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잘 모른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서는 입을 다무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죠. 게시판에 오가는 이야기들을 처음에는 좀 진지하게 읽다가 읽기 조차 힘들어서 건너뛰고 곰곰히 생각을 좀 해봤습니다. 


어떤 일이나 사람을 이해한다는 말, 그 말은 실로 어렵습니다. 당사자가 아니면 이해하기가 힘들거든요. 물론 당사자라고 해도 특정한 개인이 아닌 집단을 다루는 일에 대해서는 더 난감합니다. 한 개인 개인의 입장이나 심정을 헤아려보는 것과 여자 혹은 남자라는 걸 뭉뚱그려 이해하는 것은 또 다른 일이니까요. 


며칠동안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여성으로 사는 것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봤어요. 물론 한국이라는 나라, 지금이라는 시점은 남자로 살기에도 쉽지가 않습니다. 전 연령대의 모든 남자들이 다 고생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대부분 살기 힘들다, 버겁다, 괴롭다.. 일색이지 행복해서 희희낙락하는 사람은 찾기가 어렵더군요. 아무튼.. 


한국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을 통계적으로 정리해 놓은 지수가 크게 두가지 있는데 그 결과값이 차이가 크더군요. 일단 성불평등 지수가 있습니다. Gender Inequality Index. 줄여서 GII 인데 한국은 조사 대상국 153개국가중에서 17위 정도더군요. 비교적 상위권입니다. 유엔개발계획에서 조사하는 지수구요.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하는 성격차 지수라는게 또 있는데.. Gender Gap Index(줄여서 GGI) 이 조사에서는 145개국중 115위입니다. 아주 하위권이죠. 


통계자료의 신뢰도는 둘째치고.. 지표로만 보면 여성의 기본적인 생존권과 인권에서는 상위권인데.. 사회진출이나 고용평등, 임금 차별등에 있어서는 하위권이다..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고 하네요. 여성에게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습니다. 


GGI의 문제점같은 것은 각자 찾아보셔도 금방 알수 있으시겠지만.. 어쨌거나 남자가 여자들보다 더 일자리를 구하거나 고임금을 받고 자아실현을 이루기 좋은 나라가 한국이라는 점은 명약관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문제점은 다양한 제도적 개선이 이뤄져야 할 일이고 그에 앞선 사회적 합의, 혹은 지속적인 개선 운동이 선행되어야 하겠죠.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노력에 대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다만 그 방식에 있어서 어떤 노선을 취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냐에 대해서는 고민할 여지가 있겠죠.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서 폭력 투쟁을 하거나 진영을 나누는 것도 필요할때가 있기는 할겁니다만.. 현재의 편가르기 내지는 진영 싸움으로 가는게 바람직한지는 모르겠습니다. 


두번째로 인터넷을 달구는 이슈들이 터질때마다 배후에 있는 어떤 다른 의도나 기획이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심도 자동으로 연상됩니다. 여성인권을 향상시키고 여혐을 그만두게 하자는데 무슨 의도냐..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하나의 이슈가 커지면 다른 이슈들이 자동으로 덮히는게 넷상의 여론 몰이고 여론 조작이라는 건 경험적으로 많이 접해온 일이죠. 


개인적으로 한국이라는 나라, 지금이라는 시점에서 남여갈등보다 더 시급하고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계층간의 불평등이 아닌가 싶습니다. 부익부 빈익빈, 유전무죄 무전유죄.. 이게 더 심각한 문제 아닌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에는 이러한 불평등을 제도적으로 개선하고 획기적으로 바꿔보자는 래디컬한 움직임은 보기가 힘듭니다. 오히려 그런 문제가 터질때마다 여론을 여러갈래로 쪼개고 감정적으로 소모시키는 기획만 보이는 것 같아요. 제가 너무 과민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보다 더 전문적인 지식과 논리를 가진 분들의 글은 아래에도 많이 있으니.. 이런 글도 하나쯤은 있어도 되지 않나 싶어 글을 써봅니다. 혹여 읽고나서 마음 상하실 분은 없으셨으면 좋겠네요. 중복이라는데.. 더위 먹지 마시고 맛있는 한끼를 드시길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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