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로 IMAX 예매가 시작되었음을 알려준다는데 아무래도 스마트폰으로 알림을 받는 것이 PC만 지켜보는 사람보다 유리할겁니다. 아무래도! 전 몇안남은, 좀처럼 보기 힘들다는 2G폰 사용자입니다.

 

퇴근시간대 가장 앞자리 그것도 오른쪽 끝 자리를 예매했지만 거기서 보다는 목꺽임을 경험한다는 말에 무작정 왕십리 CGV로 갔습니다.

 

저녁 8시에 시작하는 영화를 보러 표도 없이 퇴근하고 6시에 갔더랬죠.

 

그리고 5분에 한번씩 무인발매기를 통해 취소표를 확인했습니다.

 

6번만에 비교적 명당이라 보여지는 자리 하나가 나왔습니다. 낼름 결제했습죠!

 

 

 

헌데 절 지켜보는 자가 있었습니다.

 

결제하고 뒤돌아서는데 한 20대 중반쯤 보이는 남자가 저에게 말을 겁니다.

 

"저 이상한 사람아니구요, 수상한 사람도 아니구요" 이렇게 말을 시작하면서 갑자기 각종 카드가 끼워져 있는 홀더를 보여줍니다. 얼핏봐도 신용카드는 없고 죄다 각종 할인카드들.

 

"아까 인터스텔라 IMAX 8시꺼예매한거 보셨는데요" 응? 매의 눈인가? 예매내역을 어떻게 정확히 알지? "저 이상한 사람아니구요?" 너 지금 충분히 이상해요.

 

"방금 예매하신거 제가 더 싸게 해드릴 수 있거든요" 응? "그거 지금 창구로 반환 하시구요 제가 할인카드로 바로 무인발매기로 그 표 예매하면 8천원에 예매가능하거든요?"

 

"이상하게 듣지 마시구요" 응?

 

"그렇게 해서 드릴께요. 제가 포인트를 쌓을려구요" 응?

 

 

 

요약하자면,

 

저는 방금 결제한 표를 창구에서 반환한고,

 

그걸 이 의문스러운 인간이 반환되자 마자 무인발매기를 통해 그 표를 즉시 예매한다. 할인카드를 써서 싸게.

 

그걸 나한테 다시 준다.

 

그 인간은 포인트를 쌓는다.

 

 

한 2초 정도 헷갈렸습니다.

 

에또, 그냥 보내줬습니다. 물론 썩은 미소를 덤으로 줬습니다.

 

그러자 그 인간은 빛의 속도로 아래층으로 사라집니다.

 

 

그리고 전 내려가서 밥을 먹고 지하에 가서 운동화를 샀습니다.

 

한 7시쯤? 그때 상영관 입구쪽으로 갔습니다.

 

 

헌데?

 

어라, 그 인간이 무인발매기에 있네요. 뭘 하나 봤더니 지속적으로 8시에 상영되는 인터스텔라 IMAX 좌석 확인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친구로 보이는 남자도 있고.

 

무인발매기 2대를 전세내고 계속해서 누르고 있었습니다.

 

2자리 정도 남았는데 제일 앞열. 그것도 떨어진 자리.

 

제가 마실거랑 팝콘살때가 50분경이였는데 그 두 사람 그때까지 그걸 하고 있더군요.

 

아마도 좋은 자리가 날때까지 하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음모론을 써보자면,

 

두 사람은 나에게 사기를 칠려고 했다. 즉, 내가 표를 환불하면 내가 모르는 그 인간 친구가 잽싸게 그 자리를 예매한다.

 

그리곤 "죄송합니다. 그 새 다른 사람이 예매해버렸네요" 이렇게 최대한 사과를 한다.

 

아니다, 처음 저에게 말을 건 남자는 사라지고 제가 모르는 그 남자가 환불이 완료된것 같으면 재빨리 예매를 한다. 무인발매기를 통해서건 스마트폰을 이용해서건.

 

그게 실패하니 이제 무인발매기에서 자리가 나오는지 계속 확인한다. 그걸 8시 직전까지 했다.

 

 

대놓고 물어보질 않았으니 확실치는 않지만 전 그랬을거라 생각합니다.

 

 

하여간 참으로 신비한 경험이였어요.

 

만약 그때, 그 남자가 저에게 수상한(?) 제의를 했을때 창구직원이나 CGV 안내요원에게 이 사실을 말해줬다면 어찌 되었을까요?

 

뭐 별일 없었겠죠?

 

 

 

 

영화는 좋았습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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