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경계 다니는 대학생인데요. 이번에 2년반?만에 복학을 합니다.

전역의 패기로 전공을 그득 채워서 공부 하나에 집중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저는 그동안 제가 하고싶은걸 하자는 생각으로 교양에 집중하기로 했어요.

휴학하기 전 학교생활은 남들과 같은 그냥 무난하고 추천받을만한 수업만 들었거든요.

근데 그때는 제가 뭔가 맞지 않고 수업이 좋긴 한데

제가 이걸 그냥 들어보고 생각해본다는 경험적 의의로만 느꼈어요.

이번에는 완전 제 취향으로 거진 이름만 보고 시간표를 결정했는데

이게 왠일인지. 수업들을 들어가는데 그곳에 저랑 비슷한 사람들이 있는것처럼 느껴지더라구요.

뭔가 숨겨진 고향을 찾은듯한 그런 느낌...

너무나 다양한 철학과 취향들이 뒤섞인 곳에서 공감할 수 있는 주제가 같다는게 기분 좋았답니다

역시 놀기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놀아야 되는군요.

순간 제가 경제-경영학을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됩니다.

그리고 경제-경영이를 포함해서 좋아하는 학문적 열정이 있는분들 부럽구요.


수업중에 프랑스 쪽 교양이 있었는데요. 저는 단순히 제목만 보고 들어갔죠..

근데 갑자기 교수님이 오시더니 불어로 수업을 하시더라구요..

전 이게 뭔가 싶어서 주변을 둘러봤는데 대답을 oui. non. 등등..

심지어 영어조차 보이지도 않는 이 상황.. 스크립트나 페이퍼도 다 불어..

알고보니 이 수업은 원어 수업이더라구요.. 게다가 거기 오신분들도

외국 살다오신분들이 많은것 같구요.. 그정도를 알아먹을정도라면은...

여튼 저는 눈앞이 캄캄해져 교수님과 아이컨택을 하면서 알아듣는척 열심히했어요..

실제로 알아듣는건 인삿말 정도... 머릿속으로는 집에가서 수강신청을 취소하는 시뮬레이션을 50번정도는 한것같아요.

문제는 갑자기 질문이 적혀있는 페이퍼에 답하고 걷는데 제 백지를 보시더니. 표정이 안좋아지시는거에요.

저는..순간 영어로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제 영어 조차도 그 수준이 미약하여

선생님에게 설명하는데 힘들었는데.  그때 학생들은 제가 뭔가 싶었겠죠..ㅜㅜ

어찌어찌 해서 설명을 마치고 1시간 30분의 불어 리스닝이 끝난 후에

돌아가면서 자기 소개를 하는겁니다.ㅋㅋㅋㅋ불어로...ㅋㅋ

제 차례가 됬는데 교수님이 되게 불안해 하셨죠.

저는 우리말로 구수하게 만나서 반가웠고. 취소할거라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버티는거 힘들었다고..

학생들은 웃었고 저는 강의실을 끝나자마자 빠져나왔어요 무지 부끄러웠습니다

그와중에 인사해주시는분도 계시고.. 여튼 재밌는 일이였어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44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99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645
27 인류역사상 천재라 여겨지는 인물 5명을 꼽아봤습니다. [69] chobo 2012.03.15 5298
26 [잡담] 7개월 넘게 짝사랑하던 그 분과, 오늘 마침내 밥을 같이 먹었어요 / 마법같던 순간. [11] 라곱순 2012.12.07 4605
25 살다살다 이렇게 무능력한 집단은 참 오랜만에 보는 것 같습니다. [14] 룽게 2014.04.03 4493
24 누가 누가바를 두려워하랴 [11] 차가운 달 2010.06.15 4252
23 서울시장 당선자 100% 확실한 예언 [8] chobo 2011.10.26 3844
22 [바낭] 박찬욱, 박찬경 형제의 이정현 신곡 뮤직비디오 + 김현중 & 박재범 + 기타 등등 결국 아이돌...; [15] 로이배티 2013.07.22 3571
21 [여배우들] 관람 후 짧은 소회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8] Wolverine 2010.08.15 3525
20 (기사링크) 문재인 "후보사퇴시 보조금 미지급法 수용" [19] chobo 2012.10.31 3512
19 [바낭] 스파이 명월, 슈퍼스타K & 위대한 탄생 잡담 [7] 로이배티 2011.08.14 3423
18 [또바낭] 모스 버거 메뉴들 중에 뭐가 맛있나요? [8] 로이배티 2013.05.18 3069
17 (뉴데일리 기사이지만) 즐겁게 웃을 수 있습니다. 지금껏 본 것들중에 최강입니다! 정말 재미있습니다. [10] chobo 2012.02.24 2965
16 어젯밤 11시경, 구로 -> 동대문 방향 지하철 1호선에 타셨던 분? [6] mockingbird 2011.10.30 2907
15 [바낭] 좀 저렴한 게임들 몇 가지 추천 및 잡담 [13] 로이배티 2013.01.10 2332
14 [바낭] 오늘... 이 아니라 어제; 위대한 탄생3 - 캠프 2주차 잡담 [4] 로이배티 2012.12.08 2278
13 아래 전자투표 이야기가 나와서 생각난 일본의 투표용지 [9] beer inside 2012.04.04 2269
12 오늘 간송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6] Weisserose 2010.10.19 2262
11 RHCP 내한?!?! [6] Rpgman 2011.04.01 2125
10 [스포일러] 진심으로 짧게 적고 싶었던, 오늘 위대한 탄생 잡담 [5] 로이배티 2012.03.24 2028
9 분노의 망치질로 옴니아2 박살내는 동영상 [15] chobo 2011.04.19 1920
8 [바낭] 스포일러 없는 GTA5 엔딩 소감 [3] 로이배티 2013.10.08 190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