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14 19:03
어제 육아관련 커뮤니티는 인천의 한 어린이집 교사의 4살짜리 여아 폭행으로 시끄러웠습니다. 아이가 김치를 남겼다고 아이 머리를 풀스윙으로 때리더군요. 맞은 아이는 말그대로 붕 날아가서 쓰러졌습니다. 그 폭력 여교사가 뭐라고 했는지 곧장 일어나더니 식판 챙기고 남은 음식물을 주워 먹더군요. 맞은 아이, 지켜보던 아이들에게도 트라우마였겠지만 그 광경을 여과없이 보던 전국의 부모들도 같은 트라우마를 가지게 되었을겁니다.
맞고 자란 아이, 학대받으며 자란 아이는 정상적인 인간 관계를 맺기도 힘들뿐더러 자라서 반 사회적인 인간이 되기가 쉽다고 합니다. FBI의 프로파일러가 쓴 연쇄 살인마 연구서를 본적이 있는데 연쇄 살인마의 대부분이 어렸을 적에 학대 받고 자란 아이라고 하더군요. 집에서도 안때리는 아이에게 손찌검을 해서 정신적인 충격을 준 그 여교사는 과연 자기 자식을 어떻게 키울지 모르겠습니다.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대항할 힘도 없고 스스로의 피해를 설명할 재간도 없는 어린 아이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이야말로 가장 끔찍합니다. 인류라는 종이 존속하기 위해서 그런 장면에 순수한 분노를 품을 수 있게 유전자에라도 코딩이 된게 아닌가 돌아보게 될 정도라니까요. 어른들이 주고받는 혹은 당하는 폭력에는 상대적으로 덜한데.. 아이들이 맞는 장면을 보면 정말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게 뭔지 이해가 될 정도.
듀게에는 미혼들이 많으시니 공감하기 어려우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출산과 육아를 거쳐봐야 공감하기 쉬운 문제이긴 하겠지만.. 약자를 향한 폭력은 제발 좀 사라졌으면 좋겠네요. 실정법상으로 어린이집 여교사에겐 벌금형 정도가 예상된다고 합니다. 아동 학대, 성폭력에 유난히 관대한 나라가 대한민국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선진국은 개뿔.. 이나라는 아직 멀었습니다. 하기사.. 대통령만 봐도..
2015.01.14 19:42
2015.01.14 19:54
점심시간에 식당 TV로 우연히 봤는데, 눈물이 흘러서 도저히 밥을 못 먹겠더군요.
제가 아이 관련한 문제에 특히 취약한데, 하루종일 문득문득 떠올라 자꾸 눈물이 나네요.
어제 인질극 사건에서 희생된 아이도 생각나서 많이 우울합니다.
2015.01.14 19:56
어제 오만과 편견 마지막 회를 했었지요. 전 이 작품이 참 좋았어요. 배우들이 사건을 진지하게 대하는 자세로 연기를 해주었어요. 최민수도 김나운도 최진혁, 백진희도 모두가 어떤 사명감을 가지고 이 작품을 하는 것 같았어요. 최민수는 시상식 소감처럼 검사로 이 기간을 사는 것 같았고, 세월호와 감정적으로 연결이 된 듯해 보이기 까지 했어요. 선배들의 각오가 보여서인지 젊은 연기자들도 대사 한마디에 눈빛까지 빛나며 톤의 미세함 까지도 신경을 쓰고요.
어제는 한 시간 동안 법정장면을 했는데요. 어린이 유괴 살인교사를 했던 피고인이 차가운 바닥에 아이가 죽지 않은 걸 확인하고 지켜보다 그냥 뒤돌아 나왔고 그 아이는 그 후 방화에 의해서 불에 타 죽어버렸죠. 피고가 검사에게 살인을 하면 살인죄, 사람을 다치게 하면 상해죄, 사람을 안 살리면 무슨 죄 입니까? 라고 검사에게 묻습니다. 검사는 불행히도 죄명이 없다고 하고 그렇다고 죄가 아닌게 아니라고 합니다. 그건 사람의 상상을 초월하는 행위라고 합니다. 사람이길 포기하지 않은 이상 어둡고 춥고 쓸쓸한 곳에서 죽어가는 어린생명을 지켜만 보고 있겠냐고 하면서요. 법이란 사람이 사람에게 줄 벌을 만드는 것이지 짐승에게 줄 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퍼뜩 생각나는게 세월호 더군요. 대통령이 뭔 죄냐? 하던데 춥고 어둡고 쓸쓸한 곳에서 죽어가는 아이들을 구하는 것을 하지 않고 지켜보고 있던 사람이죠. 또한 지켜보기만 했던 모든 사람들에게도 해당되는 듯 하구요. 우리 모두는 짐승의 시간을 살고 있는 겁니다.
2015.01.14 20:50
2015.01.14 21:10
글에서도 말씀하셨다시피 실정법 운운하며 유지되는 마당에
개정안 처리도 안 하고 탱자탱자 파워 싸움이나 하는 판국인데, 저 사람은 그냥 경징계 받고 땡이에요.
