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박훈정 작가 인터뷰.

2011.03.01 17:08

niner 조회 수:2879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article_id=64983&mm=100000004


-그 이후로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을 것 같은데.
=초반에는 ‘정상적인’ 제작자나 프로듀서를 만나기가 정말 어려웠다. 정말 이상한 사람들이 많았다. (웃음) 예를 들어 어떤 영화사에 2년 동안 있으면서 8, 9편의 작품을 쓰거나 각색했는데, 받은 돈이라고는 300만원뿐이었다. 영화계에 있으면 못 살겠더라. 그래서 만화 스토리작가로도 일했었다. 무협만화의 스토리를 많이 썼다. 만화쪽이 영화보다 돈을 많이 주는 곳은 아니지만 지급일을 어기거나 약속했던 금액을 후려치는 일은 전혀 없었다. 그래도 영화쪽 일은 계속 하고 싶더라. 시간이 지나면서 영화계에도 좋은 분들이 많아졌다는 걸 알게 됐다. 내가 겪었던 분들은 어느 순간 퇴출되고, 정상적인 시스템을 마련하려는 분들이 생겨나고 있었다.


-고 최고은 작가의 죽음이 시나리오작가에 대한 처우문제를 환기시켰다. 앞서 쓴 작품들의 대우는 어땠나.
=<악마를 보았다>는 정말 좋은 대우를 받았다. 할리우드 수준은 아니겠지만 정말 괜찮았던 것 같다. <부당거래>는 통상적인 계약이었다. 나머지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나는 무명 시절부터 계약을 까다롭게 했던 경우다. 요구사항이 많아서 제작사들 사이에 악명이 높은 작가였다.


-어떤 계약을 했기에.
=얼마 전에 영화아카데미에서도 이야기했던 건데, 일단 투자를 받은 뒤에 잔금을 주겠다고 하는 계약은 절대 안 했다. 말이 안되는 계약이다. 차라리 돈을 많이 못 주겠다고 하면 이해한다. 그때는 나눠서 주지 말고 한번에 개런티를 주고 가져가서 열심히 만들어달라고 하면 된다. 영화계가 어려우니까 고통을 감수하자는 분도 있다. 그러면 고통을 감수할 테니, 만약 영화가 흥행되면 러닝개런티를 달라고 했다. 고통은 감수하자고 하면서, 이익은 나누지 않는 것도 말이 안되지 않나. 2, 3년간의 제작기한도 명시했다. 보통 기한을 명시하지 않아서, 제작은 미뤄지고 돈도 못 받는 경우가 많다. 의외로 이런 요구사항을 받아들이는 제작사가 많다. 굳이 요구를 안 하니까 제작사도 먼저 챙겨주려 하지 않는 거다. 작가 입장에서 세게 나가라는 게 아니라 괜히 저자세일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어떤 제작사도 시간이 남아돌아서 아무 시나리오작가나 불러다 이야기를 해보자고 하지는 않는다. 어느 정도는 제작할 마음이 있으니까 작가를 만나려고 하는 거다. 나에 대해 안 좋게 생각하는 제작자분들이 있기는 한데, 결국 자기 밥그릇은 자기가 챙겨야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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