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14 23:38
0. 회사에 제 나이또래 사원이 입사했습니다. 이쪽 일을 한 경력은 없고 다만 비슷한 쪽에 업무 경력이 있어서 그걸 밑천으로 들어왔죠. 나이는 저랑 비슷한 또래. 어젠가 그러더군요 '어머니께서 석달 못넘기셔서 돌아가실때
까지 함꼐 있고 싶고 그래서 휴직 하고 싶다'라구요. 이 말만 들으면 참 효자인데.. 한 편으로 좀 그렇습니다. 어머니와 함꼐하는건 좋지만 가정이 있는데 도대체 그 사람이 일을 안하는 기간 동안 가족 부양은 어떻게 하려는지
돈이 많은 것도 아니에요. 집 대출금에서 벗어나려고 자가 까지 팔겠다고 나서는 걸 보면 말이죠. 오늘 형제들끼리 회의하고 다시 결정하겠다는데, 과연 자기 부모에게 그렇게 하는게 (올인으로) 그게 정상일까? 란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석달 동안 무급으로라도 휴직 받으면 좋겠다는데 한편으론 저희 부모님 역시 이제 10년 정도면 돌아가실 나이가 되다 보니 남의 일 같지 않은 한편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1. 얼마전 회사에서 오래~~~~~~만에 전 부서원이 점심을 같이 먹었습니다. 사업부 이사님이 왈 "야 너 **에서 오랜다" 라시는군요. 말씀은 제가 아직 미혼이란 걸 듣고 거기 노처녀 한 명을 엮기 위해 저 보고 만날 사람의
인상을 슬쩍 보고 가라는 겁니다. 제가 마음에 들면 정식으로 만나게 하려는 거죠. 뭐 파스타 먹을 때도 됐고 해서 가긴 갑니다만.. 적령기를 넘긴 나이가 되면 이제 둘의 만남이 결혼으로 이어지는건 맹수들 짝짓기 보다 더 어
려운 과제가 되버리죠. 일단은 보러가는 일정을 잡아보려고 합니다. (지금은 올림픽 정신으로 만나려구요)
2. 이번 한 주간은 이색적인 기록을 하나 세웠습니다. 월요일 부터 금요일까지 집에서 먹은 밥이 딱 한끼라는 겁니다. 발단은 그랬습니다. 회사에서 이번주 목요일까지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보고서가 있었고 그건 사업부 인
력으로 정상 근무하면서 해결할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 보고서 작성을 위해 출장을 갔다와야 하는데 일정이 안 맞아서 지난주에 완료해야 했는데 그것마저 실패해서 월요일 아침에 밥도 못먹고 출장을 갔습니다.
출장을 마치고 바로 서울 회사로 올라와서 이틀 동안 회사에서 숙식을 모두 해결했습니다. (덕분에 회사 근처 사우나 위치를 파악까지 했습니다) 결국 화요일 밤 꼴딱 새고 수요일 밤 늦게 완성해 목요일날 제출했고 저는 그
보고서 제출을 하고 바로 또 출장을 다녀왔죠. 고속철도 때문에 한 이틀 걸릴 일정을 하루만에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이 완료했습니다. 그러고 나니까 어제 밤에 잠 정말 잘오더군요. 눈 감았다가 뜬거 같은데 아침이었습니다.
7시 30분... 다시 씻고 밥도 못먹고 출근. 그러고 보니 닷새 동안 집 밥 한 그릇만 먹고 내내 외식만 했더라구요. 와 이런게 가능하구나 싶습니다.
3. 오늘 퇴근 시간이 되는데 사업부 이사님이 서류를 작성하시더라구요. 저는 그나마 화요일 밤에 눈이라도 부쳤지 그분은 뜬눈으로 밤새서 보고서 완성하셨는데 또 밤 9시가 되도록 다른 서류 결재를 하십니다. 그 모습보니
살인적인 노동시간이란 말이 나옵니다. 저 모습이 내가 대과가 없는 이상 몇 년 후 내 모습이 될꺼란 생각해보니 으스스해집니다. 내가 내 일에 충실한건 좋지만 저 정도면 일 중독자가 되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