이런 비극적인 일에 대해서는 무엇부터 얘기를 해야 될 지 모르겠지만,
너무 슬프고 화가 납니다. 아.... 저도 애들 저러는 거 보면 울컥해서 착잡하고 미칠 것 같아요.
제 아이가 저런 부모는 오죽할까요.
2015.01.14 21:13
딱 그만한 조카들이 있는데, 플레이 버튼은 차마 누르지도 못하고 동영상 링크된 정지 장면과 내용만으로도 너무 화가 나고 눈물을 주체하기가 힘들었어요. 부모들 맘이 어떨 지 정말..
2015.01.14 21:26
미혼이라고 해서 이런 문제에 대해서 공감하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하시는데 부모만큼 아니라도 이런 상황에 대한
분노와 문제의식은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어린이집 유아 폭행 문제가 아주 빈번하게 발생해 왔고 제가 기억하는 것만도
10회 이상입니다. 제대로된 해결책과 후속조치가 없다는거죠.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중징계해야 한다고 하는데 어떤 징계를
받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보육시설 질적 향상을 위한 투자와 모니터도 정규적으로 이루어지고 제대로 된 보육 시스템이
갖춰질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보육 예산마자 깎아머리는 상황이니....) 단지 돈만 지원하는게 아니라 교육청에서
각 보육시설을 철저히 관리하는 시스템과 보육교사 교육, 보육교사의 업무조건 상황 개선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2015.01.14 21:28
솔직히 CCTV가 있는데 집에서 어린이집 CCTV를 볼 수 있는 설치 시스템을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도 했어요.
그러러면 비용도 만만치 않겠죠.
2015.01.14 22:29
아동 폭력, 아동 성범죄는 가중 처벌을 해야 하는데, 그놈의 리걸 마인드가 뭔지 가끔 법관, 검사들한테 물어보고 싶어집니다.
며칠 전 굿네이버스의 상담팀장이라는 작자가 아동 성추행했다 걸렸는데, 처음에 딱 잡아떼다가 몇 년간 찍은 아동의 알몸사진이 휴대폰에서 발견되는 바람에 범행이 입증됐죠. 하지만 형사처벌의 전적이 없고, 반성하고 있으며 공탁금도 걸었다며 그 작자가 집행유예로 나왔습니다. 형사처벌의 전적이 없다? 쉽게 말해 초범이라는 건데, 그 작자가 초범인가요? 수십 수백 번의 범죄를 저지른 작자가 딱 한 번 걸린 거죠. 그게 왜 초범인지, 판결 내린 법관한테 진짜 물어보고 싶었어요. 그게 당신이 말하는 리걸 마인드냐고요.
2015.01.15 01:57
2015.01.15 01:57
요즘 아이들 웬만해서는 집에서도 맞고 자라지 않을텐데 믿고 맡긴 유치원에서 폭력이라니 부모로써, 혹은 인간으로써 끔찍한 그 마음은 정말 공감이 됩니다. 부디 해당 피해 아동의 부모들이 무작정 화를 내기에 앞서 현명하게 행동할 수 있어, 아동의 상한 마음이 잘 치유 되기를 바랄 뿐이지요.
저도 전혀 해당 교사를 두둔하거나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어떤 눈물 짜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나온다 하더라도 그 교사는 분명히 도를 넘은 거에요.
그렇지만 이로 인해 촉발되는 인터넷 상의 과도한 리액션은 약간 우려가 되더군요. 어디서는 벌써 해당 교사의 인적 사항이 털렸다고 하고, 어디서는 해당 교사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이의 번호가 털려서 온갖 욕 문자가 쇄도하는 가운데 정작 그 번호는 다른 사람 것으로, 애먼 사람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하고요.
자격 없는 이들이 교사가 된다는 건 분명 끔찍한 일이긴 합니다만, 우리도 모두 초중고 최소 12년간의 경험으로 뼈저리게 체험했다시피 현장에 있는 교사 양반들이 꼭 자격 있어서 그 자리에 있는 건 아닌 경우도 현실적으로는 많이 있지요. 한 개인을 욕하는 건 쉽지만,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되지 않잖습니까.
2015.01.15 09:13
아~~ 그책.. 정말 연쇄살인마의 경우 거의 모두 문제있는 부모밑에서 자란 아이였던 것이 충격적이었습니다.(물론 역은 성립하지 않죠. 문제부모에게서 자란 사람이 모두 연쇄살인마가 되는 것은 아니니까)
모두들 좋은 (예비)부모들이 되도록 해야겠어요.
2015.01.15 11:03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 DJUNA | 2023.04.01 | 26325 |
공지 |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 엔시블 | 2019.12.31 | 44934 |
공지 |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 DJUNA | 2013.01.31 | 353873 |
» | 어린이집 폭력 교사 또는 우리가 폭력을 대하는 방식의 간극 [13] | 칼리토 | 2015.01.14 | 3593 |
이거 비유가 될까 모르겠지만................ 저는 옛날 무슨 영화에서 쇠공으로 퍽치기 하던 장면을 보고 충격받은적이 있는데 그정도의 충격을 받았어요.
인간의 존엄이 와르르 무너지는 장면이랄까...그냥 클릭했다가 저도 트라우마 생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