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네요. 완전 좋았습니다. 직장 생활의 스트레스가 막 풀리는 기분!


 - 근데 정말로 일본 학교에서의 이지메는 저 정도로 강도가 센 걸까요? 아님 일본 영화/드라마/만화들에서 오버를 심하게 하는 걸까요. 일본 작품들에서 저런 내용들을 보면 볼 때마다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첫 부분의 학급 분위기 말입니다. 정말로 그 정도로 막 나가는 분위기가 드물지 않은 걸까요? 아님 역시 오버하는 걸까요. 흠. 아무래도 입장이 입장이다 보니 궁금하군요;


 - 초반 30분이 압도적이라는 데엔 동의하지만 전 나머지도 괜찮았습니다. '알고보면 다 안타까운 사람들' 같은 태도는 내다 버리고 '죄가 무슨 죄냐 죄 지은 xx가 나쁜 xx지' 라는 태도로 철저하게 조롱하고 야유하다 비극을 안겨주는 이야기. 요즘 찾아보기 힘들지 않습니까. 하다못해 '악마를 보았다' 처럼 위악 떠는 영화도 겉으로만 막 나가는 척 하면서 결국엔 애매한 태도로 끝내 버리는 게 영 맘에 안 들었는데. 이런 거 너무 좋지 말입니다.


 - 범인 A, B와 B의 엄마의 진상스러움이 제대로 살아 있었던 것도 결말의 쾌감에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아직까진 현실 세계에서 A나 B같은 레벨의 중2병 진상들은 만나보지 못 했기에 가장 짜증이 났던 건 B의 엄마였어요. 사건의 심각도는 경미해도 실제로 영화 속의 B 엄마와 똑같은 태도를 취하는 학부모들을 많이이 겪다 보니. (아... 이거 좀 위험한 발언인가;) 특히 '불쌍하기도 하지!' 하는 부분에선 절로 주먹이 불끈. 


 -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역시 주인공 캐릭터가 좋았죠. 너무 초인 같고 또 그런 것 치곤 너무 복잡하고 힘들게 복수하고 하는 것들이 좀 아쉽긴 했지만 그 정돈 이해해 줘야죠. 특히 반장에게서 A의 얘길 듣고 깔깔대며 웃다가 그걸 오히려 복수에 활용해 버린다는 설정이 좋았고. 마지막 통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주옥 같았습니다. 이죽거리는 엄마 흉내로 시작해서 A의 중2 스러움과 허세를 최대한 그 캐릭터가 싫어하는 방향으로 철저하게 조롱하며 이어지는 대화, 그리고 머리채를 끌어 잡고 고개를 쳐들게 한 후 보여주는 비틀린 미소. 갱생의 시작 운운한 후에 마지막에 덧붙이는 '농담이야' 라는 대사까지 정말 너무너무 맘에 듭니다. 사실 처음 한국에서 인기 끌며 스타 대접 받던 시절엔 전 마츠 다카코가 별로였었거든요. 근데 이 영화에선 비주얼도 연기도 참 좋다 싶은 게, 캐릭터빨이 크게 작용한 듯 해요.


 - 마지막의 '농담이야'가 원작엔 없었나보죠? 전 이 대사가 빠진다면 주인공의 복수가 영 맥이 빠질 것 같아서 소설은 그냥 읽지 않으려구요. 아니 그 시국에 무슨 갱생은 갱생이랍니까. 그 애 하나 갱생시키려고 죄 없는(아. 없진 않지만;) 엄마를 죽이느니 차라리 애를 죽이죠. '영원히 지옥불에 빠진 기분을 만끽하며 살아가셈ㅋ' 이라는 듯한 영화의 마무리가 맘에 들어요. 


 - 담임 선생 딸이 참 귀엽게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반장 나온 후론 그냥 반장만(...) 찾아보니 96년생이더군요. 그렇담 한국 나이론 중3. 참 조숙하게 생겼네요;


 - 잠깐 A군이 개과천선한 듯이 보이는 장면에서 함께 보던 그 분께서 A군의 미모를 언급하셨으나... 이후의 전개 때문에 그런 말이 쏙 들어가 버려서 기분 좋았습니다(?) 아우. 정말 너무 짜증나서 원. 반장 죽인 부분쯤부터 짜증이 폭발해선 막판에 영상 녹화하고 졸업식장에서 폼 잡는 부분까지 가서는 정말 부들부들 떨며 어서 여신님이 강림하셔서 저 놈을 좀 박살내 달라고 빌고 있었습니다.


 - 근데 사실 반장도 베르테르 선생을 죽이자는 둥 점점 병-_-이 심화되는 꼴을 보여서 그렇게까지 불쌍하진 않았구요. (훨씬 더한 진상 찌질이를 실컷 위해주다 죽었으니 안타깝긴 했습니다;) 베르테르 선생은 참 민폐긴 한데 또 불쌍하기도 하죠. 어쨌거나 선의와 긍정적인 의욕으로 가득 찬 사람이었잖아요. 물론 이런 사람이 멍청한 짓을 하게 될 때의 진상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게 마련이고 이 영화에서도 좀 그러긴 했습니다만; 이런 식으로 따지다 보면 결국 정말 죄 없이 고통 받기만 하고 끝난 캐릭터는 주인공의 딸 뿐이네요.


 - 영화가 그걸 진지하게 다룰 생각이 없었다는 건 잘 알지만, 그래도 역시 청소년 보호법은. 음. 요즘 같아선 조금이라도 수정이 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일단 그런 법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를 10대 본인들이 잘 알아 버렸을 경우의 부작용이 너무 커서 말입니다.


 - 암튼 어지간한 블럭버스터 액션 영화 정도론 쨉도 안 되게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준 영화였네요. 따라할 것도 아닌데 좀 즐겨도 되잖아요. ^^;



 +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에 대한 노골적인 오마주 같은 장면이 나오던데 착각이었을라나요. 범인 A군과 반장이 사귀면서 A군의 아지트 옥상에서 뛰어노는 장면이 화면 톤부터 구도까지 거의 그대로 갖다 쓴 듯한 느낌이었거든요. 심지어 그 근방에 피아노 연주곡도 깔렸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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