀게에 꽤 마음 먹고 글을 쓴다고 할 때 얼마나 시간 내서 글을 쓰세요? 그리고 자기가 쓴 글 엄청 오래되었는데 그거 찾아서 누가 댓글 달아 놓으면 댓글 또 찾아서 읽어 보시는 편인가요? 다들 그런다면 오래된 글을 읽고도 댓글을 열심히 달텐데 말이죠. 바낭 글도 좋아요. 그런데 바낭이란 단어 들을 때마다, 바구니 배낭 이렇게 꼭 뭔가를 담는 포대기 같은 기분 안드나요.

글 제목도 역시 제 강박증 아래 지어졌습니다. 진짜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니까요. 아, 두서없는 이야기 할 때 또 하나. 저는 여기 게시판 링크 이름을 "듀영"이라고 해 놓거든요. 듀나의 영화낙서판이니까. "듀게"란 이름은 누가 지은 걸까요? 사실 이 게시판도 '메인' 게시판이니까, 듀메라거나. 헛소리는 이만 하고 다음에 뵈요. 하고 댓글에 나타나겠지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37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93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480
405 [바낭] 아이폰4CF 말인데요. [11] 가이브러쉬 2010.09.29 3995
404 [잡담] 저는 먹는 즐거움이 너무나 커요. 혹시 저 같은 분? 부페 이야기. [19] 시간초과 2011.08.09 3987
403 [바낭] 이 주의 아이돌 잡담 [21] 로이배티 2013.02.24 3959
402 안철수씨가 후보로 나온다면 찍기야 하겠지만 그래도 실망감이 있는건 사실....... [33] 잠시만요:p 2011.09.02 3934
401 [바낭] 직장 넋두리 - 이직 실패와 재입사 [7] Planetes 2011.11.01 3934
» "어떻게 저렇게 글을 써서 올릴 수가 있지?" [9] 잔인한오후 2012.05.21 3930
399 머리에서 쥐가 날 것 같은 쥐메일, 부글부글 구글의 불가침 상담전화 [24] Koudelka 2013.11.04 3920
398 남자의 자격 다 보고 MBC 틀었다가 깜짝 놀랐네요. [1] 달빛처럼 2011.02.06 3916
397 2012년 올해의 '명언'으로 남을 - "수첩 보고 해도 좋다" [16] soboo 2012.11.28 3892
396 젠틀맨이 KBS 방송불가 되었네요. [13] 쥬디 2013.04.18 3886
395 내친김에 꼽아보는 밴드오브 브라더스의 로맨틱한 순간들. (스포일러?) [17] 룽게 2010.11.29 3880
394 [바낭] 자고 일어났더니 오피스텔, 국정원 얘기로 난리가 났네요 [12] 로이배티 2012.12.12 3879
393 부담 안 되는 야식 뭐 있을까요 [41] 해삼너구리 2010.11.02 3877
392 [바낭] 지긋지긋해서 물어 보는(?) 김윤아 떡밥 [25] 로이배티 2011.07.28 3877
391 [바낭] 애플... 이런 농약같은 장사치들을 봤나.. [12] 가라 2011.06.22 3873
390 디즈니 빌란 디자이너 콜렉션 시리즈 인형들 [4] 빠삐용 2012.11.23 3852
389 할로윈 호박 사진모음 (연례행사) [4] Q 2013.10.31 3844
388 크리스천의 性 [16] catgotmy 2011.03.26 3829
387 요즘은 할렘쉐이크가 유행이라더군요. [6] 자본주의의돼지 2013.02.21 3811
386 남녀, 성역할과 사랑에 관하여 [16] 피로 2012.10.13 380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