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지껏 나는 가수다를 보면서 오늘처럼 순위 예측이 엉망으로 빗나간 날이 없었네요. 딱 하나만 맞았습니다. (자우림...;) 아니 뭐 바비 킴 중하위쯤 걸치겠단 생각은 했었지만 1, 2위가 예상과 너무나도 심하게 빗나가서 말입니다. 이 프로의 제 취향과 다른 순위들에 딱히 크게 신경을 써 본 적은 없었는데 오늘은 살짝 짜증이...;


- 자문위원단 코멘트들 집어 넣은 건 많이 맘에 들었습니다. 근데 왜 김조한 때만 코멘트가 없었던 건지.


- 윤종신의 진행은... 경연 진행이야 당연히 별 차이 없겠거니 예상했었지만 순위 발표 때도 별 특별한 건 없더라구요. 이것 저것 많이 날렸는데 편집이 된 건지 아님 적응이 덜 된 건지 아님 그냥 원래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건진 모르겠지만. 프로 성격이랑 안 맞는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조금은 이죽거려줘요(...)


- 일단 1위 장혜진부터 깜짝 놀랐습니다. 오늘 노래 잘 불렀고 7번 버프도 있었으니 3위정도... 라고 생각했었어요. 편곡이 괜찮은 듯 하면서도 묘하게 원곡의 멜로디와 위화감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아서. 게다가 나는 가수다 머신-_-처럼 보이는 인순이 무대도 있었고 김조한, 조관우 무대도 좋았구요. 음... 그래도 뭐, 장혜진 1위의 놀라움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죠. 그 다음 분 때문에.


- 아니 전 정말 윤민수가 안정적으로 7위 깔아줄 거라 생각했습니다...; 무대를 보는 내내 '도대체 어째서 저 곡을 저렇게 부르는가!'라는 생각 밖에 안 들었거든요. 같이 보던 분께선 '박완규에게 혼날 것 같은 무대'라고도 하셨고 저도 공감했습니다. 원래 있는 노래를 분위길 바꿔 리메이크하는 것의 어려움이야 세상 모든 노래가 다 마찬가지겠지만 그 중에서 가끔은 정말로 그냥 그 분위기로 부르는 것 외엔 답이 없는 노래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멜로디도, 가사도 담담함에 맞춰진 곡을 저 처절한 우는 소 창법이라니... 라고 경악했는데. 2위;;


 ...적다 보니 좀 흥분해서 오늘 윤민수 무대를 좋게 보신 분들에겐 좀 죄송하긴 한데, 그냥 제 심정이 정말 그랬습니다. 옥주현 '천일동안' 1위 때도 이렇게 당황스럽진 않았네요. -_-a


- 인순이는 선곡 보는 순간 당연히 1위 확정이리라 생각했고 무대를 보고 나서도 그 생각 변치 않았었죠. 지금도 의아합니다. (항상 강조하지만 사실 이 분은 제 취향 아니구요;) 오늘 이 분 무대만큼 출연 가수가 여유롭게 자기 할 것 다 하며 놀다 들어간 무대도 없었던 것 같거든요. 흠 잡을 데도 없고. 그래서,

 1) 너무 여유로워 보여서 감점(...) 

 2) 워낙 자주 할 것 같은 노랠 큰 편곡도 없이 불러서 성의 없어 보여 감점.

 이 두 가지 정도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


- 김조한은 참 좋은 사람인 것 같아요. (응?;;) 다른 가수들 무대를 볼 때 전혀 아무 표정 없이 시크하게 쳐다보다가 갑자기 (그 표정 그대로) 입으로만 극찬을 내뱉는 모습에 중독되었습니다.

 담백하게 불러야 어울릴 노래를 현란함을 내세우는 가수가 선곡해서 부모님 얘길 하면서 울며 부른다... 는 점에서 BMK의 '편지' 무대가 떠오르긴 했는데. 다행히도 4위 정도로 선방했네요. 막판에 편곡이 좀 오버하는 느낌이 있긴 했었지만 (같은 가사 반복하고 또 반복하고...;) 그래도 우려보단 훨씬 잘 불렀고, 그냥 듣기 좋았습니다. 아버지 얘기의 찡함은 덤이었구요.


- 바비킴 무대는 초반엔 심심하고 별로였다가 후반에 의자에서 일어나며 랩 하는 부분 부터가 아주 좋았습니다. 자문위원 누구(김현철이었던가요)의 말대로 편곡이 정말 맘에 들더군요. 하지만 아무래도 임팩트가 약했고, 또 초반은 지루했기 때문에 이 정도 순위 나온 게 딱히 이상하진 않아요. 그리고 이 분 제발 얼른 적응해서 그만 떨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건 뭐 '나는 가수다' 출연 가수가 아니라 슈퍼스타K에 오디션 보러 나온 아마추어처럼 떠네요.


 그래도 조관우와는 좀 다른 느낌의 불쌍 가련 캐릭터로 꽤 웃겨주니 그건 감사합니다. 장혜진 7번 뽑아주고 절망하는 것, 5 - 7위 남았을 때 양쪽 동지들의 손 덥석 잡던 것, 순위 불린 후에 소감 말 안 하고 멍 때리고 있던 것 등등등. 정말 생긴 건 카리스마있게 생겨가지고 말입니다. ^^;


- 윤민수가 2위라길래 자우림이 3연속 7위의 금자탑을 세울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이 팀은 YB와 비교를 할 때 '밴드'라는 것의 메리트를 제대로 살리지 못 하는 것 같아요. 야심차게 들고 나왔던 활은 잘 들리지도 않는 미묘한 소리-_-만 내고 끝이었고 시각적으로도 큰 임팩트가 없었구요. 김윤아가 잘 부르긴 했지만 혼자 목소리로 커버하긴 좀 흥이 부족한 느낌이었구요. 게다가 몸도 안 좋았으니까요.


 가수가 피아노 치다가 중간에 일어나기까지 했으니 혹시 떨어지기라도 하면 정말 이 프로 징크스 하난 확실하게 확립하겠어요.


- 조관우 순위도 납득이 안 가는데 말입니다. 선곡을 알았을 때 부터 어울리겠다 싶었고 실제로도 어울렸다고 생각해요. 유일하게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게 '매번 무슨 노랠 해도 비슷비슷하다'는 것이었는데. 딱히 그것 때문이었을 것 같진 않고... 암튼 뭐 애초에 불쌍하고 애처로운 게 컨셉인 분이라 7위 발표 후 인터뷰도 어울리긴 하더군요(...)


- 암튼 일단 가장 유력한 탈락 후보는 (또!) 조관우와 자우림이네요. 좀 넓게 잡으면 바비킴까지 정도인데, 아무 근거 없는 그냥 제 생각으론 자우림이 좀 더 위태롭지 않나 싶네요. 더 화끈한 퍼포먼스를 보여줘서 확실하게 '우린 밴드라규!'라는 느낌을 심어줘야 할 것 같은데 팀의 핵심 전력은 병으로 시름시름 앓고 있고 그 외의 멤버들은... 팬 분들에겐 죄송하지만 사실 별로 기대가... (쿨럭;)

 뭐 2차 경연은 뽑기 선곡이라 운빨이 많이 좌우하는 편이니 끝까지 봐야겠죠. 바비 킴이 초 애절 고음 발라드 걸려서 삽질할 수도 있고 조관우가 상큼 발랄 댄스곡 걸려서 쓰러질 수도 있고 말입니다. 게다가 1위하고 탈락했던 BMK도 있었으니.


- 한 줄 요약 : 윤민수 빼면 다 괜찮았고 바비 킴, 김조한 무대가 많이 맘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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