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여우 이야기

2010.11.09 00:26

사과식초 조회 수:2160



EBS를 보는데 여우가 하는게 이뻐서 계속 봤다.

무엇보다도 풍광이 아름다운 곳인데 이게 한국처럼 친근하면서 한편으로는 뭔가 다른것이 느껴져서

어디 지역인지 알고 싶었다. 그렇게 기다리다가 결국 끝까지 보게됐다.


결국 일본 훗카이도의 붉은여우라는것을 알게 됐다.


자기 몸만한 푹신한 꼬리를 가지고 사는 여우는 늑대와 매우 달랐다.

모녀가 새끼 5마리를 키우는데 넓고 커다란 (감자꽃 및 기타 작물재배) 밭에서 사람들이 기계로 잡초를 베면 그 뒤로 가서 죽은 새나 쥐를 잡아 먹는것도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도 카메라는 자동차 도로를 지나고, 트랙터를 보여주지만 이상하게 사람을 보여주지 않는다.

여우를 가까이 가서 찍을려는 무모한 시도는 하지 않는다.

마치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 할려는 노력이 보이는듯 했다. 요즘MBC나 EBS다큐들이 자꾸 감성적인 접근을 할려고 하는데 비해서 매우 차갑게 느껴졌지만 이것이 진정 자연을 존중하는걸로 보인다.

복실이와 실눈이라는 모녀지간 여우는 결국 새끼들은 다 키우고 사라진다.

나중에 복실이가 차에 치여서 죽은것을 발견한게 매우 안타까웠다. 오늘 엄마의 부재를 겪은 만화를 본 여파가 아직 남아있는것 같다.

자연이란 인간을 반기지도 홀대하지도 않는다고 한다. 인간이 괜히 자연이 좋다고 어머니의 대지니 하면서 감정이입을 하지만 자연은 불인(不仁)하다고-천지불인-노자가 말했는데, 암여우가 새끼들을 위해서 수리를 내쫓고 사냥을 하고 젖을 먹이고 때가 되면 독립을 시키는것을 보면 왠지 우리 인간의 삶을 보는것 같아서 맘이 찡해진다.

결국 그 어미가 차에 치어 죽었을때, 이미 내쫓았아서 멀리 갔을 새끼가 와서 자꾸 깨울려는 장면을 보면 눈물이 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다시 그 죽은 어미가 낳은 새끼 하나가 와서 다시 짝짓기를 시작 할려고 한다.

 그 불쌍한 여우를 위해서 따뜻하면 좋을려만...훗카이도의 겨울은 매우 추워 보인다.



PS - 이 작품은 NHK에서 만들었다. 원제는 훗카이도 붉은여우라고 한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37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93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477
14 의외로 축구 이야기도 없는 듯 해서, 컨페더레이션스컵 스페인 VS 브라질 한줄평. [3] chobo 2013.07.01 1331
13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기사 [4] chobo 2013.03.21 3341
12 의리의 초콜릿 8개 받았음 [6] chobo 2013.02.14 3364
11 (디아블로3가 생활인 직장인이 쓰는 대선 이야기) 대선 보름 남기고 ㅂㄱㅎ가 드디어 셋트 아이템을 다 모았습니다. [1] chobo 2012.12.04 1609
10 13일의 금요일 헬게이트가 살짝 열리기 2분전이지만 전 한정판만을 원하기에 [3] chobo 2012.04.12 1087
9 7번국도님'만' 이 글을 보십니다..(별 내용이 없어요-_-) 러브귤 2012.01.26 1217
8 나쁜 남자 떡밥에 하나 더 엊어볼게요. [3] 클로버 2012.01.26 1451
7 (생일 바낭) 12월 24일이 생일이라 곤란합니다. [18] sweet-amnesia 2011.12.22 1923
6 영상)이거 보면 광대가 폭발할지도 몰라요. [6] 은빛비 2011.12.10 2943
5 뉴요커 100명에게 메세지를 받아 프로포즈 하신 분 [7] chobo 2010.11.23 3183
» 붉은여우 이야기 [2] 사과식초 2010.11.09 2160
3 3박 4일 삿뽀로 여행기 사진 입니다 ^^ [5] autumn 2010.09.21 3992
2 눈 깜빡이는 움짤이나 플래쉬 있을까요? 물에빠진붕어빵 2010.09.15 3006
1 [궁시렁바낭] 외국에 살면서 가장 힘들다고 느껴지는 때 [17] soboo 2010.08.03 383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